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빛 매력에 풍덩! 일본 홋카이도 농장에서의 갭이어 스테이 김영신 갭이어족 갭퍼 / 4주간의 갭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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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단순히 혼자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혼자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 난 나만의 갭이어를 통해서 반복되는 게으른 생활을 바꾸고 싶었고, 의존적인 마음을 없애는 것이 이번 갭이어의 목표였다.
첫 날 공항에서부터 많은 도움을 받으며 우여곡절 끝에 시라타키역에 도착을 했다. 도착하자마자 아키토상을 만났고, 차를 타고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했을 때가 늦은 시간이라서 다들 주무시는 것 같았고, 간단하게 집에 대한 안내를 받고 내 방으로 갔다. 2층에 방이 차서 우선은 1층에 있는 다다미방에서 지내기로 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들이 나를 설레게도 만들고, 왠지 모르게 무섭게도 만든 첫날밤이었다.
# 일이 익숙해지면 이 곳에서의 시간이 짧게 느껴지고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다음 날 아침, 이 곳에서의 첫 식사를 했다. 다른 음식들도 맛있었고, 토마토스튜가 정말 맛있었다. 아침을 먹고, 나보다 한 달 먼저 이 곳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재성이와 밭으로 나갔다. 오전에는 죽은 슈가비트를 다시 심어주는 일을 했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감자밭에서 감자를 심는데, 감자를 심는 기계가 돌아가는데 비어있는 곳에 감자를 채워 넣는 일을 했다. 내가 태어나서 먹은 감자보다 그날 몇 시간 동안 심은 감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온천을 갔다. 안하던 일을 해서 몸이 지쳐있었는데, 온천덕분에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처음 밭에 갔을 때는 아주 멀게만 느껴졌던 밭이 익숙해지면서 짧아졌다. 하루가 일주일 같았던 하루였지만 시간이가고 일이 익숙해지면 이 곳에서의 시간이 짧게 느껴지고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 여기에 와서 새로운 음식을 많이 먹어 보고 있다.
셋째 날, 비가 와서 일을 쉬었다. 방에서 쉬다가 요코상과 싱가폴에서 온 애슐리와 셋이서 정원정리를 했다. 그리고 밭으로 가서 아스파라거스를 수확했다. 그리고 여기서 보게 될거라고 생각도 못한 쑥을 봤다. 쑥도 캐고, 예쁜 꽃도 따고, 레몬밤 잎도 땄다. 집 앞에서 차를 마시고, 감자 창고로 가서 감자를 가져왔다. 보라색 감자, 회색감자, 내가 알던 감자, 고구마와 닮은 감자 여러 감자가 있었다.
집에 와서 씻고 보니 색이 너무 예뻤다. 그리고 점심으로 요코상이 올리브튜나스파게티와 감자를 삶아주셨다. 여기서 먹는 음식은 정말 맛있다. 후식으로 감자 아이스크림, 아까 캐온 쑥으로 만든 모찌, 귤이랑 파인애플을 섞어먹었는데, 처음 먹어보는 조합이었는데, 건강하고 맛있는 맛이었다.
여기에 와서 새로운 음식을 많이 먹어 보고 있다. 그리고 저녁을 먹기 전에 노노카와 집 주변을 산책했다. 일을 하니까 잠도 잘 오고 밥도 다 맛있고 소화도 너무 잘 돼서 몸이 가볍고 좋다.
# 노노카의 다섯 번째 생일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고맙고, 행복했다.
토요일엔 노노카의 생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지만,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서 노노카에게 편지를 썼다. 그리고 요코상이 감자로 케이크도 만들고, 노노카가 좋아하는 음식들, 그리고 다 함께 둘러 앉아 식사를 하고, 노노카가 만든 케이크에 초를 꼽고 노래를 부르고 축하를 했다.
노노카의 다섯 번째 생일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고맙고, 행복했다.
