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 우중식

  - 직업 : 대학생

  - 출국형태 : 워킹홀리데이(호주)

 

 

 

Q. 갭이어를 갖게 된 계기와 준비과정은?

A. 대학교 3학년 때 운 좋게 중국 상하이에서 1년간 교환학생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다양한 국가의 친구들을 만났다. 

그 당시에 피부색깔, 눈 색깔 뿐만 아니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가치관들과 흔히 말하는 문화적인 차이를 몸소 느꼈다. 그리고 당시에 여행이 남는 것이라 생각하여 중국에서 20개가 넘는 도시를 40시간 넘게 기차를 타고 친구들과 혹은 홀로 여행하면서, 가까운 중국도 이렇게 재밌는데 혼자서 아시아가 아닌 다른 나라를 여행하면 얼마나 더 재밌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1년후 한국에 들어와서 4학년이 되자 死학년이라는 압박감이 몰려왔다. 

 

중국에 있을 때 생각했던 1학기 후 호주 워홀을 가서 영어도 배우고 중국에서 만난 각 국 친구들도 만나면서 나 혼자 여행을 떠나 보자 라는 계획은 4학년이라 이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이름 하에 없어졌다. 막연하게 나도 무엇인가를 해야 하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토익, 자격증 이런 것들이다.  그렇게 취업에 대해 생각하면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니 정말 모르겠더라. 나라는 존재와 25년간 살았는데 어떻게 이런 것도 모르지 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나마 정한 직업군도 내가 진짜 원한 게 아니라 부모님과 친척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괜찮겠구나 생각해서 하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정말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해가면 조금이라도 나에 대해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호주 워홀, 즉 나만의 갭이어를 결심하게 되었다. 

 

준비과정이라면 한창 취업 해야 하는 시기에 나를 걱정하시는 부모님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컸다. 하지만, 유병장수로 80살까지 넘게 살 내 인생에서 나를 찾기 위해 1년 동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혼자 새로운 환경, 새로운 곳을 돌아다니면서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하겠다고 말하자 부모님은 100% 찬성은 아니지만 허락하셨다. 이것만으로 나의 준비는 끝났고, 필리핀 2달연수 후 지금 난 호주에 있다.

 

                                                                      이탈리아 친구 엘리사와 일본인 친구 시로  ⓒ KoreaGapyear

 

 

 

Q. 어떤 갭이어를 보냈나?

A. 호주 워홀 10주차로 현재 진행 중인 나의 경험담을 말해주고 싶다.  호주로 오기 전 내 계획은 영어 실력 향상과 다양한 친구들과의 문화체험이었다. 근데 막상 오게 되니 영어실력을 향상 시키기 위해 다니려는 학원은 다양한 친구들이 있을 거란 생각과는 달리 한,중,일이 대다수였고 그 외에는 남미친구들 밖에 없었다. 그리고 학교도 아닌 영어학원에 그 많은 돈을 투자하고 싶지 않아서 영어를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서 개인튜터를 구하기로 결정했다. 

 

일단 흔히 알려진 선브리즈번을 통해서 외국인 쉐어를 구하려 했는데 대부분이 외국인 한 두 명에 한국인 다섯 명씩 사는 구조였다.  이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고 판단하여 호주 커뮤니티 ‘Gumtree’에서 외국인 하우스 홀더들과 연락하고 발 품 팔아가면서 지금은 브라질, 콜럼비아, 이탈리아 친구들과 같이 살고있다. 거실쉐어도 없고 영어를 쓸 환경을 집에서부터 만들었다는 점이 좋다.  영어실력 향상은 개인튜터를 통해 주당 6시간씩 시간 내서 내가 배우고 싶고, 편한 시간에 튜터와 공부를 하고 있다.  학원은 잠깐 다녀보니 친구 사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친구는 다른 쪽에서도 충분히 사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내가 브리즈번에 와서 찾아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 브리즈번은 무료영어 클래스가 굉장히 많다. YWCA기관에서 하는 무료 수업부터 교회에서 진행하는 수업도 있어서 현재 학원은 안 다니지만 개인 튜터와 무료클래스를 통해서 영어를 쓸 수 있는 기회를 계속해서 만들고 있다. 

 

풋살팀 친구들과 룸메이트들  ⓒ KoreaGapyear

 

 

그래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호주 커뮤니티 사이트 ‘Gumtree’와 ‘Meet up’을 통해서 중국어모임과 축구 모임 등을 나가고 있다. 이 커뮤니티 사이트를 이용해서 사실 만나기 힘든 호주 친구들을 만나고 그 중에서 마음이 맞는 몇 명 친구들을 만나서 같이 놀러도 다닌다.  그리고 호주 UQ대학교 한국어과에서 버디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담당교수님을 찾아 뵙고 사정을 설명하니 교수님께서 허락해주셔서 현재 수업도 참관하고 버디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한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알아보고 찾아서 했으면 좋겠다. 

나 역시 중요한 결정에 앞서 우물쭈물 하는 편인데, 이 고민하는 시간이 가장 아깝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일! 처음에 고등학교 동창의 도움으로 브리즈번 스시샵에서 7주정도 일했다. 호주 오고 1주만에 일하게 돼서 기뻤으나 일하다 보니 내가 원한 게 아니다 싶었다. 일단 영어를 쓰는 것도 아니고 시급도 적게 주고 연금이 포함되지 않는 캐쉬잡이었다. 그래서 그곳을 그만두고 현재 호주인이 오너인 곳에서 일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제 일을 구하려고 한지 1주일 조금 넘었는데 영어를 못하는 것은 내 문제이긴 하나 그렇다고 굳이 편하게 구할 수 있는 한인잡에 가서 기본 시급조차 받지 못하면서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와 같이 우물쭈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고민하고 있다면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단 1g의 용기만 더 내자! 

 

 브리즈번 근처 해변 / 콘서트장에서 만난 친구들  ⓒ KoreaGapyear

 

 

Q. 마지막으로 갭이어를 계획하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마디는?

 

A.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데 이런 말을 한다는 자체가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하지만 누군가 나와 같은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른다면 일단 지금의 삶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게 어떠냐고 물어보고 싶다. 그 변화라는 게 나와 같이 여행이어도 좋고, 자신이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하나씩 해보는 것이어도 좋다. 나도 호주 오기 전에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현실도피는 아닌가? 친구들에 비해 뒤처지는 것은 아닌가? 라는 불안감도 많았다. 

 

하지만 일단 저지르고 나니 마음은 편하다. 내가 나 자신을 믿고 저지르자! 나 자신을 안 믿으면 누가 날 믿겠는가? 

우리는 아직 젊다! 우리가 저지른 일이 죽도 밥도 안되더라도 나중에 아! 해볼걸 이라는 후회는 없을 것이다. 나 자신을 믿고 실천하자! 80살까지 살 텐데 나를 위해 내가 누구인지 알아보려고 1년 투자하는 것은 절대 헛된 시간이 아니라 생각한다. 변화가 두렵기는 하지만 변화란 우리가 기다린다고 해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아주 조금만 더 용기를 내서 자신에게 투자하자! 남과 달라도 상관없다! 행복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것이니까!  

힘내자 청춘. 그리고 용기를 내자. 변화는 내 자신이다. 내 인생에서만큼은 내가 주인공이 되자! 남 신경 쓰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