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인생 제일 힘들었던 시기에 큰 결심하고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대학교 4학년 마지막 한 학기 남겨두고 세계로 나온 정은지입니다. 지금 아니면 길게 영어공부도 못하고, 갭이어도 못해볼 거 같아서, 제 인생 제일 힘들었던 시기에 큰 결심하고 나왔습니다. 올해가 마지막 기회인 것처럼!

저는 컨설팅 4번 받았는데, 4번째 날 저에게 맞는 프로젝트 3개 골라주시고, 기간+조합 고려해서 필리핀 3달 + 하노이 2달 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필리핀 어학연수를 생각하고 있긴 했는데, 갭이어 통해서 가게될줄은 몰랐어요. 갭이어 프로젝트 중 기본적으로 영어로 소통하는 프로젝트가 많아서 많은 참가자들이 필리핀 어학연수 3달을 공통적으로 하고 시작하는 거 같더라구요.

한참 컨설팅 받을 때는 '우와 뭔가 진행되는 거 같아! 필리핀 베트남이라니 다 재밌을거같아!!' 라고 설레면서 시작했는데, 막상 비용 다 계좌이체하고 오티 설명 듣고 떠나기까지 1달정도 공백이 생기니까 점점 무서워 지더라고요. 

해외에 장기에 머문다는 것 보다는, 그 기간 동안 갭이어를 갖기로 한 이유를 까먹게 돼서 그랬던거같아요.영어도 그렇게 잘하는 건 아니었고, 필리핀 가기 전에는 사전조사도 못하고 짐만 부랴부랴 싸서 떠났는데 왜 가족/집을 떠나있는 그 기간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모르겠어요 하하.

2학기 종강하고 출국할 때까지 시간이 너무 순식간에 지나가서 준비는 많이 못했어요. 갭이어 사전자료에 있는 체크리스트 따라 짐 싸면 빼먹는 거 없이 잘 생활할 수 있어요. 2주전에 기본제공 미션이 와서 그때부터 갭이어 미션도 시작했어요.

사전자료 주신거 작성해 볼 정신도 없었는데, 그때 했었던 체크리스트, 독특한 문화체험 미션이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영어공부도 따로 안하고, 셜록 시즌1,2,3 여러 번 보면서 종강하기만을 기다렸어요.

# 내가 못하는 거에 너무 집착했고, 내려놓는 시간에 많이 투자했던 거 같습니다.

저는 이번 갭이어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가 많은 것을 고민해보고 저만의 답을 찾고 싶었어요. 영어실력도 얻어가면 좋겠지만, 큰 기대는 안 했고요 열심히 놀러 다니자는 생각으로 출발했습니다. 

이렇게 마음먹고 갔는데도, 막상 학교라는 공간으로 들어가니까 잘해야겠다는 욕심에 영어공부도 노는 것도 잘 못했었어요. 수업시간표에 쫓기니까, 필리핀에서는 나를 찾는 시간을 가질 수 없을 거 같아 라며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고, 그래서 갭이어 미션 담당자님께 조언을 구했고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혹시 많은 목표들이 있었다면 우선 내려놓아요’

라는 답변도 받았었어요. 필리핀에서는 내가 못하는 거에 너무 집착했고, 내려놓는 시간에 많이 투자했던 거 같습니다.

(3달이 영어공부를 위해서는 길고 지루했지만, 내려놓는 연습을 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던거같아요.)

# 필리핀에서의 하루 스케줄

스케줄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보통 8시에 수업이 시작하고 5시 이전에 끝납니다. 첫 주 레벨테스트 결과에 따라 시간표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언제 추가로 쉴 수 있고, 점심 먹고 낮잠을 잘 수 있고, 남들보다 일찍 수업이 끝날지는 몰라요. 그래도 버디티처와 언제든 시간표를 조율해서 최대한 이상적인 시간표를 만들 수 있답니다!

수업 끝나고는 외출을 할 수도 있고(주중 통금은 10시? 로 좀 이르긴 하지만-통금시간 기억잘안나요), 수영을 해도 되고,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고, 숙제를 하거나 복습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 중 가장 좋은 건 외국인이랑 한번 더 말해보고 나가서 노는 게 최고에요.

저는 초반에 영어공부/갭이어/친구사귀기 어떤 것에 비중을 둘지 좀 혼란스러워서, 스터디홀에서 공부할 때도 많았고, 미션담당자님/티처들/배치메이트 들에게 고민 상담하느라 시간도 많이 날린 거 같아요. 

필리핀에서 먹고 즐기고 놀수있는거 충분히 많으니까 너무 공부에, 레벨올리기에 집중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맥주도 짱짱….!!

