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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갭이어스테이 "여기서의 생활은 모든 것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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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강한 지금, 곧 있을 과제와 시험을 생각하면 걱정은 되지만 가장 우선인 게 내 마음과 몸의 건강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도 처음 시작할 때처럼 재밌었고, 수업을 듣고 책을 읽을 때도 나의 태도에 여유가 생겼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갭이어 프로젝트를 통해 나를 회복시키는 제대로 된 방학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부산 갭이어스테이/김태양 갭이어족 갭퍼/8주간의 갭이어

     

     

     

    계획에 쫒기기 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데로 하는 것을 여행의 테마로 잡았습니다.

     

     

     

     

     

    군대에 있으면서 처음 알게 되었고, 좋은 프로그램이라 꼭 한번 참여해봐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학기 중에 전공과목과 과제와 대외활동에 이리저리 쫓기듯 지냈는 데, 방학 동안에 공부하거나 쉬는 것보단 특별한 게 하고 싶은데, 여행을 하기엔 돈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때 갭이어 프로그램이 떠올랐고, 학기 중에 바쁘게 생활하면서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기 때문에 참여하였습니다. 

    갭이어를 통해 큰 목표를 가지지는 않았습니다. 단순히 좀 쉬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하고 참여한 것이기 때문에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계획에 쫓기기 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을 여행의 테마로 잡았습니다.



    제 맘이 가는 대로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실 첫 날부터 계획은 틀어졌습니다. 그 동안 저는 모든 것을 계획을 세워가며 생활했습니다. 주 단위, 시간 단위로 쪼개가며 간신히 끼워 맞춘 제 시간표는 매일 저를 끌고 갔고, 그게 많은 과제와 학과 공부와 대외활동을 모두 소화할 수 있게 한 저만의 방법이었습니다. 

    제가 처음에 배정받은 곳은 남포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였습니다. 그래서 나름 블로그 후기들도 찾아보고 근처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을 간단히 미리 알아갔지만 막상 가서 보니 제가 갭이어 스테이 활동을 하게 될 곳은 서면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였습니다.
     
    처음에는 원래 제 스타일대로, 저는 계획적이고 일관성 있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매일 규칙적인 생활과 시간 단위로 쪼갠 시간표를 사용하려고 했습니다. 먼저 빠르게 돌아보려고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는데, 유명한 곳만 버스가 데려다 주는 것인데도 날씨가 춥고 몸도 피곤해서 힘들었습니다. 

    그러다 시티투어 일정 중 마지막 코스인 이바구 공작소에서 걷다가 이렇게 해야 되나 싶었습니다. 몸도 피곤하고 별로 가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는데 꼭 이런 식으로 다 돌아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부터 제 맘이 가는 대로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뒤로는 뭐든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실행해보게 되었습니다. 가끔 만나게 되는 외국인들과 대화를 시도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했었고 언어가 달라서 잘 통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이 영어를 쓸 줄 알고, 반감을 가지는 경우도 없어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는 지점이 되기도했습니다. 

    그렇게 계획을 세우지 않기로 마음을 먹자 몸도 마음도 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며칠은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보내기도 했고, 혼자만의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가끔씩 이렇게 생활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심심하면 책을 읽거나 산책을 나가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많고 시끌벅적한 것보다 조용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혼자 천천히 걸으면서 구경했습니다. 어느 날 바다가 보고 싶으면 태종대나 해운대, 이기대를 가서 걷고, 날씨가 좋으면 시민공원으로 산책을 다녔습니다. 

    마음이 편해지니까 몸도 건강해지는 기분이고 살도 조금씩 찌게 되었습니다. 학기 중엔 잠도 맘 편히 못자서 눈썹이 빠지고 피부도 건조해지고 살이 계속 빠져서 보기 좋지 않았는데 어렸을 때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마음이 너무 편해져서 인지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갈 때마다 집에 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일출을 보면서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고 그저 멋있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대부분 남포동 쪽을 자주 다녔습니다. 그 쪽이 처음 도착했던 곳이고 볼거리와 먹을거리도 많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남포동은 전주에서 친구들이 놀러오면 가보라고 추천했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biff거리나 자갈치 시장에서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고 먹고 놀다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그러다가 갈수록 경치가 좋은 곳만 찾아다녔습니다. 좋았던 두 가지는 달맞이길 쪽 사우나에서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고 해가지는 것을 본 것과 용궁사에서 본 일출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는 나중에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노을을 본 것은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목욕탕을 갔을 때 였습니다. 목욕탕 한 쪽 벽이 통유리로 되어있었고, 그곳에서 보는 바다가 정말 예뻤습니다. 중간에 일이 있어서 목욕탕을 예정보다 좀 늦게 가게 되었는 데, 우연히도 해가 지기 얼마 전이었습니다. 

    그래서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고 처음엔 파란 바다를 보다가 점점 붉어진 바다와 하늘을 보고, 완전히 해가 지자 해운대 더베이 101 방향의 야경과 멀리 광안대교가 함께 보였습니다. 그렇게 목욕을 마치고 대구탕을 먹고 옵스 빵집에서 빵을 좀 사서 커피 한잔 하며 들어갔습니다. 

