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생활은 바쁜 일상 속 느리게 사는 법을 알려주었고 취미생활을 폭 넓혀 주는 좋은 계기였다. 또한 나는 예전에는 해외 여행 하면 준비에 준비를 거듭해야만 갈 수 있는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해외여행은 별로 현실을 재고 따질 필요도 없고 꼭 길게 여행할 필요도, 계획을 빡빡하게 잡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외국인 친구들에게 나만의 서울을 소개해 보자, 갭이어 스테이 서울!/박지현 갭이어족 갭퍼/8주간의 갭이어 |
# 자기계발도 하고 깨달음을 얻고 싶었다.
남들과 별다를 것 없이 일상생활을 탈피하고 새로운 생활을 하면서 자기계발도 하고 깨달음을
얻고 싶었다. 그러던 중 외국 청년들이 많이 하는 갭이어를 나도 하고 싶어서 찾아보던 도중 유튜브 강연을 통해 한국갭이어를 알게 되었다.
한국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에 신기했는데 프로그램들이 어느 정도 비용이 필요해 돈을 많이 모은 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일상에 지친 나에게는 갭이어가 필요했고 자세히 찾아보니 갭이어 프로젝트 중 해외가 아닌 한국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비용도 별로 들지 않아서 신청했다.
나는 이번 갭이어를 통해 평소 모든 것에 무기력하여 의지가 없던 나에게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 자극을 받는 등 일상의 새로운 원동력을 얻고 싶었다.
# 아무 고민하나 없이 이 프로젝트를 신청했다.
내가 참여했던 프로그램명은 갭이어 스테이 서울이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탭 일을 하는 프로젝트였는데 하는 일들을 보니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소개시켜줄 수도 있고, 밥도 거기서 해먹으며 또 근무 내용 중 강아지 산책시키기도 있어서 확 끌렸다.
나는 여행 코스를 짜는 것도 엄청 좋아하고, 세계 다양한 문화에 관심도 정말 많으며 몇 없는 취미 중 큰 취미가 요리하기이다. 그리고 동물도 엄청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는 진짜 날 위한 맞춤프로젝트다!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무 고민 하나 없이 이 프로젝트를 신청했다.
처음 내가 일 할 게스트하우스에 갔을 때 대표님들과 스탭들이 있었다. 이런 일을 하는 것은 난생처음이라 당연히 떨렸지만 대표님이 너무 친절하시고 알고 보니 스탭들이 모두 나와 그 날짜에 처음으로 시작하는 사람들이었다. 때문에 긴장할 필요도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스탭들이 나와 같은 처지에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더욱더 돈독해 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게스트하우스 스텝으로 일 하면서 수 많은 외국인 게스트들을 만났는데
첫 날은 사장님이 계셨기 때문에 모든 스탭이 같이 배우며 일을 했었지만 둘쨋 날부터 스탭이 하루씩 돌아가며 일을 시작했다. 그 첫 스타트가 나였다. 일을 완벽히 숙지하지 못한 채 내가 첫 번째로 일을 시작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내가 모르는 것을 알려주거나 도와 줄 만한 사람이 없었다.
다른 스탭들도 일을 배울 겸 나를 도와 주었었지만 내가 모르는 일은 스탭들도 모르는 일 이여서 난처했었다. 결국 오버부킹되는 기절초풍한 사태가 일어났는데 남자 게스트가 여자 도미토리로 잘못 예약했던 경우여서 다행히 잘 마무리 되었다.
