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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생, 세상을 밝히기 위해 태국으로 떠나다! 갭이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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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곳에 오지 않았더라면, 아직까지도 나 자신을 압박하면서 불안한 채로 살고 있었을 것이다. 태국에서 3개월의 갭이어를 보내며 모든 순간에 감사하고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는 지극히 평범하고 뻔하지만 가장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서두르지 않고, 걱정하지도 않은 채로 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한 발짝 더 나아가 내 삶의 한 페이지를 완성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하버드생, 세상을 밝히기 위해 태국으로 떠나다!/문유진 갭이어족 갭퍼/12주간의 갭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한 해 중고등학생 학업 중단 6만 명, 꿈이 없어 그냥 노는 20대 34만 6천명, 취업 후 1년 내 이직율 40%대 돌입, 대학생의 75%는 대학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직장인의 80% 이상이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라고 말하지만 현실적인 방법과 도움이 없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한민국에도 '갭이어'를 들여오고자 합니다.

     

    '갭이어(Gapyear)'란 학업과 일을 병행하거나 잠시 멈추고 봉사, 여행, 인턴, 교육, 창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권장 되고 있는 문화입니다.

     

     

     

     

    남들보다 뒤쳐지지 않기 위해 25년간을 달려왔다.

     


     

    갭이어를 보내기 전 나는 한국의 청년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남들보다 뒤쳐지지 않기 위해 25년간을 달려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쉬지 않고 달려가는 지 모른 채 앞만 보고 있었다. 


    운이 좋게도 대학에 졸업하기도 전 바로 취업해 회사에 들어갔지만,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나와 이 일이 맞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바로 그만둘 용기도 나지 않았고, 남들도 나처럼 똑같이 이렇게 살아가는 거겠지 하며 버텼던 것 같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고민 끝에 새로운 경험을 하며 살아보자고 결심해 갭이어를 보내기로 하였다.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해볼까 하고 고민하던 중에,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해외 봉사활동과 이제까지 가보지 못한 곳들을 여행하며 다른 세상에 대해 배워보자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하여 3개월의 캄보디아 초등학교 교육 봉사활동과 3개월의 태국 NGO에서의 봉사활동인 나의 2가지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실제로 이 곳에서의 생활과 업무에 익숙해지는 데에 꽤 많은 시간이 들었던 것 같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의 영어교육 봉사활동을 마치자마자 태국 NGO로 곧바로 이동해 두 번째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기관에 도착하자마자 프놈펜과 정반대 분위기인 평화로운 분위기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하지만 동시에 이 곳에서 3개월을 살아야 한다니 많은 적응이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관에 온 첫날 샤워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단수가 되고 정전이 일어나 그야말로 멘붕이었다. 첫 날부터 그런 특이한 일도 생기고, 주위에 편의 시설이 하나 없고 교통도 불편한 완전 시골 생활은 처음 이기 때문에 불편한 점 투성이라 처음엔 적응이 되지 않았다. 


    실제로 이 곳에서의 생활과 업무에 익숙해지는 데에 꽤 많은 시간이 들었던 것 같다. 엄청난 컨츄리 스타일(?)의 숙소, 대중교통이 아닌 오토바이를 직접 운전해 다녀야 한다는 것 등 모든 것들이 너무나 새로웠다. 처음 몇 주 간은 이런 분위기가 적응이 되지 않아서 누가 자동차를 태워주지 않는 이상 거의 숙소와 기관 밖으로 벗어나지도 않고 꼼짝 않고 있었다. 


    게다가,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나서 몇 주간은 어떤 일을 할지 고민만 하고 진전이 없었기 때문에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 봉사자 사무실에 가는 것도 처음엔 애를 먹었던 것 같다. 