# 내 인생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별이 빛나는 밤이었다.
월요일에 비가 와서 에즈라상 가족들과 재성이, 나 이렇게 다 같이 아사히카와로 나갔다. 에즈라상 가족들은 노노카의 놀이방에 함께 갔고, 나와 재성이는 근처를 구경했다.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케이크도 사고, 도넛도 먹었다. 그리고 다시 에즈라상 가족들과 만나서 스시를 먹으러 갔다. 정말 맛있게 배부르게 많이 먹었다. 다음에 이 곳에 또 여행을 오면 꼭 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근처의 큰 마트에 가서 구경도 하고,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도 샀다. 아마 이 날 ‘휴족시간’을 샀던 것 같은데, 정말 잘 산 것 같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온천을 갔다. 저번에 갔던 곳 보다는 더 오래된 곳인데, 어딜 가나 온천은 너무 좋다. 온천을 한 후, 내가 먹고 싶다고 했던 돈까스를 먹으러 갔다.
여성들만 시킬 수 있는 메뉴가 있다고 해서 나는 그 메뉴를 먹었다. 가지튀김, 각종 야채들이 많아서 여성세트라고 이름을 붙인 거라고 생각했다. 바삭바삭하고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밤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을 했다. 자다가 차에서 내렸는데, 정말 태어나서 그런 광경은 처음 봤다. 별이 쏟아질 것처럼. 아니 많은 별들이 쏟아지고 있는 밤하늘을 봤다. 아키토상에게 카메라를 빌려서 재성이와 밤하늘을 찍고, 서로를 찍어주고, 별자리 어플을 깔아서 무슨 별인지도 찾아보며 다음날 목이 뻐근할 정도로 아주 오래도록 별을 구경했다.
내 인생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별이 빛나는 밤이었다.
# 굳이 말로 다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많은 것들이 있으니까.
일주일이 지났을 즈음 그 날은 오전에 펜스를 설치하고, 옥수수도 마저 골라냈다. 점심으로 시요라멘을 먹었다. 라멘에 버터가 들어가서 더 풍미가 있었고, 국물이 담백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오후에는 슈가비트 밭에 가서 사이드 쪽에 비료를 주고 슈가비트가 자라는 걸 방해할 것 같은 크으은 돌맹이들을 옮겼다.
돌맹이를 옮기는 작업이 나에겐 좀 버거운 일이였다. 손목, 발목, 허리, 어깨 아프지 않은 곳이 없지만 마음만은 매우 뿌듯하고, 좋았다. 4시쯤 일이 끝나고 같이 장을 보러나갔다. 이 곳에 도착한 이 후에 처음으로 시라타키 역 근처의 상점가를 갔다. 건물들이 하나같이 다 예쁘고, 색감이 너무 따뜻했다.
저녁에 바비큐를 할 소고기, 양고기, 돼지고기를 잔뜩 사고, 슈퍼에 들러서 술과 과자를 샀다. 노노카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바베큐 준비를 했다. 다같이 모여앉아서 고기를 구워먹고, 이야기도하고, 나는 일본어를 거의 못 알아들어서 함께 이야기를 한다거나 공감할 순 없었지만, 그래도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굳이 말로 다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많은 것들이 있으니까.
바베큐가 끝나고 뒷정리를 하고, 거실에 앉아서 다들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하면서 ‘나도 일본어가 많이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한국에 가서도 잊지 않고 일본어 공부를 계속 해서 다음에 이곳에 왔을 때 요코상과 아키토상과 노노카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다.
# 교토에서 손님이 오셨다.
이 곳에 온지 2주쯤 지났을 무렵에 교토에서 손님이 오셨다. 저녁으로 나는 엄마에게 배운 한국식 김치갈비찜을 만들고, 재성이는 후아후아를 만들었다. 요코상은 감자샐러드, 감자 피자 등을 만들어 주셨다. 그리고 교토에서 가져오신 죽순을 튀겨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그 다음날은 손님들도 함께 일을 했다. 오전 쉬는 시간에는 교토 손님이 가져오신 말차, 딸기 떡과 내가 가져온 알새우 칩을 먹었다. 교토손님이 가져오신 말차 떡을 먹기 위해서라도 나중에 교토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비닐하우스에 가서 밭을 일구고, 토마토와 오이 등의 모종을 심었다.
오후에는 다 같이 잡초를 뽑았다. 잡초를 뽑으면서 교토사투리도 많이 배웠다. 그리고 다음 날, 겨울에 여기서 같이 스키를 타자는 약속을 하고 교토손님들이 떠났다.