또 게스트하우스 스탭으로 일하면서 수많은 외국인 게스트들을 만났는데, 그들에게 갈만한 곳을 추천해주거나 맛집도 많이 소개시켜줬다. 사실 내가 홍대 맛집을 나름 많이 알고 있는데 추천하기가 너무 힘이 들었다. 그 이유는 외국인 게스트들은 한국적인 맛을 원하고 보통 혼자 온 사람이 나에게 맛집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홍대에는 지역 특성상 한식집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일식집이나 양식, 퓨전이 많으며 한식집은 내가 한 두군 데 밖에 가 본적이 없어서 별로 추천할 만한 곳이 없다. 사실 자주 가는 불고기 집 하나가 있는데, 혼자 온 게스트에게 그 곳을 추천해 주었는데 알고 보니 그 식당은 혼자 오는 손님을 받지 않는 곳이였다. 그래서 그 게스트가 그 곳에 갔는데 먹지 못하고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미안했다. 너무 미안해서 결국 내가 다음날 그 게스트랑 같이 그 식당에 갔다.
# 그 덕분에 내 여행 스타일도 조금씩 바뀌게 되었다.
게스트하우스에 온 손님들 중 진상고객이 있기는했다. 특히 단체로 한 방 이상을 예약한 손님들의 경우에는 아예 콘도를 빌린 것 처럼 시끄럽게 하고 방을 더럽히고 가는 사람들이 한 두 명이 아니여서 단체 장기숙박 손님에게는 조금 안 좋은 기억들이 많다.
물론 진상들은 많이 있진 않았다. 게스트들과 많이 친해져서 그들과 함께 술도 자주 같이 마시러 가고 내가 일 하지 않는 날에는 내 주도 하에 게스트와 함께 놀러 가기도 했다. 주로 친해지기 쉬운 타입은 혼자 온 유럽 남자들이다.
사실 나는 남자 게스트들보다 여자 게스트들과 함께 카페도 가고 싶었는데 여자 게스트들의 대부분은 스케쥴을 꼼꼼히 짜고 오기 때문에 내가 낄만한 구실이 별로 없다. 반면에 특히 혼자 온 유럽 남자들의 대부분이 계획이 거의 없다. 하루에 한 두 곳 가는게 끝이기 때문에 내가 쉬는 날 밖에 혼자 놀러 나간다고 하면 대부분 날 따라와서 친해지기 쉬웠다.
계획 없이 놀러 온다는 것에 대해 나는 처음에는 이해가 정말 가지 않았다. 내가 유럽을 간다면 아쉬움이 없을 만큼 최대한 많은 곳을 둘러보게 계획을 짤 것이다. 그러나 이 애들은 그러지 않아서 황당했는데 그런 게스트들과 어울리고 정말 친해지다 보니 내가 유럽에 간다면 어느정도는 계획이 없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 친구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여행을 간 지역에 사는 로컬 친구와 친해져서 여행객이었다면 잘 몰랐을 맛집이나 그들만의 문화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내 여행 스타일도 조금씩 바뀌게 되었다.
또 유럽의 문화를 느끼면서 해외 여행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사실 나도 내 생각보다는 진입 장벽이 훨씬 낮다고 깨닫게 되었고 영어도 꽤 늘었다. 그리고 좋은 프랑스 친구도 사귀게 되어서 평소에 관심이 많았지만 배우지는 않고 있던 프랑스어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 그 덕분에 남들 시선 의식도 훨씬 안 하게 됐다.
제주도에서는 여가 생활을 즐기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서핑 빼고 다 쉽게 할 수 있다. 그렇게 내 취미가 다양하진 않았었는데 서울에 살면서 동대문도 많이 가고 방산시장도 많이 가게 되면서 디퓨저와 향수도 직접 만들게 되었고 귀걸이도 스스로 만들어서 끼게 되었다.
그런 직접 하는 취미 말고도 경복궁과 덕수궁을 홀로 거닐며 많은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무료로 멋진 미술들을 관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많았다. 종로에는 만 24세 미만이면 무료로 입장 관람 할 수 있는 곳들이 많아서 너무너무 행복했다.
덕수궁도 갔다가 청계천도 가고 교보문고에서 홀로 책을 읽기도 하며 광화문에 있는 역사 박물관 옥상에서 서울 최고의 뷰를 맛보기도 한다. 이런 고즈넉한 삶을 누리다 보니 혼자 사색하는 일도 많아지고 마음이 많이 성숙해졌다.