    맨 처음엔 내가 과연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하고 매우 걱정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에게는 이 곳에서의 생활과 분위기에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조급해하던 내 자신에게 여유를 주니 자연스럽게 다른 봉사자들과 마을에 적응할 수 있었고, 하고 싶은 일도 찾게 되었다. 그제서야 비로소 내 남은 시간 동안 태국에서의 생활과 이 NGO에서의 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난 하나의 프로젝트에만 집중하지 않고, 많은 미니 프로젝트를 기획하거나 다른 봉사자들을 돕는 일을 했다. 민주라는 한국인 봉사자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친구가 기관의 한국어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하여 나도 동참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내 첫 번째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나는 이전에 한번도 블로그 글을 써본 적이 없었지만, 그래도 하나가 둘보단 낫지 않겠냐 생각하여 둘이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 민주에게 블로그에 대해 많이 배우기도 하고, 둘의 의견을 반영해 블로그를 운영해 나갔다. 블로그를 통해 방콕에 비해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치앙마이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로컬 NGO에 대해서도 홍보하고 싶었다.


     

     

     

    또한, 민주와 함께 일주일에 한번 방과후 음악+영어 교실도 기획했다. 민주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싶다 했고, 나는 캄보디아에서 영어를 가르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둘이서 해보면 더 재밌을 것 같았다.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아이들과 교류할 시간이 별로 없었고, 아이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수업을 이끌지 못해서 솔직히 결과는 좋지는 못했다. 그치만 다음에 또 기회가 생긴다면, 이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더욱 알찬 수업을 만들어보고 싶다. 




    심플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도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NGO에서의 생활이 한 달 정도 남았을 무렵, 내 메인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NGO가 위치한 프라오의 어떤 땅 부지를 기부 받아 이를 의미 있게 활용하기 위해 에코리조트(Eco Resort)를 짓는다고 하여, 그 초기 작업인 리서치 업무를 맡게 되었다. 리조트 부지는 기관에서 차로 약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작은 언덕들과 시냇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곳이었다. 


    부지를 둘러본 후에 어떤 컨셉의 리조트를 지으면 좋을지 논의하였다. Fei라는 중국의 전문 건축가이자 교수님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나는 Fei를 서포트하는 업무를 맡았다. 나의 주 업무는 현재 태국에 있는 에코리조트들을 리스트업 하고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특징은 무엇인지를 조사하는 것이었다.  


    가끔은 기관의 스텝들이나 봉사자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일손을 도왔다. Aom이라는 태국 스텝은 이 기관의 메인 프로젝트인 바이오숯(Biochar)을 담당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자주 이 친구를 도왔다. 밭의 공터로 가서 바이오숯 비료를 만들기도 하고, 100명의 태국 농부들을 위한 이틀간의 워크샵 진행을 돕기도 했다. 이 NGO에 와서 처음 바이오숯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비료를 직접 만들고 제작 과정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대체 원료인 바이오숯에 대해 공부가 되었다. 


    태국의 새해였던 어느 토요일은 태국 스텝들과 다른 봉사자 친구들과 함께 치앙마이와 치앙라이 경계에 있는 고산지대 마을에 방문해 새해맞이 마을 축제에 참여하였다. 한 시간 반 정도 트럭을 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고, 이곳이 길인지 아닌지도 모를 비포장 도로를 달려 마을에 도착하였다. 


    솔직히 이런 산 중턱에 사람이 사는 마을이 있을 것이라 전혀 상상조차 못했고, 고소공포증 때문에 거의 울기 직전인 친구도 있었다.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소박하게 살면서도 정말 행복해 보였고, 이방인인 우리들을 따뜻하게 맞아줘서 감사하였다. 함께 마을 전통 춤도 추고, 새해 음식들을 먹으면서 마을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새해를 축하했다. 


    소박하고 아무것도 없는 마을이었지만 그 주민 분들은 정말로 행복한 모습이었고, 그분들과 비교해 난 너무 많은 것을 누리면서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에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심플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도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나만의 추천 여행지

     


     

    님만해민 - 님만해민은 북적이는 여행자거리에서 벗어나 치앙마이만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기자기한 샵,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이 라떼를 만들어주는 카페 'Ristr8to' 등 핫한 곳이 넘쳐나는 곳에서 여유를 부리는 것도 좋다.




    # 나만의 TIP

     


     

    (언어)

    캄보디아에서 계속 영어를 사용하며 생활했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긴 하더라도 영어가 모국어인 친구들 사이에서 대화를 할 때면 못 알아듣는 것 투성이다. 그 때는 주눅들지 말고, 눈치보지도 말고 한번 더 물어보거나 조금만 천천히 이야기 해달라고 얘기하면 된다.


