나는 약간의 허탈함과 기쁨을 함께 느끼면서 수업의 마무리를 맞이했다. 새롭게 사귄 친구들과 페이스북을 공유하고, 연락처를 주고 받는 등, 여느 수업의 마무리와 같은 모습이었다. 이렇게 나의 2주 간은 다소 고통과 좌절, 기쁨 등이 버무려져 있지만 이렇게 끝나게 되자 그 기억들이 모두 나의 성장에 자양분이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쪼록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대한 감사와 기쁨의 감정이 지금 나에게는 가득하다. -호주에서 인기있는 그들의 5가지 비밀 :: 바텐딩스쿨/2주간의 갭이어 |
- 공용어 : 영어
참가 전의 영어실력은 일상회화 조금
참가 시 약간 곤란
- 없어서 곤란했던 물건 : 없음
- 있어서 편리했던 물건 : 어댑터
- 준비물에 대한 차기 참가자들을 위한 나만의 조언은?
대부분의 물품은 현지에도 다 있으며 그다지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 않기 때문에 괜히 이런저런 소문에 휩싸여서 생필품을 너무 많이 구매하는 것보다는 가벼운 상태로 와서 현지에서 정착할 곳을 정한 후에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한국갭이어의 다른 많은 프로그램들 중 바텐딩 스쿨을 통해 갭이어를 보내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평소에 칵테일과 커피 문화에 관심이 많던 중에 해외 현지에서 직접 배울 수 있고 그에 따른 인증서도 나오기에 이 프로그램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바텐딩 스쿨 프로그램이 가지고 계시던 꿈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미래 목표 중에 나만의 가게를 차리는 것이 있는데 호주 현지의 서비스 문화와 기술 등을 직접 익힐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 바텐딩 스쿨 프로그램의 체계와 구성은 어땠나요?
첫주의 대부분은 바에서 필요한 기술들을 익히는 것과 시험, 둘째주는 커피, 레스토랑, 기타 과정에 기술들을 익히는 것과 시험 이런식으로 구성되어있었습니다.
- 이후 갭이어 프로그램에 참가할 참가자들에게 선 참가자로서 조언을 해주자면?
다른 준비는 비록 미흡하더라도 언어적 준비에 있어서만은 반드시 갖출 것. 특히 듣기가 기존에 치던 시험의 영어듣기와는 많이 다르므로 주의해서 준비해야 합니다.
- 갭이어 기간 동안 자신만의 여행 루트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시티자체가 관광명소이기 때문에 가이드북이 있다면 좋고 없더라도 시티전체를 둘러보는 것을 추천하며, 개인적으로는 빅토리아 마켓을 추천합니다. 호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물품들이 다 공존하기 때문입니다.
- 멜버른에서 보낸 나의 갭이어 이야기
4월 28일 월요일. 전날 미리 와보고 위치를 확인해놓았기에 헤매거나 늦는 일은 없었다. 9시 수업 시작시간 보다 약 15분 가량을 일찍 도착해서 주위를 둘러보니 주변에 새롭게 등록하는 사람들부터 미리 등록을 하고 여유롭게 기다리는 사람들,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다소 당황스러웠던 점이라면 나를 제외하고는 동양인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현지인들이었다는 것이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내가 제대로 등록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찰나, 아뿔싸 나의 이름이 등록되어있지 않았다. 서류상의 문제인지, 행정상의 문제인지, 몇 번이나 확인해보았지만 나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서투른 영어로 담당직원에게 여권을 보여주며 확인을 부탁해보았지만, 부정적인 답변만을 들을 수가 있었다. 다급히 갭이어 프로그램 담당자 님에게 연락을 취해서 간신히 상황 해결… 첫 시작부터 다이나믹한 출발을 한 셈이다.