아 그리고 맨날 일하다가 땀나고 꼬질꼬질한 차림으로 모두 예쁘게 꾸민 홍대 거리를 영심이와 산책했었는데, 그 덕분에 남들 시선 의식도 훨씬 안하게 됐다. 그 이유가 뭐냐면 아무리 꼬질꼬질하고 이상한 옷을 입어도 모두 나에겐 관심이 없고 귀여운 영심이만 입이 닳도록 칭찬하기 때문이다.
# 이번 여름 얻은 것 중 가장 큰 것이 무기력함을 탈피하게 해준 큰 동기와 비전이다.
서울생활은 바쁜 일상 속 느리게 사는 법을 알려주었고 취미생활을 폭 넓혀 주는 좋은 계기였다. 또한 나는 예전에는 해외 여행 하면 준비에 준비를 거듭해야만 갈 수 있는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해외여행은 별로 현실을 재고 따질 필요도 없고 꼭 길게 여행할 필요도, 계획을 빡빡하게 잡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모든 것은 나 스스로를 속박했던 높은 장벽이었음을 깨닫고 그 것을 무너뜨리게 되어서 행복하다.
서울을 떠나 제주에 다시 돌아온다면 나는 다시 무기력하고 일상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것이 끔찍할 것 같았다. 하지만 오히려 나는 이 곳에 돌아와 외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아르바이트도 뛰고 있다.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극도 많이 받아서 고향에 돌아와서도 더 이상 예전처럼 무기력하지 않다. 삶의 지표와 원동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다음에 맞을 멋진 겨울을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고 있고 이번 여름 얻은 것 중 가장 큰 것이 무기력함을 탈피하게 해준 큰 동기와 비전이다.
이번 겨울에는 더 멋진 나만의 갭이어를 보내고 싶다.
서울생활은 바쁜 일상 속 느리게 사는 법을 알려주었고 취미생활을 폭 넓혀 주는 좋은 계기였다. 또한 나는 예전에는 해외 여행 하면 준비에 준비를 거듭해야만 갈 수 있는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해외여행은 별로 현실을 재고 따질 필요도 없고 꼭 길게 여행할 필요도, 계획을 빡빡하게 잡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외국인 친구들에게 나만의 서울을 소개해 보자, 갭이어 스테이 서울!/박지현 갭이어족 갭퍼/8주간의 갭이어 |
# 자기계발도 하고 깨달음을 얻고 싶었다.
남들과 별다를 것 없이 일상생활을 탈피하고 새로운 생활을 하면서 자기계발도 하고 깨달음을
얻고 싶었다. 그러던 중 외국 청년들이 많이 하는 갭이어를 나도 하고 싶어서 찾아보던 도중 유튜브 강연을 통해 한국갭이어를 알게 되었다.
한국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에 신기했는데 프로그램들이 어느 정도 비용이 필요해 돈을 많이 모은 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일상에 지친 나에게는 갭이어가 필요했고 자세히 찾아보니 갭이어 프로젝트 중 해외가 아닌 한국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비용도 별로 들지 않아서 신청했다.
나는 이번 갭이어를 통해 평소 모든 것에 무기력하여 의지가 없던 나에게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 자극을 받는 등 일상의 새로운 원동력을 얻고 싶었다.
# 아무 고민하나 없이 이 프로젝트를 신청했다.
내가 참여했던 프로그램명은 갭이어 스테이 서울이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탭 일을 하는 프로젝트였는데 하는 일들을 보니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소개시켜줄 수도 있고, 밥도 거기서 해먹으며 또 근무 내용 중 강아지 산책시키기도 있어서 확 끌렸다.