    (숙소)

    내가 묵었던 곳은 일반적인 가정집 형태가 아닌, 봉사자들이 직접 지은 집이었다. 숲 속(?)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밤이 되면 굉장히 어두워서 조금은 무섭기까지 한다. 화장실과 부엌이 외부에 있고, 전기가 잘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밤에는 휴대용 램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또, 주변 개들이 부엌에 침입해서 냉장고를 열어 음식을 가져가는 일도 있으니 식재료 관리를 잘 해야한다 ^^;;


    (식사)

    키친에서는 치앙마이 로컬 음식이 매 끼 나와서 현지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비슷한 음식이 자주 나오는 경우가 있으니, 개인적으로는 3분 음식이나 김 등의 간단한 한국 음식을 챙겨가서 질리지 않고 끼니를 해결했다.


    (짐)

    개인 시간이 많으므로 영화나 책을챙겨가서 나만의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다 너무 많은 양의 화장품을 챙겨가 괜히 짐의 무게만 많이 나갔다. 결국 한번도 안 쓴 화장품이 있을 정도다. 색조 화장할 일은 별로 없으니 너무 바리바리 챙겨가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웬만한 물건은 모두 시장이나 마트에서 구할 수 있다. 심지어 시장에서 사면 훨씬 저렴하기까지 하다. 나 같은 경우 한국에서 옷이나 화장품, 잡화등을 많이 챙겨간 편이었는데 짐짐 쌀 때 괜히 고민만 되고 조금 후회하였다.




    이 곳에 오지 않았더라면, 아직까지도 나 자신을 압박하면서 불안한 채로 살고 있었을 것이다.

     


     

    이 곳에 오지 않았더라면, 아직까지도 나 자신을 압박하면서 불안한 채로 살고 있었을 것이다. 태국에서 3개월의 갭이어를 보내며 모든 순간에 감사하고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는 지극히 평범하고 뻔하지만 가장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서두르지 않고, 걱정하지도 않은 채로 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한 발짝 더 나아가 내 삶의 한 페이지를 완성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나의 갭이어는



    경험 ★★★★★

    여행으로 느끼는 태국과, 직접 살아보며 현지인의 입장에서 느끼는 태국은 정말 다른 것 같다. 고산지대 부족의 마을 축제, 현지인의 장례식, 치앙마이 사람들과의 생활 등 현지의 문화를 제대로 경험했던 시간이었다. 또한, 긴 기간 동안의 시골 생활은 처음이었는데, 나름 시골 생활에 잘 맞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배움 ★★★☆

    이곳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봉사활동을 온 외국인들을 통해 다음에 왔을 때는 조금 더 준비된 상태로 오고 싶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내가 있을 시기에 내가 단체에 도움이 많이 안 된 것 같아 아쉽다. 


    환경 ★★☆☆

    도시보다는 훨씬 깨끗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이다. 하지만, 치앙마이의 농민들은 밭을 불로 태우는 화전을 하기 때문에 심각한 공기오염 및 산불로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오토바이를 타거나 재가 심한 날에는 마스크를 끼는 것이 좋다.


    안전 ★★★☆☆

    시골 마을이라 대중교통이 없기 때문에 읍내를 나가거나 가까운 교외로 나들이를 가기 위해서는 스쿠터를 타야 한다. 나는 안전에 민감한 편이라 밤늦은 시간이나 몸이 안좋을 땐 절대 타지 않았고, 속도도 천천히 냈다. 스쿠터를 탈땐 정말 조심해야 한다. 기관이 있는 동네인 ‘프라오’는 시골마을이기 때문에 안전한 마을이지만, 어디를 가도 그렇듯 너무 늦은 밤 시간에는 조심해야 한다. 


    여가 ★★★★★

    기관 밖으로 조금만 벗어나면 폭포, 온천, 무에타이 배우는 곳 등 시간을 보낼 곳이 정말 많다. 주말에는 스쿠터를 타고 동네를 여행을 해도 좋고 프라오 곳곳의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다. 또, 치앙마이까지 썽터우(트럭을 개조해 만든 태국 대중교통)를 타고 1시간 30분이면 치앙마이 시내로 갈 수 있기 때문에 긴 주말을 이용해 치앙마이의 호스텔에 숙소를 잡고 여행자로써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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