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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갭이어스테이] 나는 두 달 전과는 꽤 많이 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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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칭찬에 인색하던 내가 게스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낯간지러운 칭찬도 할 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이 곳에서 만난 모두와 웬만한 의사소통이 될 정도로 영어 회화실력 또한 큰 변화가 생겼다. 

     


    앞으로 살아갈 날은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지만 이젠 어떠한 일이든 후회를 하더라도 전보다는 나은 자신감 있는 삶을 살아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외국인 친구들에게 나만의 서울을 소개해 보자, 갭이어 스테이 서울!/이혜민 갭이어족 갭퍼/8주간의 갭이어

     

     

     

     

    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나 자신을 가장 변화시키고 싶었다.

     

     

     

     

    2017년 1월 1일 가장 친한 친구와 이야기 하면서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니 나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 현실을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나는 그냥 막연하게 이 상황을 도망치고 싶었다. 무작정 부모님께 휴학이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 휴학을 하면 내가 뭘 해야 할지 뭘 할 수 있을지 사실 잘 알지 못했다. 어쩌면 뭘 하는 것 자체가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아무 생각 없이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을 보냈다. 도저히 이렇게 있어서는 안되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고 아무도 날 모르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해외봉사든 해외여행이든 여러 프로그램들을 알아보았다. 

    그러다 해외봉사 프로젝트가 있는 한국 갭이어를 알게 되었고 이 한국 갭이어 라는 곳에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하지만 돈 쓰면서 놀기 바빴던 나에겐 해외로 떠날 수 있는 돈이 없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았고 이 서울 갭이어스테이 프로젝트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처음 이 프로젝트의 내용을 봤을 땐 그냥 ‘아, 서울에서 살면 좋겠네. 재밌겠다. 한 번 해볼까?’ 이런 단순한 생각뿐이었다. 어쩌면 이런 단순한 생각이 바탕이 되어 내가 이 프로젝트에 도전을 할 수 있게 된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관련된 일들을 중점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여행이 좋고 사람이 좋아서 관광을 전공으로 공부했던 난 서울 갭이어스테이에 다시 한 번 눈이 갔고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내용들을 살폈다. 

    여행하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행복했던 나는 이 프로젝트 내용 중에서도 게스트들과의 서울여행이 사실 가장 끌렸다.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부터 들었다. 그리고는 홧김에 신청을 해버렸다. 이것은 휴학 이후로 나에게 가장 큰 결심이자 도전이었다. 그렇게 나만의 서울 갭이어스테이 프로젝트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나 자신을 가장 변화시키고 싶었다.  20년 동안 한결같이 게으르고 끈기도 없고 남들에게만 의지하려고 했던 내가 너무 꼴 보기 싫어서 달라지고 싶었다. 

    예를 들어, 자신감 있는 모습이라든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자격증을 딴다든가 뭐 이런 세세한 목표는 없었지만 나 자신에게 내가 만족할 수 있게 그렇게 변화해가고 싶었다. 이 갭이어가 끝나면 이 갭이어를 신청했을 때와는 다른 마음가짐을 가지고 싶었다. 내가 가졌던 이 갭이어의 목표는 나 자신 하나 뿐이었다.




    나는 이곳에서 너무 많은 사랑을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받았다.

     

     


     

    프로젝트가 종료되고도 기억에 남는 사람이 너무 많다. 우선 게스트하우스가 없었다면 이 프로그램도 없었을 테니 가장 먼저 Daniel 대표님, 그리고 나와 같은 날 첫 갭이어를 함께 시작했던 우리 혜인언니 , 중간에 새로 들어와서 두 여자스텝 사이에서 고생 많았을 우리 승권오빠, 피곤해도 항상 새벽까지 나와 많은 이야기를 했던 우리 명식오빠.

    다들 너무너무 감사하다. 가장 어리다는 이유로 많이 이해해주고 봐주고 챙겨줘서 항상 사랑받는 느낌을 받으면서 지냈다. 그리고 나의 첫 외국인 친구가 되어준 필리핀에서 온 Micca , 일본에서 온 마미언니 , 아카네 ! 이번 달 말에는 이 두 친구들 만나러 혜인언니와 일본여행 가기로 했다. 또 나와 혜인언니의 단짝!! 영국에서 온 Bill오빠와 Tom오빠 ! 신촌으로 한국어 배우러 다니느라 고생이 많았던 오빠들이다. 