# 내 마음이 잘 전달이 되었기를 바란다.
며칠 후에 오전에 일을 하고, 오후에 쉬게 되어서 재성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읍내를 나갔다 왔다. 나가서 신사도 가고, 게이트볼장도 가고, 동네도 한 바퀴 돌았다. 오는 길에 장을 봐와서 백종원 아저씨께 배운 볶음밥을 만들어 드렸다. 생각보다 간이 너무 약하게 돼서 좀 싱거웠지만 다들 맛있게 드셔주셔서 고마웠다.
다음 날도 쉬는 날이었고, 날씨가 무지 좋았다. 그래서 다함께 외출을 했다. 비에이에 가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푸딩도 사고, 엄청 신선한 재료로 만든 감자과자와 옥수수과자를 샀다. 비에이에 파는 모든 재료가 신선하고, 보기만 해도 맛있는 그런 것들이었다. 비에이를 구경하고, 스프카레를 먹으러 갔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고, 아키토상이 알아보고 데려와주셨다.
그런 배려가 항상 감사하다. 생각만큼 맛있었고, 야채가 정말 맛있었다. 여기에 와서 채소들을 정말 많이 먹는 것 같다. 브로콜리가 이렇게 맛있는 채소였다니. 점심을 먹고 후라노에 갔다. 나무로 된 숲길에 오두막이 여러 개 있는데, 그 오두막에서 각자의 핸드메이드 제품들을 판다. 나무를 깎아서 만든 피아노를 치는 동물, 드럼을 치는 동물 등의 제품도 팔고, 종이를 만들어서 후라노의 풍경을 그려놓은 것, 액자에 담아서 파는 풍경, 가죽가방, 반지, 등의 다양한 제품들을 팔았다.
나는 에즈라상과 재성이에게 줄 편지지 두 장과 내 방에 걸어둘 내가 본 후라노와 이 곳에서 내가 보았던 풍경과 가장 비슷한 그림을 샀다. 그리고 나서 치즈공장을 가서 치즈가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도 보고, 다양한 치즈를 시식도 해보았다. 그리고 요코상이 장을 보는 동안 후라노를 돌아다녔는데, 정말 조용하고, 집들이 너무 이뻤다. 남의 집을 찍는 것이 이상하기도 하고, 실례일수도 있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찍고 있었다. 정말 한적하고, 예쁜, 걷고 싶은 그런 곳이였다.
이동하는 차안에서 아키토상이 한국노래를 틀어주셔서 들으면서 갔는데, 원더걸스, 빅뱅, 카라의 옛날 노래들이 많이 들렸다. 꽃보다 남자ost도 나오고, 겨울연가 ost도 나왔다. 이 곳에서 들으니까 더 신기했다. 온천에 왔다. 여러 군데를 갔었지만, 나는 이번에 갔던 곳이 가장 좋았다. 탕의 종류도 많고, 무엇보다 노천탕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하늘도 예쁘고, 나무도 예쁘고, 탕 옆에 있던 나무와 꽃이 정말 예뻤다. 이 곳에서 많은 피로가 풀렸다. 한국에 돌아가면 온천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그리고 저녁으로 샤브샤브를 먹으러 갔다. 엄청 배부르게 맛있게 많이 먹었다. 밥을 먹고 집에 돌아오니 거의 11시였다. 밤늦게 오래 운전해준 아키토상에게 너무 고마웠다.
떠나기 이틀 전이 되었고, 밤에 재성이와 에즈라상에게 편지를 썼다.
내 마음이 잘 전달이 되었기를 바란다.
# 비가와도 해가 떠도 항상 예뻐서 사진을 찍었지만 눈에 보이는것만큼 나오지 않아서 너무 아쉬웠다.
하루 전,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기상해서 옷을 갈아입고, 아침을 먹으러 1층으로 간다. 요코상이 차려주신 아침밥을 먹고, 재성이가 설거지를 하면, 나는 옆에서 설거지한 것들의 물기를 닦아서 제자리에 둔다. 보통 8시에 일을 나가지만 오늘은 휴일이기에 나는 방으로 올라가서 짐정리를 했다.
씻으러 내려갔다가 노노카가 반지를 만들어 준다고 해서 같이 반지를 만들고, 과일 크레이프도 만들어서 같이 나눠먹었다. 그리고 몬스터호텔이란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았다. 자막이 없어서 그냥 일본어로 들었는데, 거의 다 못 알아들었지만, 내용은 다 이해가 갔다.