나는 여행 코스를 짜는 것도 엄청 좋아하고, 세계 다양한 문화에 관심도 정말 많으며 몇 없는 취미 중 큰 취미가 요리하기이다. 그리고 동물도 엄청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는 진짜 날 위한 맞춤프로젝트다!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무 고민 하나 없이 이 프로젝트를 신청했다.
처음 내가 일 할 게스트하우스에 갔을 때 대표님들과 스탭들이 있었다. 이런 일을 하는 것은 난생처음이라 당연히 떨렸지만 대표님이 너무 친절하시고 알고 보니 스탭들이 모두 나와 그 날짜에 처음으로 시작하는 사람들이었다. 때문에 긴장할 필요도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스탭들이 나와 같은 처지에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더욱더 돈독해 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게스트하우스 스텝으로 일 하면서 수 많은 외국인 게스트들을 만났는데
첫 날은 사장님이 계셨기 때문에 모든 스탭이 같이 배우며 일을 했었지만 둘쨋 날부터 스탭이 하루씩 돌아가며 일을 시작했다. 그 첫 스타트가 나였다. 일을 완벽히 숙지하지 못한 채 내가 첫 번째로 일을 시작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내가 모르는 것을 알려주거나 도와 줄 만한 사람이 없었다.
다른 스탭들도 일을 배울 겸 나를 도와 주었었지만 내가 모르는 일은 스탭들도 모르는 일 이여서 난처했었다. 결국 오버부킹되는 기절초풍한 사태가 일어났는데 남자 게스트가 여자 도미토리로 잘못 예약했던 경우여서 다행히 잘 마무리 되었다.
또 게스트하우스 스탭으로 일하면서 수많은 외국인 게스트들을 만났는데, 그들에게 갈만한 곳을 추천해주거나 맛집도 많이 소개시켜줬다. 사실 내가 홍대 맛집을 나름 많이 알고 있는데 추천하기가 너무 힘이 들었다. 그 이유는 외국인 게스트들은 한국적인 맛을 원하고 보통 혼자 온 사람이 나에게 맛집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홍대에는 지역 특성상 한식집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일식집이나 양식, 퓨전이 많으며 한식집은 내가 한 두군 데 밖에 가 본적이 없어서 별로 추천할 만한 곳이 없다. 사실 자주 가는 불고기 집 하나가 있는데, 혼자 온 게스트에게 그 곳을 추천해 주었는데 알고 보니 그 식당은 혼자 오는 손님을 받지 않는 곳이였다. 그래서 그 게스트가 그 곳에 갔는데 먹지 못하고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미안했다. 너무 미안해서 결국 내가 다음날 그 게스트랑 같이 그 식당에 갔다.
# 그 덕분에 내 여행 스타일도 조금씩 바뀌게 되었다.
게스트하우스에 온 손님들 중 진상고객이 있기는했다. 특히 단체로 한 방 이상을 예약한 손님들의 경우에는 아예 콘도를 빌린 것 처럼 시끄럽게 하고 방을 더럽히고 가는 사람들이 한 두 명이 아니여서 단체 장기숙박 손님에게는 조금 안 좋은 기억들이 많다.
물론 진상들은 많이 있진 않았다. 게스트들과 많이 친해져서 그들과 함께 술도 자주 같이 마시러 가고 내가 일 하지 않는 날에는 내 주도 하에 게스트와 함께 놀러 가기도 했다. 주로 친해지기 쉬운 타입은 혼자 온 유럽 남자들이다.
사실 나는 남자 게스트들보다 여자 게스트들과 함께 카페도 가고 싶었는데 여자 게스트들의 대부분은 스케쥴을 꼼꼼히 짜고 오기 때문에 내가 낄만한 구실이 별로 없다. 반면에 특히 혼자 온 유럽 남자들의 대부분이 계획이 거의 없다. 하루에 한 두 곳 가는게 끝이기 때문에 내가 쉬는 날 밖에 혼자 놀러 나간다고 하면 대부분 날 따라와서 친해지기 쉬웠다.
