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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갭이어스테이] 나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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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갭이어 스테이를 통해 나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끔 불현듯 예전에 내가 철없이 남에게 상처 입혔던 말, 참 분별없이 행동 했던 것들이 부끄럽게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한번 생각이 나면 그 기억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떠올라 괴롭기까지 합니다. 


    그런 기억들을 제주의 바람에 날리고 제주의 바다에 던지고, 제주의 돌담 구석구석 남겨 두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지쳐있던 몸과 마음에 긍정의 에너지를 한 가득 담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제주 갭이어스테이/전혜영 갭이어족 갭퍼/8주간의 갭이어

     

     

     

     

    #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고 싶었다.

     

     

     

     

    저는 30대 중반을 넘어선 직장인입니다. 10년 넘게 일을 하며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저희 회사에는 10년 넘게 장기 근무를 한 자는 1년간 휴직을 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 구체적인 계획 없이 과감하게 휴직을 했습니다.

    그래도 1년이나 쉬는데 뭔가 기억에 남는걸 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여행 정보를 수집하던 중 우연히 인터넷에서 한국 갭이어 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갭이어라는 단어는 들어봤지만 대학생들이 하는 것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사이트를 둘러보며 꼭 그런 것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갭이어의 목표는 첫번째 나에게 휴식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에 평소 좋아하던 여행은 휴식의 한 방법이었습니다. 

    두번째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10년동안 같은 패턴의 일을 반복적으로 하며 약간의 따분함을 느꼈고, 초심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쉬는 동안 나의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세번째는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것이었습니다. 복직을 하고 나면 예전 새내기일 때 그랬듯 열정적으로 일 할 수 있는 힘을 갭이어 기간동안 비축할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늦었다면 늦은 나이일 수 있지만 지난 나를 돌아보고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갭이어 프로그램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다른 지역에서 한달 살기를 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는데 갭이어 프로그램 중 갭이어 스테이가 있어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제주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서울, 경주, 부산과 같이 다른 지역은 나이 제한이 있어 제주로 최종 결정을 하였습니다. 




    #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런 시간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시작일 하루 전 제주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갔습니다. 사장님은 젊은 여자분이었고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저녁을 먹지 않았다고 했더니 밥을 차려 주셨습니다. 배가 고프던 차에 저녁을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9월 1일부터 갭이어 스테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손님들이 퇴실하고 나면 객실 청소가 나의 주 업무가 되었습니다. 10시~11시 사이에 청소를 시작하여 2~3시간 정도 청소, 빨래 등 나의 일을 끝내고 나면 점심을 먹고 준비를 해 버스를 타고 여행을 다녔습니다. 

    1, 3주는 하루 2,4주는 이틀은 쉴 수도 있었습니다. 초기엔 정말 열심히 다녔습니다. 많게는 하루에 3곳을 가기도 헀는데 시간이 흐르며 하루에 한 곳 정도 가고 어떤 날은 한라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내기도 하고 숙소에서 그냥 쉬기도 했습니다. 

    처음부터 빡빡한 일정의 여행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 살아보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런 시간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손에 익지 않아 실수하던 것들도 시간이 지나니 익숙해져 편안하게 청소를 할 수 있었습니다. 




    #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제주를 잘 지켜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8월 말 버스체계가 개편되어 버스로 여행하기가 더 수월해졌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긴 해도 원하는 곳은 거의 버스로 갈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제주 여행의 테마는 바다, 오름 그리고 역사였습니다. 

    제주의 바다는 모든 곳이 아름다웠지만 그 중 강정 바다의 아름다움이 최고였습니다. 하염없이 한 곳을 바라보다 그날 목표한 곳을 다 둘러 보지 못하고 숙소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제주 오름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각의 아름다운 개성을 가지고 있는 제주의 오름은 360여개가 넘어 1년을 매일 하나씩 올라가도 다 못 올라 간다고 하니 제주를 오름의 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거문오름과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은 너무 좋았습니다. 