영화를 보고 씻고 나와서 카메라를 들고 집 밖을 나섰다. 사진을 찍다보니 처음 왔을 때보다는 눈도 많이 녹고, 새싹들도 많이 자란 것을 보았다. 비가와도 해가 떠도 항상 예뻐서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서 사진을 찍었지만, 눈에 보는 것만큼 나오지가 않아서 너무 아쉬웠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아키토상, 재성이, 노노카랑 같이 씨앗도 사러가고, 대형마트에 가서 사고 싶은 것들도 많이 샀다. 집에 와서 요코상이 내가 좋아하는 토마토 스튜를 만들어주고, 재성이는 피자를 만들어주었다. 엄청 진짜 배가 터질 만큼 먹고 더 어두워지기 전에 불꽃놀이를 하러 나갔다.
불붙이면 좌라락 터지는 것도 하고, 막대불꽃도 했다. 아키토상이 사진을 이쁘게 잘 찍어주셨다. 하트도 잘 그렸고, 예쁜 불꽃놀이가 끝나고, 집에 와서 설거지를 했다. 그리고 재성이가 엄청 맛있는 푸딩을 사줘서 후식으로 먹었다. 신경 써서 사준 게 고마웠다.
# 모든 순간이 감사했습니다. 꼭 다시 올게요!
마지막 날, 다 같이 아침을 먹고, 짐을 싸서 시라타키역으로 갔다. 가는 길에 편지를 전해주고, 요코상이 음료수도 사주셨다. 기차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인사를 했다. 기차 문이 닫기고, 노노카가 달려올 때 그때서야 이별을 실감했었다.
나는 이 곳에서 오늘의 삶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 덕분에 이 곳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 언제든 이별은 아쉽지만 에즈라상은 항상 이 곳에 있을 테니까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슬프진 않다. 오히려 더 행복했다. 떠나면서도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다시 이 곳에 올 생각에 들뜨기까지 했다.
다음에는 꼭 일본어를 잘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다. 나에게 좋고 예쁜 기억인 만큼 에즈라상 가족들과 재성이 그리고 우치상과 다녀간 교토손님들 모두에게 나와 함께 보낸 시간들과 내가 예쁘게 기억됐으면 좋겠다. 모든 순간이 감사했습니다. 꼭 다시 올게요!
# 나만의 갭이어 TIP
(언어)
제가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는 거기서 만나 프로젝트를 함께 한 분이 일본어를 잘하셔서 저에게 통역을 해주셔서 일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 분이 없을 때는 영어로 거의 설명을 해주셨고, 이해가 어려운 부분은 몸으로 설명해주셔서 일하는데 별 문제는 없었어요.
그래도 사전에 일본어를 공부하고 가시면 더 좋은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숙소)
집이 깨끗하고,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저는 지내는 동안 불편한 점은 하나도 없었어요.
(식사)
제가 원래 소화가 잘 안되고, 항상 속이 더부룩한 편인데, 여기에 와서 한 번도 배가 아파본 적이 없어요. 요리 솜씨가 너무 좋아서 항상 맛있게 식사를 했어요. 그리고 가끔 한국요리를 해드리면 엄청 행복해하셨어요. 하나 정도는 요리를 연습하셔서 대접해드리는 걸 추천 드려요.
(준비물)
저는 예전에 다친 발목 때문에 스포츠테이핑을 하고 일을 했고, 마트에 갔을 때, 휴족시간을 사와서 밤에 붙이고 잤는데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어요.
(예비참가자들에게)
저는 아쉬웠던 점이 생각보다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한 점이 아쉬워요. ‘일본어를 좀 더 잘했다면 좋았을 걸’이란 후회가 남기 때문에 돌아온 지금 제게는 특별해진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어요. 다음에 만날 때를 기약하면서요.
그리고 생각보다 힘이 드는 일이 많으니 저처럼 단순하게 생각하고 갔다가는 처음에 좀 힘들 수도 있어요. 그래도 다들 잘 하실 수 있는 일이에요. 일이 힘들 것 같아서 망설이기엔 다른 좋은 점들 너무너무 많아요.
# 저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시간이었어요.
갭이어를 보내기 전에 저는 마음의 여유도 없고, 심적으로 불안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어요.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어 일을 하는 동안에는 잡생각도 들지 않았고, 여유롭고 느리게 가는 시간덕분에 저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시간이었어요.
돌아온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난 지금 너무 변한 제가 스스로도 낯설 정도니까요.
