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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단풍이 물들고 낙엽이 지는 여행의 계절이 왔다. 단풍 여행을 하기 위해 설악산, 지리산, 소백산 등 전국 팔도에 유명하다는 산은 여행자들로 붐비고 있다. 국내 여행뿐 아니라 해외여행도 이제는 모두에게 일상이 되었다. 지난 10월 추석 연휴 때는 무려 작년의 3배가 넘는 102만 명이 해외여행을 위해 출국하는 등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가까운 일본 여행이나 동남아 여행을 포함해서 멀리 유럽과 미국까지도 여행은 우리의 삶 속에 재충전과 휴식을 위한 필수적인 코스가 되었다.
과거에도 지금처럼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있었을까?
조선 시대에만 해도 여성이 여행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었다. 조선의 법전인 <경국대전>에는 부녀자(여성)의 여행을 금하는 규정이 있었고 이를 어길 시에는 곤장 100대라는 처벌이 내려졌다. 물론 여성의 지위나 사회적 신분이 낮았던 시대적인 상황과 배경을 고려한다고 해도 외출의 자유를 누리지 못했던 당시 여성들의 답답한 심정을 느낄 수 있다. 믿기지 않지만, 프랑스에서도 여성들이 여행할 권리를 누리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여성들이 여권을 신청하려면 남편의 허가가 필요했다고 한다. 이는 여성은 가족을 보살펴야 한다는 책임 의식에 근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아나운서 손미나 님
KBS ‘9시 뉴스’ 앵커로 근무하다가 프리랜서로 전향한 손미나 씨는 현재 다양한 직함을 가지고 있다. 소설가, 여행가,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편집인, 프랑스 유명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이 운영하는 인생학교 한국 지부의 교장, 자신의 이름을 건 회사 대표. 그녀가 쓴 첫 여행책인 ‘스페인, 너는 자유다’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이후에도 프랑스, 일본, 아르헨티나, 페루 등 전 세계를 여행하며 글을 쓰는 여행 작가이다. 그녀가 허핑턴포스트코리아의 편집인이 된 이유가 흥미롭다. 미국 본사 대표가 편집인이 여행가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해서 그녀의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항상 뭔가를 궁금해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지닌 그녀는 지금도 자신이 하고 싶은 영역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여행 작가 김남희 님
여행자가 아닌 다른 삶을 생각할 수 없다는 김남희 씨. 여행한 지 10년이 넘은 지금도 여행자의 삶을 살기로 결정한 게 가장 잘한 일이라고 한다. 모두가 꿈의 직업이 아니냐고 이야기할 때면 고단하고 힘들고 외로울 때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녀는 여행으로 계속 배워온 것은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들에 더 만족하며 살아가는 법이라고 한다. 질문이 많은 여행일수록 좋은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에게 여행은 좁은 세계를 벗어나 다른 세계 속에서 다른 상식과 규범에 대해 배울 기회다. 여행하면서 시를 쓰는데 어디에도 정착하지 않은 여행자로서 낯선 환경에서 느끼는 감정들과 스치는 인연을 맺으며 글을 쓴다. 내년 봄에는 그리스와 산티아고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도보 여행가 황안나 님
40년 가까이 교사로 근무한 황안나 씨는 57세 나이로 명예퇴직을 한 후 의사의 권유로 동네 산을 꾸준히 올랐다. 이를 계기로 전국의 산을 찾아다니며 지리산 종주를 한다. 65세 때는 통일전망대에서부터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800km를 23일 만에 국토종단에 성공한다. 67세에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완주하고, 73세에는 국내 해안일주(8,300km)를 마친다. 남들이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빠를 때라고 이야기하는 그녀는 나이를 뛰어넘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도보 여행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
위에서 소개한 여성들의 이야기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1) 스웨덴 스톡홀름
스칸디나비아(노르웨이, 스웨덴 및 덴마크)는 2015 Prosperity Index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선정되었으며 스웨덴은 모든 국가 중 5위를 차지했다. 또한, 유럽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로열 팰리스(Royal Palace)와 바사 박물관(Vasa Museum)을 포함한 역사적인 명소가 많이 있으며 스톡홀름 패스(Stockholm Pass)를 통해 60여 개의 명소와 편리하고 안전한 대중 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스톡홀름 중심부에 위치한 "구시가"로 완벽하게 보존된 감라 스탄(Gamla Stan), 다채로운 바로크 양식의 건물, 비뚤어진 조약돌 거리, 고딕 양식의 교회, 숨겨진 찻집 및 고급 부티크를 감상할 수 있다.