    공기놀이를 참 좋아해서 항상 같이 했었다. 하지만 왕년의 공기짱이던 나를 두 오빠는 한 번도 이겨본 적 이 없다. 또 뉴욕에서 온 재미교포 Jacob오빠! 항상 우리가 영어의 벽을 느낄 때면 나타나서 통역을 해주던,, 매번 고마웠어요 >___< 홍콩에서 신발 사러 왔던 희봉오빠 ! 무슨 말만 하면 k-pop으로 대답해서 당황했었다. 만약에 내가 아 미치겠다~ 이러면 손담비의 미쳤어를 부른다던가.. 혹은 내가 다른 외국인에게 sorry 라고 하면 슈퍼주니어의 sorry sorry 를 부른다던가.. 뭐 이런… 

    또 대만에서 온 Dawn언니, 말레이시아에서 셰프라고 했지만 신라면 끓여먹은 Ian오빠, 한국이 너무 좋아서 서울에만 3번째 왔던 Reito언니, 파란머리가 인상적이던 Kira언니, 프랑스에서 한국의 맛을 알고 싶다며 와서는 클럽의 맛을 알고 갔던 프랑스에서 온 Michael오빠와 베프가 됐던 88년생인줄 알았지만 98년생이었던 호주 남동생 Asher, 

    우리 게하의 장기게스트인 Salome 등등 너무 따뜻하고 행복한 기운만 전해주고 갔던 게스트들이 많았지만 너무 많아서 다 못쓰겠다. 나는 이곳에서 너무 많은 사랑을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받았다.



    나만의 갭이어 TIP


     


     

    (언어)
    나는 따로 스터디를 하거나 토익학원을 다니거나 아르바이트를 하지않아서 근무를 하지않은날에도 종종 게스트하우스에 있었다. 

    그러다보니 근무 외에도 만나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게스트들이 많아졌고 영어로만 대화를 하니 자연스레 일상회화실력이 늘었으며 평소에 알고있었지만 쓰지않았던 영어문법들이나 잊혀져가던 영단어들이 하나 둘 씩 다시 떠오르게 된다. 전문적인 회화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이상 따로 학습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숙소)
    가끔씩 성별이 다른 게스트와도 같은 방을 쓸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색다른 경험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좋다.

    (식사)
    같이 근무하는 스탭들 중에 요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다른스탭언니 한 명은 자주 요리를 해먹지않음) 나 혼자여서 요리를 해 먹어야 하는 점심과 저녁식사는 꽤 힘들었지만 뒷정리나 설거지 같은 경우는 요리를 하지 않은 스텝들이 해주니 서로서로 잘 도우면 별 탈은 없을것같다. 하지만 그래도 오뎅볶음이라도 만드는 법을 알고 가는게 좋을 것이다.

    (준비물)
    게스트하우스 내에서 신을 슬리퍼가 꼭 필요하다. 오기 전에 꼭 다이소에 들러야 한다. 하지만 천으로 된 슬리퍼는 영심이(게스트하우스 내 강아지)의 장난감이 될 수 있으니 고무고무 슬리퍼를 구매해라. 

    섬유유연제가 없으니 혹시나 세탁을 하고 자신의 옷에서 향긋함을 느끼고 싶다면 개인 구매하여 가져오시길. 또 드라이기와 다리미가 있는 것이 굉장히 편리하다. 여성분들은 고데기 알아서 챙기시길 바란다. 

    그밖에 궁금한 것들은 게스트하우스 전화번호로 전화해서 물어보면 친절하게 대답해줄 테니 뭐든 질문해라. 와서 사려면 돈도 시간도 은근히 많이 든다.

    (예비참가자들에게)
    누구든 어디에서 왔든 먼저 다가가세요. 모든 이들이 웃으면서 대해 줄 거에요. 그리고 집안일 많이 하고 오세요. 화장실 청소 같은 것도 집에서 한 번 경험해보고 오세요. 

    요리도 많이 해보고 오세요. 요리 할 일 많아요. 물론 삼시세끼 다 먹는다면. 옷걸이는 많이 있으니까 따로 챙겨오지 않아도 됩니다. 이곳에 와서 계획을 짜도 상관은 없지만   알차게 보내고 싶다면 충분한 계획을 생각하고 오세요 달은 너무 짧습니다

    예약이 꼬여서 방을 옮겨야 할 때도 있어요. 두 달 동안 살려고 가져온 짐들도 다 옮겨야 하지만 너그러이 받아들이세요. 어쩌다 한 번 있는 일입니다. 