저를 위해서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 초록빛 매력에 풍덩! 일본 홋카이도 농장에서의 갭이어 스테이 김영신 갭이어족 갭퍼 / 4주간의 갭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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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단순히 혼자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혼자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 난 나만의 갭이어를 통해서 반복되는 게으른 생활을 바꾸고 싶었고, 의존적인 마음을 없애는 것이 이번 갭이어의 목표였다.
첫 날 공항에서부터 많은 도움을 받으며 우여곡절 끝에 시라타키역에 도착을 했다. 도착하자마자 아키토상을 만났고, 차를 타고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했을 때가 늦은 시간이라서 다들 주무시는 것 같았고, 간단하게 집에 대한 안내를 받고 내 방으로 갔다. 2층에 방이 차서 우선은 1층에 있는 다다미방에서 지내기로 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들이 나를 설레게도 만들고, 왠지 모르게 무섭게도 만든 첫날밤이었다.
# 일이 익숙해지면 이 곳에서의 시간이 짧게 느껴지고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다음 날 아침, 이 곳에서의 첫 식사를 했다. 다른 음식들도 맛있었고, 토마토스튜가 정말 맛있었다. 아침을 먹고, 나보다 한 달 먼저 이 곳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재성이와 밭으로 나갔다. 오전에는 죽은 슈가비트를 다시 심어주는 일을 했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감자밭에서 감자를 심는데, 감자를 심는 기계가 돌아가는데 비어있는 곳에 감자를 채워 넣는 일을 했다. 내가 태어나서 먹은 감자보다 그날 몇 시간 동안 심은 감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온천을 갔다. 안하던 일을 해서 몸이 지쳐있었는데, 온천덕분에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처음 밭에 갔을 때는 아주 멀게만 느껴졌던 밭이 익숙해지면서 짧아졌다. 하루가 일주일 같았던 하루였지만 시간이가고 일이 익숙해지면 이 곳에서의 시간이 짧게 느껴지고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 여기에 와서 새로운 음식을 많이 먹어 보고 있다.
셋째 날, 비가 와서 일을 쉬었다. 방에서 쉬다가 요코상과 싱가폴에서 온 애슐리와 셋이서 정원정리를 했다. 그리고 밭으로 가서 아스파라거스를 수확했다. 그리고 여기서 보게 될거라고 생각도 못한 쑥을 봤다. 쑥도 캐고, 예쁜 꽃도 따고, 레몬밤 잎도 땄다. 집 앞에서 차를 마시고, 감자 창고로 가서 감자를 가져왔다. 보라색 감자, 회색감자, 내가 알던 감자, 고구마와 닮은 감자 여러 감자가 있었다.
집에 와서 씻고 보니 색이 너무 예뻤다. 그리고 점심으로 요코상이 올리브튜나스파게티와 감자를 삶아주셨다. 여기서 먹는 음식은 정말 맛있다. 후식으로 감자 아이스크림, 아까 캐온 쑥으로 만든 모찌, 귤이랑 파인애플을 섞어먹었는데, 처음 먹어보는 조합이었는데, 건강하고 맛있는 맛이었다.
여기에 와서 새로운 음식을 많이 먹어 보고 있다. 그리고 저녁을 먹기 전에 노노카와 집 주변을 산책했다. 일을 하니까 잠도 잘 오고 밥도 다 맛있고 소화도 너무 잘 돼서 몸이 가볍고 좋다.
# 노노카의 다섯 번째 생일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고맙고, 행복했다.
토요일엔 노노카의 생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지만,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서 노노카에게 편지를 썼다. 그리고 요코상이 감자로 케이크도 만들고, 노노카가 좋아하는 음식들, 그리고 다 함께 둘러 앉아 식사를 하고, 노노카가 만든 케이크에 초를 꼽고 노래를 부르고 축하를 했다.
노노카의 다섯 번째 생일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고맙고, 행복했다.