2) 캐나다 퀘벡
기이한 조약돌 거리와 역사적인 건축물을 갖춘 프랑스의 퀘벡주(州)는 혼자서 여행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 중 하나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올드 퀘벡의 유서 깊은 구역에서는 마차, 거리 예술가 및 야외 미술관을 방문하여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것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매력적인 지역을 여행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걸어서 여행하는 것이다. 여행 중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며 역사와 문화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캐나다는 특히 어학과 일, 여행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워킹 홀리데이를 하며 갭이어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3) 인도네시아 발리
발리는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힐링을 경험할 수 있는 완벽한 장소이다. 섬의 아름다움이 여행자의 눈길을 사로잡지만 정말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사람들이다. 그들은 매우 친절하고 따뜻하며 여행자를 환영한다. 해변 근처에서 서핑을 즐기고 싶다면 Uluwatu Surf Villas에 머물러보자. 이곳에서 코코넛을 마시며 바다 경관을 즐기고 요가를 할 수 있다. 발리에서는 배낭여행자와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친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봉사, 여행 등으로 갭이어를 보내기 위한 다양한 갭이어 프로젝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4) 뉴질랜드 퀸즈타운
의심의 여지 없이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중 하나이다. 이곳에서 역동적인 풍경, 모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전국에서 네 번째로 큰 호수인 와나카 호숫가는 고산 트레킹이나 여유로운 산책을 통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한 여행자는 퀸즈타운의 "깊은 경외심과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아름다움"을 이야기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면 도시의 하카 투어(Haka Tours)와 하카 롯지(Haka Lodge Queenstown)를 활용해보자. 뉴질랜드에서 진행되는 환경 보존 봉사활동은 가장 인기있는 갭이어 프로젝트 중 하나로 봉사와 여행을 동시에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5) 이탈리아 베로나
두 연인이 진정한 사랑의 이름으로 목숨을 걸었던 곳이기도 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카스텔 베키오 다리(Castel Vecchio bridge)와 1세기에 지어졌으나 현재에도 여전히 사용 중인 아레나 디 베로나 원형 극장(Arena di Verona amphitheatre)과 같은 고대 로마의 유적지가 보존되어 있다.
6) 타이티 무레아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 위치한 이 작은 천국의 섬은 모든 이의 꿈과 같은 곳이다. 인구만 해도 16,000명에 불과하므로 완벽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바다의 평화로운 소리만 들리는 곳에서 스노클링, 일광욕 또는 수영을 즐길 수 있다. 로티 산(Rotui Mount Rotui)이나 오푸누후 만(Opūnohu Bay)을 내려다 보는 손길이 닿지 않은 열대 우림을 탐험할 수도 있다. 가장 순수한 형태의 대자연을 체험하며 하이킹, 패러 세일링, 스카이다이빙, 돌고래와 함께 수영하기를 체험하거나 자전거를 빌려 하루 만에 섬 전체를 돌아보자. 눈 앞에 펼쳐진 넓은 바다와 뒤에 펼쳐지는 장엄한 산의 경치를 보며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
7) 프랑스 마르세유
이름만으로도 햇빛이 가득한 오후의 낭만적인 이미지를 지닌 마르세유에서 멋진 코트 다 쥐르(Cote d' Azur)가 내려다보이는 해변을 감상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에서 매혹적인 거리와 19세기 도로를 산책하고, souk-like 시장을 둘러보고, Vieux Port의 분위기를 만끽해보자. 이 화려한 해변 도시는 인물과 역사로 가득하다. 자전거를 빌려 해변가를 산책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셔보자. 물 위 언덕에 있는 르 패니 어(Le Panier) 동네를 구경할 수도 있다.
8) 일본 도쿄
일본의 수도인 이 도시는 인구가 가장 많은 대도시이기도 하므로 이곳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이다. 도쿄는 또한 2015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가장 안전한 도시에 올라 있으며 일본의 일반적인 범죄율은 미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전국 평균보다 훨씬 낮다. 번화한 도시와 조화를 이루는 유명한 시부야 교차로를 걸어보고 하라주쿠에서 가장 멋진 거리 스타일을 즐기거나 최고의 음식을 먹으며 여행할 수 있다. 4월 초 벚꽃 시즌에는 수천 개의 꽃이 만발한 장관을 구경할 수 있다.
여행한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한순간에 바뀌거나 반드시 나에게 꼭 맞는 꿈의 직업을 찾게 되거나 하는 드라마틱한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 그저 내 삶의 작은 변화들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 변화들이 모이면 언젠가 새로운 삶의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고 그 안에서 진짜 내 삶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인터뷰 중 손미나 씨가 했던 말이 참 인상적이다.
제가 볼 때 인생은 어차피 짧은 여행 같은데,
그 여행 동안 각자가 무슨 역할로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내가 고민하는 만큼 저 사람도 고민일 텐데,
어떻게 하면 이 세상이 조금 더 의미 있을까.
그런 것에 대한 탐구, 호기심이 계속해서 많아요.
지금 해야 하는 일 말고 하고 싶은 일이 뭔지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전 세계를 여행하며 진정하게 자신만의 삶을 사는 세 명의 여행가처럼 여행 속에서 갭이어를 보내며 자신만의 특별함을 모두 찾아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by 에디터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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