그에 따라서 15분 가량 늦게 수업에 합류하게 되었다. 다행스러운 건 내가 미리 와서 앉아있던 것을 담당선생님인 댄이 미리 보고 있었기 때문에 합류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사건을 벌어지지 않았다. 수업의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교재를 미리 주었기 때문에 내용에 대한 숙지도 미리 할 수 있었으며, 간혹 내가 알아듣지 못해 놓치더라도 댄이 직접 집어주면서 전체적인 수업을 이끌어 주었다. 수업 중에도 직접 바텐더가 되고 다른 사람들은 손님이 되는 역할 수업이 있었는데 모두들 내가 영어에 익숙치 않은 걸 배려해주었기 때문에 즐겁게 수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계속 해서 실습수업만 할 수는 없는 법... 한 번씩 책에도 나오지 않는 내용으로 오직 이야기로만 수업을 진행할 때면 아무리 집중을 하고 들으려고 노력하여도 수업이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옆에서 나를 계속해서 도와준 중국인 친구 징징.. 아직까지도 그 친구에 대한 고마움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렇게 한 주가 지나고 주말이 찾아왔으나 나는 주말을 편히 쉴 수가 없었다. 마지막 테스트였던 시험에서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공부할 수 밖에 없었다. 후에야 알게 된 거지만 나를 제외하고도 꽤 많은 학생들이 시험에 탈락했었다.
나는 그들 모두가 시험 이후 그다지 개의치 않아하기에 모두들 통과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뭐랄까 이런 부분에서 이 나라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의 가치관 차이가 나타나는 것 같다. 우리 한국에서는 시험 하나하나가 필사적인 것이고 탈락하게 되면 낙오라는 개념이 적용되는데 이 나라 사람들은 그저 하나의 가벼운 해프닝 정도로만 인식을 하니 말이다. 일종의 여유 같은 것일까. 선생님이 댄 역시도 탈락한 것에 대해서 그다지 개의치 않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괜히 나만 아둥바둥 실망하고 좌절하고 노력한 걸 생각하면 괜히 허탈해지기까지 했다.
아무튼 각설하고 주말을 공부로 보낸 이후 간신히 다음주 재시험에 통과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주 수업은 바를 제외한 다른 수업들을 받게 되었다. 커피에 대해서 머신을 다루는 법, 순서, 등등. 담당 선생은 바뀌었지만 여기도 역시 실습을 위주로 한 수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오랜 시간 카페업에 종사했던 입장에서 이제까지 어느 수업보다 수월했다. 다소 다른 시스템이 있긴 해도 기본적인 방법이 같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어지는 레스토랑 수업, 레스토랑 세팅하는 법, 포크 수저, 메뉴 주문 순서, 등등. 사실 어떻게 보면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웠던 부분일 것이다.
메뉴판에 있는 메뉴도 다 익숙치 않은 것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잘 보기 힘든 주문 형식 이기 때문이랄까. 암기해야 하는 것, 이 나라 사람들은 당연하게 여기는 걸 받아들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게 아니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담당 선생님이었던 필립이 나의 수업태도를 좋게 봐주어 친절하게 개별적으로 지도를 해주고 잘할 수 있다고 계속해서 격려해주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커피와 레스토랑에 대한 수업이 끝난 후에는 식품 위생에 대한 수업을 받았다. 포함되어있던 food safety 과정인데, 이 것은 별도로 실습을 진행하기 애매한 부분이라 대부분이 이론과 설명 가벼운 실습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다소 이해하는데 다른 과목보다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대망의 종합 테스트! 실습 테스트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다른 누구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아무래도 역시 이론테스트를 치게 될 경우에는 많은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암기문제가 아닌 현지 생활에 맞춰서 변형된 문제가 나왔기에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다소 낙담한 심정과 조마조마한 마음을 가누지 못한 체 일정이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다. 나는 내심 이번에도 역시 통과하지 못했을 거라는 데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있었는데 의아하게도 모든 사람에게 수료증과 인증서를 주는 것이다. 의아해하는 나에게 친구가 된 징징이 차분하게 설명해주었다. 비록 시험에 좋은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어도 그것은 언어적인 문제였을 뿐 실습하는 중에 나의 성과를 보고 내가 충분히 이해하고 행동했다고 교육관계자가 앞에서 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약간의 허탈함과 기쁨을 함께 느끼면서 수업의 마무리를 맞이했다. 새롭게 사귄 친구들과 페이스북을 공유하고, 연락처를 주고 받는 등, 여느 수업의 마무리와 같은 모습이었다.
이렇게 나의 2주 간은 다소 고통과 좌절, 기쁨 등이 버무려져 있지만 이렇게 끝나게 되자 그 기억들이 모두 나의 성장에 자양분이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쪼록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대한 감사와 기쁨의 감정이 지금 나에게는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