# 내 인생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별이 빛나는 밤이었다.
월요일에 비가 와서 에즈라상 가족들과 재성이, 나 이렇게 다 같이 아사히카와로 나갔다. 에즈라상 가족들은 노노카의 놀이방에 함께 갔고, 나와 재성이는 근처를 구경했다.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케이크도 사고, 도넛도 먹었다. 그리고 다시 에즈라상 가족들과 만나서 스시를 먹으러 갔다. 정말 맛있게 배부르게 많이 먹었다. 다음에 이 곳에 또 여행을 오면 꼭 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근처의 큰 마트에 가서 구경도 하고,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도 샀다. 아마 이 날 ‘휴족시간’을 샀던 것 같은데, 정말 잘 산 것 같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온천을 갔다. 저번에 갔던 곳 보다는 더 오래된 곳인데, 어딜 가나 온천은 너무 좋다. 온천을 한 후, 내가 먹고 싶다고 했던 돈까스를 먹으러 갔다.
여성들만 시킬 수 있는 메뉴가 있다고 해서 나는 그 메뉴를 먹었다. 가지튀김, 각종 야채들이 많아서 여성세트라고 이름을 붙인 거라고 생각했다. 바삭바삭하고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밤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을 했다. 자다가 차에서 내렸는데, 정말 태어나서 그런 광경은 처음 봤다. 별이 쏟아질 것처럼. 아니 많은 별들이 쏟아지고 있는 밤하늘을 봤다. 아키토상에게 카메라를 빌려서 재성이와 밤하늘을 찍고, 서로를 찍어주고, 별자리 어플을 깔아서 무슨 별인지도 찾아보며 다음날 목이 뻐근할 정도로 아주 오래도록 별을 구경했다.
내 인생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별이 빛나는 밤이었다.
# 굳이 말로 다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많은 것들이 있으니까.
일주일이 지났을 즈음 그 날은 오전에 펜스를 설치하고, 옥수수도 마저 골라냈다. 점심으로 시요라멘을 먹었다. 라멘에 버터가 들어가서 더 풍미가 있었고, 국물이 담백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오후에는 슈가비트 밭에 가서 사이드 쪽에 비료를 주고 슈가비트가 자라는 걸 방해할 것 같은 크으은 돌맹이들을 옮겼다.
돌맹이를 옮기는 작업이 나에겐 좀 버거운 일이였다. 손목, 발목, 허리, 어깨 아프지 않은 곳이 없지만 마음만은 매우 뿌듯하고, 좋았다. 4시쯤 일이 끝나고 같이 장을 보러나갔다. 이 곳에 도착한 이 후에 처음으로 시라타키 역 근처의 상점가를 갔다. 건물들이 하나같이 다 예쁘고, 색감이 너무 따뜻했다.
저녁에 바비큐를 할 소고기, 양고기, 돼지고기를 잔뜩 사고, 슈퍼에 들러서 술과 과자를 샀다. 노노카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바베큐 준비를 했다. 다같이 모여앉아서 고기를 구워먹고, 이야기도하고, 나는 일본어를 거의 못 알아들어서 함께 이야기를 한다거나 공감할 순 없었지만, 그래도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굳이 말로 다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많은 것들이 있으니까.
바베큐가 끝나고 뒷정리를 하고, 거실에 앉아서 다들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하면서 ‘나도 일본어가 많이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한국에 가서도 잊지 않고 일본어 공부를 계속 해서 다음에 이곳에 왔을 때 요코상과 아키토상과 노노카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다.
# 교토에서 손님이 오셨다.
이 곳에 온지 2주쯤 지났을 무렵에 교토에서 손님이 오셨다. 저녁으로 나는 엄마에게 배운 한국식 김치갈비찜을 만들고, 재성이는 후아후아를 만들었다. 요코상은 감자샐러드, 감자 피자 등을 만들어 주셨다. 그리고 교토에서 가져오신 죽순을 튀겨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그 다음날은 손님들도 함께 일을 했다. 오전 쉬는 시간에는 교토 손님이 가져오신 말차, 딸기 떡과 내가 가져온 알새우 칩을 먹었다. 교토손님이 가져오신 말차 떡을 먹기 위해서라도 나중에 교토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비닐하우스에 가서 밭을 일구고, 토마토와 오이 등의 모종을 심었다.
오후에는 다 같이 잡초를 뽑았다. 잡초를 뽑으면서 교토사투리도 많이 배웠다. 그리고 다음 날, 겨울에 여기서 같이 스키를 타자는 약속을 하고 교토손님들이 떠났다.