    용궁사는 바닷가 암벽에 세워진 절을 한번보고 싶어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도를 보니 용궁사의 방향이 동쪽을 향해있어서 일출을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 중 하루 쉬는 날에 맞추어 그 전날에 송정해수욕장에 가서 1박을 하고 새벽에 용궁사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송정해수욕장은 서핑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같이 일하는 형과 게스트하우스 사장님도 서핑을 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었습니다. 송정해수욕장에는 저녁에 도착해서 한 바퀴돌고 해수욕장 끝에 있는 팔각정에서 서서 바다를 보다가 들어갔습니다.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서 용궁사로 일출을 보기위해 출발했습니다. 가보니 일출을 보기 전에도 용궁사는 그 자체로 멋있었다. 바로 밑에 바다에선 파도가 치고 그 앞에 절이 서있는 모습이 사진에서 볼 때 보다 멋졌고, 해가 뜨자 더 멋있었습니다. 

    옆에선 다른 분들이 이 광경을 카메라에 담고 계셨고, 제를 지내는 분들도 있었다. 일출을 보면서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고 그저 멋있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습니다.




    나만의 갭이어 TIP

     

    (언어) 
    언어에 자신이 없더라도 시도하면 대강의 의사소통은 가능합니다.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이니 서로 대화가 잘 안돼도 배려해주고요. 조금 어색할 수 있더라도, 먼저 인사하고 대화를 시도하는게 시작인 것 같습니다. 

    (숙소) 
    겨울에 참여했는데 따뜻한 물도 아주 잘 나오고 난방도 잘되서 숙박시설에 대해선 전혀 불만이 없었습니다. 

    (식사) 
    식사는 게스트하우스 직원들과 함께 준비해서 다같이 먹습니다. 가끔 사람이 부족하면 혼자 준비해야 할 때도 있었지만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끼리 간단하게 해먹는 거라 맛없어도 맛있게 먹어요 ^^. 못하겠다고 너무 빼지만 않으면 됩니다. 

    (준비물) 
    와이파이는 다 돌아가고, 갭이어 활동을 하면서 가끔 외부에서 숙박을 해결해야 할 경우도 생깁니다. 그럴 때만 짐을 간소하게 챙기면 되고, 활동기간 동안에는 그냥 부산에서 사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간단한 짐을 챙겨가고 다른 짐들은 택배로 보내서 받았습니다. 

    (후임갭퍼들을 위한 팁) 
    여기서의 생활은 주변 사람들 보다는 나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것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게 좋습니다.



    나만의 부산 여행지

     

     

     

     

    * 송정해수욕장에서 1박- 용궁사 일출 또는 송정해수욕장 일출 

    용궁사에서 일출을 보고 싶었는데 게스트하우스 위치가 너무 멀어서 송정해수욕장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 자고 새벽에 용궁사로 출발했다. 추웠지만 가장 인상깊은 장소였다. 

    * 해운대 야경, 광안대교 
    친구가 부산에 놀러와서 저녁먹을 때쯤 달맞이길쪽에 있는 목욕탕에가서 사우나를 했다. 목욕탕 한쪽이 통유리로 되어있었는데, 따뜻한 탕에 앉아서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고 나와서 대구탕을 먹고 광안리를 가서 광안대교를 보며 걷다가 회 센터에 들어가 광어에 소주를 마셨다. 야경들이 보기 좋고 회도 맛있어도 이 코스만 두번 다녔다.

     

     

     

    # 갭이어 프로젝트를 통해 나를 회복시키는 제대로 된 방학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다시 그곳에 가야 할 계기도 생겼다는 것입니다. 마음에 여유가 있는 생활을 해서 그런지 생활하는 내내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고, 그 동안 받은 스트레스도 모두 풀려 방학동안 정신적으로 완전히 재충전한 기분입니다.

    프로젝트가 끝난 지금. 흔히 말하듯,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인데 스스로를 너무 밀어붙이지 말고, 차근차근 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개강한 지금, 곧 있을 과제와 시험을 생각하면 걱정은 되지만 가장 우선인 게 내 마음과 몸의 건강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도 처음 시작할 때처럼 재밌었고, 수업을 듣고 책을 읽을 때도 나의 태도에 여유가 생겼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갭이어 프로젝트를 통해 나를 회복시키는 제대로 된 방학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나의 갭이어는

    경험 ★★★★☆
    부산을 많이 돌아다니진 못했지만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한 경험이 가치있었다.

    배움 ★★★★☆
    군대를 갔을 때와 비슷하게,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라는 것을 배웠다. 특히 부산지역 사람들의 생각과 내가 살던 전북 지역 사람들의 생각하는 방식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환경 ★★★★★
    서면지역이라 시가지가 바로 옆에 있고, 지하철역 1호선과 2호선이 겹치는 서면역이 5분도 안 걸렸으며, 간단하게 먹고 싶은게 있으면 부전시장에서 먹을 수도 있고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부산 시민공원에서 산책을 하기도 했다. 필요한 모든 게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서 좋았다.

    안전 ★★★☆☆
    시장 쪽이라 밤에는 술 드신 어르신들이 많아 여자분들에게는 조금 위험할 수 있을 것 같다. 같이 일하는 여직원이 일이 있어 나갈 때는 내가 같이 나가기도 하였다. 
     
    여가 ★★★★★
    갭이어를 하며 가장 많았던 게 시간이다. 시간이 많으니 여유가 생기고, 여유가 생기니 몸도 건강해졌다. 학기 중엔 항상 시계만 보며 살다가 부산에선 해가 어디쯤 떴는지를 살피며 생활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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