계획 없이 놀러 온다는 것에 대해 나는 처음에는 이해가 정말 가지 않았다. 내가 유럽을 간다면 아쉬움이 없을 만큼 최대한 많은 곳을 둘러보게 계획을 짤 것이다. 그러나 이 애들은 그러지 않아서 황당했는데 그런 게스트들과 어울리고 정말 친해지다 보니 내가 유럽에 간다면 어느정도는 계획이 없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 친구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여행을 간 지역에 사는 로컬 친구와 친해져서 여행객이었다면 잘 몰랐을 맛집이나 그들만의 문화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내 여행 스타일도 조금씩 바뀌게 되었다.
또 유럽의 문화를 느끼면서 해외 여행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사실 나도 내 생각보다는 진입 장벽이 훨씬 낮다고 깨닫게 되었고 영어도 꽤 늘었다. 그리고 좋은 프랑스 친구도 사귀게 되어서 평소에 관심이 많았지만 배우지는 않고 있던 프랑스어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 그 덕분에 남들 시선 의식도 훨씬 안 하게 됐다.
제주도에서는 여가 생활을 즐기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서핑 빼고 다 쉽게 할 수 있다. 그렇게 내 취미가 다양하진 않았었는데 서울에 살면서 동대문도 많이 가고 방산시장도 많이 가게 되면서 디퓨저와 향수도 직접 만들게 되었고 귀걸이도 스스로 만들어서 끼게 되었다.
그런 직접 하는 취미 말고도 경복궁과 덕수궁을 홀로 거닐며 많은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무료로 멋진 미술들을 관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많았다. 종로에는 만 24세 미만이면 무료로 입장 관람 할 수 있는 곳들이 많아서 너무너무 행복했다.
덕수궁도 갔다가 청계천도 가고 교보문고에서 홀로 책을 읽기도 하며 광화문에 있는 역사 박물관 옥상에서 서울 최고의 뷰를 맛보기도 한다. 이런 고즈넉한 삶을 누리다 보니 혼자 사색하는 일도 많아지고 마음이 많이 성숙해졌다.
아 그리고 맨날 일하다가 땀나고 꼬질꼬질한 차림으로 모두 예쁘게 꾸민 홍대 거리를 영심이와 산책했었는데, 그 덕분에 남들 시선 의식도 훨씬 안하게 됐다. 그 이유가 뭐냐면 아무리 꼬질꼬질하고 이상한 옷을 입어도 모두 나에겐 관심이 없고 귀여운 영심이만 입이 닳도록 칭찬하기 때문이다.
# 이번 여름 얻은 것 중 가장 큰 것이 무기력함을 탈피하게 해준 큰 동기와 비전이다.
서울생활은 바쁜 일상 속 느리게 사는 법을 알려주었고 취미생활을 폭 넓혀 주는 좋은 계기였다. 또한 나는 예전에는 해외 여행 하면 준비에 준비를 거듭해야만 갈 수 있는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해외여행은 별로 현실을 재고 따질 필요도 없고 꼭 길게 여행할 필요도, 계획을 빡빡하게 잡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모든 것은 나 스스로를 속박했던 높은 장벽이었음을 깨닫고 그 것을 무너뜨리게 되어서 행복하다.
서울을 떠나 제주에 다시 돌아온다면 나는 다시 무기력하고 일상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것이 끔찍할 것 같았다. 하지만 오히려 나는 이 곳에 돌아와 외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아르바이트도 뛰고 있다.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극도 많이 받아서 고향에 돌아와서도 더 이상 예전처럼 무기력하지 않다. 삶의 지표와 원동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다음에 맞을 멋진 겨울을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고 있고 이번 여름 얻은 것 중 가장 큰 것이 무기력함을 탈피하게 해준 큰 동기와 비전이다.
이번 겨울에는 더 멋진 나만의 갭이어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