# 내 마음이 잘 전달이 되었기를 바란다.
며칠 후에 오전에 일을 하고, 오후에 쉬게 되어서 재성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읍내를 나갔다 왔다. 나가서 신사도 가고, 게이트볼장도 가고, 동네도 한 바퀴 돌았다. 오는 길에 장을 봐와서 백종원 아저씨께 배운 볶음밥을 만들어 드렸다. 생각보다 간이 너무 약하게 돼서 좀 싱거웠지만 다들 맛있게 드셔주셔서 고마웠다.
다음 날도 쉬는 날이었고, 날씨가 무지 좋았다. 그래서 다함께 외출을 했다. 비에이에 가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푸딩도 사고, 엄청 신선한 재료로 만든 감자과자와 옥수수과자를 샀다. 비에이에 파는 모든 재료가 신선하고, 보기만 해도 맛있는 그런 것들이었다. 비에이를 구경하고, 스프카레를 먹으러 갔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고, 아키토상이 알아보고 데려와주셨다.
그런 배려가 항상 감사하다. 생각만큼 맛있었고, 야채가 정말 맛있었다. 여기에 와서 채소들을 정말 많이 먹는 것 같다. 브로콜리가 이렇게 맛있는 채소였다니. 점심을 먹고 후라노에 갔다. 나무로 된 숲길에 오두막이 여러 개 있는데, 그 오두막에서 각자의 핸드메이드 제품들을 판다. 나무를 깎아서 만든 피아노를 치는 동물, 드럼을 치는 동물 등의 제품도 팔고, 종이를 만들어서 후라노의 풍경을 그려놓은 것, 액자에 담아서 파는 풍경, 가죽가방, 반지, 등의 다양한 제품들을 팔았다.
나는 에즈라상과 재성이에게 줄 편지지 두 장과 내 방에 걸어둘 내가 본 후라노와 이 곳에서 내가 보았던 풍경과 가장 비슷한 그림을 샀다. 그리고 나서 치즈공장을 가서 치즈가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도 보고, 다양한 치즈를 시식도 해보았다. 그리고 요코상이 장을 보는 동안 후라노를 돌아다녔는데, 정말 조용하고, 집들이 너무 이뻤다. 남의 집을 찍는 것이 이상하기도 하고, 실례일수도 있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찍고 있었다. 정말 한적하고, 예쁜, 걷고 싶은 그런 곳이였다.
이동하는 차안에서 아키토상이 한국노래를 틀어주셔서 들으면서 갔는데, 원더걸스, 빅뱅, 카라의 옛날 노래들이 많이 들렸다. 꽃보다 남자ost도 나오고, 겨울연가 ost도 나왔다. 이 곳에서 들으니까 더 신기했다. 온천에 왔다. 여러 군데를 갔었지만, 나는 이번에 갔던 곳이 가장 좋았다. 탕의 종류도 많고, 무엇보다 노천탕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하늘도 예쁘고, 나무도 예쁘고, 탕 옆에 있던 나무와 꽃이 정말 예뻤다. 이 곳에서 많은 피로가 풀렸다. 한국에 돌아가면 온천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그리고 저녁으로 샤브샤브를 먹으러 갔다. 엄청 배부르게 맛있게 많이 먹었다. 밥을 먹고 집에 돌아오니 거의 11시였다. 밤늦게 오래 운전해준 아키토상에게 너무 고마웠다.
떠나기 이틀 전이 되었고, 밤에 재성이와 에즈라상에게 편지를 썼다.
내 마음이 잘 전달이 되었기를 바란다.
# 비가와도 해가 떠도 항상 예뻐서 사진을 찍었지만 눈에 보이는것만큼 나오지 않아서 너무 아쉬웠다.
하루 전,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기상해서 옷을 갈아입고, 아침을 먹으러 1층으로 간다. 요코상이 차려주신 아침밥을 먹고, 재성이가 설거지를 하면, 나는 옆에서 설거지한 것들의 물기를 닦아서 제자리에 둔다. 보통 8시에 일을 나가지만 오늘은 휴일이기에 나는 방으로 올라가서 짐정리를 했다.
씻으러 내려갔다가 노노카가 반지를 만들어 준다고 해서 같이 반지를 만들고, 과일 크레이프도 만들어서 같이 나눠먹었다. 그리고 몬스터호텔이란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았다. 자막이 없어서 그냥 일본어로 들었는데, 거의 다 못 알아들었지만, 내용은 다 이해가 갔다.