    거문오름은 원시의 숲을 탐험하는 느낌이었고, 용눈이오름은 유럽 어느 지역의 초원을 연상하게 했으며, 다랑쉬 오름은 힘들게 산을 오른 후 산 아래를 내려다 보는 상쾌함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섬 제주에 가슴 아픈 역사가 있어 슬펐습니다. 4.3 기념관, 북촌마을, 다랑쉬오름 등 발 닫는 곳곳이 아픔의 현장이었습니다. 제주에서 아름다움만을 찾을 게 아니라 제주의 아픔도 사람들이 알아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 저곳 둘러보며 또 마음이 아팠던 것은 제주의 모습이 점점 육지의 어느 도시와 비슷하게 고층 건물이 생기고 테마파크가 생기고 조금씩 변해 간다는 것입니다. 될 수 있으면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제주를 잘 지켜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겉만 본다고 다 아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에 갭이어 스테이를 통해 제주를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이 좋았습니다. 살면서 제주를 꽤 여러 번 왔었습니다. 이번이 5번째였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앞서 4번은 모두 패키지 여행처럼 여러 명이 함께 움직인 여행이었습니다. 내가 계획을 짜지 않아도 내가 운전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맛 집에 가고 볼거리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이번 갭이어 기간에 북촌이라는 곳에 같습니다. 북촌에 가기 전에 4.3기념관에도 가고 한라도서관에 가서 순이 삼촌도 읽고 준비를 하여 북촌을 둘러보니 보이는 것 이상 느껴 지는 게 참 많았습니다. 마을을 한 바퀴 돌고 근처에 있는 기념관에 발을 디딘 순간 ‘앗! 여기 올 초에 왔던 그곳이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웃기기도 하고 올 초에 와서 내가 어떤 여행을 했나 허탈하기도 했습니다. 여행은 그런 것 같습니다. 내가 직접 계획하고 알고 가야 그 곳을 온전히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지 않을까요? 겉만 본다고 다 아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 나만의 갭이어 TIP


     


     

    (숙소)

    화장실이 있는 2인실을 제공해 주었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이 없습니다.

     

    (식사)

    아침, 점심, 저녁이 모두 제공되었으며 거의 밥솥에 밥이 있었기 때문에 식사시간이 되면 챙겨 먹으면 됩니다.

     

    (준비물)

    제주는 여분의 옷과 개인적으로 꼭 필요한 것만 있으면 크게 불편함이 없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 세면도구, 화장지 등 많은 생필품이 있습니다.

     

    (예비참가자들에게)

    갭이어를 떠나기 전날 불안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사전미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혹시나 생각했던 것과 다르면 어쩌지? 안전할까? 잘 할 수 있을까? 등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제주에 도착하니 불안함은 들지 않았습니다. 고민하고 있다면 우선 저질러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나만의 제주 여행지

     

     

     

     

    이번 갭이어 기간 동안 저는 제주의 바다, 오름 그리고 역사를 보았습니다. 모든 바다가 아름다웠지만 강정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름은 거문오름,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이 기억에 남습니다. 오름이 모두 다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 각각의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역사는 현기영의 순이삼촌을 읽어보고 4.3기념관, 북촌 등을 둘러 볼 것을 추천합니다. 

     

     

    # 이번 갭이어 스테이를 통해 나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갭이어 스테이를 통해 나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끔 불현듯 예전에 내가 철없이 남에게 상처 입혔던 말, 참 분별없이 행동 했던 것들이 부끄럽게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한번 생각이 나면 그 기억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떠올라 괴롭기까지 합니다. 

    그런 기억들을 제주의 바람에 날리고 제주의 바다에 던지고, 제주의 돌담 구석구석 남겨 두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지쳐있던 몸과 마음에 긍정의 에너지를 한 가득 담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변화가 생긴 건 아니지만 
    내가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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