# 진지하게 인생 컨설팅을, 그것도 영어로!!!

주 5일을 매일 같은 선생님, 친구들을 만나는데 어떻게 맨날 새로운 말을 생각해내지? 라는 생각에 말하는 게 엄청 부담스러웠는데요, Emma&Ace 가족, 그리고 Vivian과 보홀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월요일 첫 수업에 어떻게 지냈어? 로 시작하는 질문에 신나게 이것도 했고, 저것도 했어. 라고 답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필리핀에서는 좀처럼 목표나 감을 못 잡아서 슬럼프가 두 번 정도 왔었는데요, 그때마다 고민상담을 하면(그땐 진짜 수업에서 말하는 게 힘들 정도) 진지하게 인생컨설팅을, 그것도 영어로!!! 열심히 받았었어요.

또 제가 작년에 갭이어 떠나기 전에 다이어리 뒷부분에 친구들에게 방명록이라고 응원편지를 많이 받았었는데, 올해들어서는 반년 정도의 공백이 생기는 거잖아요? 근데 그걸 제 버디티쳐에게 보여주면서 장난으로 나 편지 써줘~ 했는데 진짜 깨알 같은 글씨로 오밀조밀하게 2페이지 채워준거에요.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으로 동영상도 만들어주고..! 저 영어로 편지 처음? 받아봤는데 몇몇 줄은 읽다가 급 울컥해서 같이 울었어요… 

(편지에 썼던 대로 내가 먼저 연락하는 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그건 좀 제 연락스타일 때문이기도 하고, 가끔 비디오콜 걸어주면 너무 고마워요. 베트남 와서 영어가 좀더 자유롭게 돼서 영상통화도 좀 편안하게 할 수 있게 되니까 더 좋네요.)

그때를 마지막으로 졸업식까지 절대 울지 않기로 약속하고, 실제로 졸업스피치도 그렇고 급 결성하게 된 ppap댄스팀 땜에 정신 없어서 눈물 흘릴 정신도 없었어요ㅋㅋ 

마지막 주에 생각지도 못한 졸업축하 공연을 만들어준 여러 친구들, 아무도 안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의외로 나오라고 잡아 끄니까 많이들 나와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한명씩 고맙다고 말해주고 단체사진도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동영상 캡쳐해둬야겠다)ㅎㅎ 제 졸업스피치는 민망스러워서 다시 보고싶지않지만 춤춘건 필리핀 떠나기 전에도 확인 차 봤었어요 ㅋㅋ

# 예비참가자들에게

영어공부를 위해, 필리핀 어학연수를 위해, 이 갭이어 프로젝트를 선택하셨다면

이 어학원에서 가장 크게 얻어 갈 수 있는 부분은 ‘외국인 비중이 크다!' 일거 같습니다. 저도 필리핀을 떠나고 나서야 이 어학원의 장점을 점점 알아갔는데요, 여기가 선생님들도 열정이 있고, 수업 퀄리티도 괜찮은 곳이라고 해요. 최대한 그 환경을 활용할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필리핀에서는 다들 공부하러 온 입장이고, 서로 영어 못한다고 하니까 틀리는 거 걱정 말고, 말로 뱉는 연습 먼저 하시면 되고요, 다국적 친구들을 사귀면 나중에 한국관광을 시켜주거나 그 친구의 국가를 여행가는 등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생겨요! 

너무 걱정 마시고, 저도 프로젝트 담당자님께 들었던 조언인데, 필리핀은 후기가 많은 프로젝트 중 하나니까 후기 읽으면서 도움 많이 받을 수 있어요. 할 수 있는 것, 즐길 수 있는 것, 하나씩 하다 보면 3개월 금방..은 아니지만 잘 보낼 수 있어요. 그래도 3달은 너무 길어서, 1달 온 친구들은 익숙해질 때쯤 떠나버리는 것 같고, 전 6주나 2달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ㅋㅋㅋㅋㅋ

이미 다른 항목에서 조언 많이 한 거 같은데 영어 땜에, 시험 레벨업 해야된다고 열내지말고 노는거 열심히하세요!!

저는 필리핀에서 못 느끼고 넘어왔지만 맨날 맨날 말하다 보면 영어가 조금씩 느는데 하루 이틀 반짝 한국말 많이 쓰면 또 확 까먹고  그렇다는 신기한 경험담을 들었어요.

제가 너무 쪼그라 들어있는 기간이 길었어서 그렇지 다음 참가자 분들은 다 잘할 수 있을 거에요. 초반에 걱정이 확 느껴지는 것도 공통부분인거같아요. 함께 생활하는 갭퍼와 함께 고민공유하는것도 좋을 듯 합니다.

# 나만의 갭이어 TIP

정은지님의 필리핀 어학연수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