영화를 보고 씻고 나와서 카메라를 들고 집 밖을 나섰다. 사진을 찍다보니 처음 왔을 때보다는 눈도 많이 녹고, 새싹들도 많이 자란 것을 보았다. 비가와도 해가 떠도 항상 예뻐서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서 사진을 찍었지만, 눈에 보는 것만큼 나오지가 않아서 너무 아쉬웠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아키토상, 재성이, 노노카랑 같이 씨앗도 사러가고, 대형마트에 가서 사고 싶은 것들도 많이 샀다. 집에 와서 요코상이 내가 좋아하는 토마토 스튜를 만들어주고, 재성이는 피자를 만들어주었다. 엄청 진짜 배가 터질 만큼 먹고 더 어두워지기 전에 불꽃놀이를 하러 나갔다.
불붙이면 좌라락 터지는 것도 하고, 막대불꽃도 했다. 아키토상이 사진을 이쁘게 잘 찍어주셨다. 하트도 잘 그렸고, 예쁜 불꽃놀이가 끝나고, 집에 와서 설거지를 했다. 그리고 재성이가 엄청 맛있는 푸딩을 사줘서 후식으로 먹었다. 신경 써서 사준 게 고마웠다.
# 모든 순간이 감사했습니다. 꼭 다시 올게요!
마지막 날, 다 같이 아침을 먹고, 짐을 싸서 시라타키역으로 갔다. 가는 길에 편지를 전해주고, 요코상이 음료수도 사주셨다. 기차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인사를 했다. 기차 문이 닫기고, 노노카가 달려올 때 그때서야 이별을 실감했었다.
나는 이 곳에서 오늘의 삶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 덕분에 이 곳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 언제든 이별은 아쉽지만 에즈라상은 항상 이 곳에 있을 테니까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슬프진 않다. 오히려 더 행복했다. 떠나면서도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다시 이 곳에 올 생각에 들뜨기까지 했다.
다음에는 꼭 일본어를 잘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다. 나에게 좋고 예쁜 기억인 만큼 에즈라상 가족들과 재성이 그리고 우치상과 다녀간 교토손님들 모두에게 나와 함께 보낸 시간들과 내가 예쁘게 기억됐으면 좋겠다. 모든 순간이 감사했습니다. 꼭 다시 올게요!
# 나만의 갭이어 TIP
(언어)
제가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는 거기서 만나 프로젝트를 함께 한 분이 일본어를 잘하셔서 저에게 통역을 해주셔서 일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 분이 없을 때는 영어로 거의 설명을 해주셨고, 이해가 어려운 부분은 몸으로 설명해주셔서 일하는데 별 문제는 없었어요.
그래도 사전에 일본어를 공부하고 가시면 더 좋은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숙소)
집이 깨끗하고,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저는 지내는 동안 불편한 점은 하나도 없었어요.
(식사)
제가 원래 소화가 잘 안되고, 항상 속이 더부룩한 편인데, 여기에 와서 한 번도 배가 아파본 적이 없어요. 요리 솜씨가 너무 좋아서 항상 맛있게 식사를 했어요. 그리고 가끔 한국요리를 해드리면 엄청 행복해하셨어요. 하나 정도는 요리를 연습하셔서 대접해드리는 걸 추천 드려요.
(준비물)
저는 예전에 다친 발목 때문에 스포츠테이핑을 하고 일을 했고, 마트에 갔을 때, 휴족시간을 사와서 밤에 붙이고 잤는데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어요.
(예비참가자들에게)
저는 아쉬웠던 점이 생각보다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한 점이 아쉬워요. ‘일본어를 좀 더 잘했다면 좋았을 걸’이란 후회가 남기 때문에 돌아온 지금 제게는 특별해진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어요. 다음에 만날 때를 기약하면서요.
그리고 생각보다 힘이 드는 일이 많으니 저처럼 단순하게 생각하고 갔다가는 처음에 좀 힘들 수도 있어요. 그래도 다들 잘 하실 수 있는 일이에요. 일이 힘들 것 같아서 망설이기엔 다른 좋은 점들 너무너무 많아요.
# 저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시간이었어요.
갭이어를 보내기 전에 저는 마음의 여유도 없고, 심적으로 불안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어요.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어 일을 하는 동안에는 잡생각도 들지 않았고, 여유롭고 느리게 가는 시간덕분에 저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시간이었어요.
돌아온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난 지금 너무 변한 제가 스스로도 낯설 정도니까요.
저를 위해서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