    나만의 서울 여행지


     


     

    혼자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싶을 땐 마포대교를 추천한다. 어느 순간부터 인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울의 한 곳이라도 가보기 위해서 막 급하게 알아보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아무것도,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졌다. 그래서 그냥 나 혼자 바람 쐬며 걸을 수 있는 곳을 생각했고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를 가게 되었다. 




    # 이렇게 나는 두 달 전과는 꽤 많이 달라졌다.


     


     

    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혼자 살아가 법을 알기 시작했다. 남들이 혼밥이니 혼영이니 혼술이니 뭐니 할 때 그런 걸 어떻게 해? 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홍대 거리를 혼자 걸어도 보고 홍대맛집에 가서 혼밥도 해보고 스스로 계획한 서울 여행도 해보고 특별한 1인전용 노래방에 가서 두 시간동안 혼자 미친듯이 놀아보고.. 이렇게 혼자여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가게 되었다.

    외국인들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처음엔 인사조차도 못하고 혹시라도 말 실수를 하게 될까봐 뭐든 두려웠고 또 그러다보니 흥미 또한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처음 만나 체크인을 하는 게스트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어느 나라에서 왔고 또 한국에 온 이유를 물어보면서 차차 자신감이 생겨 사람들과의 첫 만남에서 말을 트는 방법도 알아갔다.점차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알 수 있었고 
    매사에 말을 조심하게 되는 습관도 생겼다.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학교를 다니면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경험해보니 왜 진작에 이러지 못했을까 하고 살짝 후회가 들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도 지금의 내가 행복해서 지금의 나에게 만족해나가고 있어서 과거의 나에게 아쉬움이 생긴 것이기에 그 후회조차 행복했다. 

    내가 너무 각박한 세상 속에 살아왔고 나 또한 각박해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주의자들이다. 남들을 위하는 것 같지만 결국엔 자기를 위한다. 그게 내가 알고 내가 살아가는 현실이었다. 

    하지만 이 곳에선 이름조차 들어본 적도 없는 나라에서 왔거나 항상 인터넷 속에서만 봐왔던 나라에서 온 게스트들을 만나며 내 가치관 또한 많이 바뀌었다. 사소한 일에 진심이 느껴지도록 고마워하고 정말 작은 실수에도 너무나도 미안해하는 그런 사람들, 항상 미소를 짓고 다니는 모습의 사람들, 한국을 너무 사랑해주는 사람들, 말 한마디를 건네도 상냥하게 받아주며 작은 도움에도 꼭 쪽지나 메시지로 감사함을 표시하는 사람들과 보낸 이 곳에서의 2달은 지난 20년동안의 나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도록 하였고 

    나의 행동 하나하나 말 하나하나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낯가리며 복도에 지나가는 게스트한테 인사조차 하지 않던 내가 이젠 먼저 “Hi,How are you ?” 묻기 시작했고, 매일같이 얼굴 보며 지내왔던 가족들의 소중함도 깨닫게 되고 부모님에게 잠깐이나마 연락을 자주 드려야겠다는 생각 또한 할 수 있었다. 

    칭찬에 인색하던 내가 게스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낯간지러운 칭찬도 할 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이 곳에서 만난 모두와 웬만한 의사소통이 될 정도로 영어 회화실력 또한 큰 변화가 생겼다. 

    앞으로 살아갈 날은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지만 이젠 어떠한 일이든 후회를 하더라도 전보다는 나은 자신감 있는 삶을 살아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두려워 하지 않고 도전할 것 이며 그 도전이 이번의 갭이어처럼 또 다른 변화를 주기를 기대할 것이다. 

    이렇게 나는 두 달 전과는 꽤 많이 변화했다



    나의 갭이어는

    경험 ★★★★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니까 

    배움 ★★
    위에서 다 말했다시피 배운 점이 많았기 때문에

    환경 ★★
    나름 살기 좋았다. 침대도 편하고 와이파이도 잘 되고 청결하고 좋았다. 

    안전 ★★
    홍대라서 걱정많이 하고 갔는데 새벽에 나갈 일만 없다면 정말 안전하다.

    여가 ★★★
     주 2일 근무라서 그런지 남은 5일을 자신만의 여가시간으로 채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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