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을 하고 내가 가진 돈과 시간 내에서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가장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갭이어 스테이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또 학교에 다니면서 전공과 내 미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럴 때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 나에게 갭이어 스테이 프로젝트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처음부터 갭이어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내 안의 사소한 생각들과 사고방식이 조금씩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혼자 적응해가는 나의 모습이 궁금했고 다양한 삶의 모습을 가진 사람들을 마나며 현실에 안주했던 내 모습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의 역할
9월 22일에 출국해 23일 파리에 도착한 저는 게스트하우스에서 1주일간 수습기간을 마치고 오전근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오전근무는 아침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아침식사시간에 손님들을 깨워드리고 식당청소, 도미토리 청소, 체크인, 체크아웃 등을 담당하는 역할입니다.
저는 8시에 손님을 깨워드리기 위해 7시 30분 정도에 일어나 대문을 열고 간단하게 식당을 정리했습니다. 아침식사를 하면서 손님들 일정을 봐드리고 루트를 설명해 드리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럴 때마다 스탭의 역할의 굉장히 중요하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오전근무가 끝나는 1시부터는 자유시간이라 그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었습니다.
처음 3주정도는 유명 관광지나 미술관등을 다니며 구경했고 그 후로는 파리시내의 작은 골목들을 돌아다니며 내가 가장 좋아했었던 센강 근처를 자주 걸어다녔습니다. 한 주에 2~3번정도 1시부터 8시까지 숙소를 지키는 역할인 킵을 했었고 매주 월요일은 오전근무자 휴일이라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시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했던 것이 가장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손님들이 관광을 마치고 들어오시면 함께 간단한 안주거리를 만들고 맥주를 마시며 저녁시간을 보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그 중에 기억에 남는 손님들이 몇 명 있었습니다.
먼저 결혼한지 1년 된 신혼부부였는데 같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5대륙을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는 부부였습니다.
돈을 최대한 아껴가며 가장 저렴한 숙소와 교통을 이용하며 여행을 하고 계셨는데 처음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는 두려움이 컸지만 이렇게 여행을 다니면서 마음에 여유로움이 생기자 돈에 대한 집착을 많이 떨쳐버릴 수 있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두 분이 함께 포장마차를 차려 소박하게 살아야겠다고 하시는 것을 보면서 삶을 즐겁고 멋지게 사는 분들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첫 해외여행으로 혼자서 배낭여행을 온 동갑 친구도 만났는데 그 친구는 1달간 배낭여행을 마치고 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걸어가는 순례자의 길을 걸어갈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첫 해외여행을 혼자 나온 것도 대단했지만 순례자의 길을 걷는다는 말을 듣고 정말 두려움도 없고 대단한 친구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이 넓어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 말고도 혼자 파리 시내를 돌아다니며 많은 생각을 했는데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파리지앵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와는 참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 파리지앵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애정표현을 아끼지 않고 항상 가족단위로 식사를 하고 여가를 보내는 모습이 인상 깊게 남아있습니다.
또한 이 일을 했던 스태프 언니들과 동생들이 마음이 잘 맞아서 쉬는 날에는 함께 파리 시내로 나가 구경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추억을 남겼습니다. 프로젝트를 마친지 한달 정도 되어가는데 아직까지 연락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아직도 먹먹해지는 파리 테러 사건
11월 13일 금요일 저녁 9시경 파리 시내에서 테러가 일어났습니다.
언론에서 9.11테러 이후 가장 최악의 테러라고 말할 만큼 피해자도 많았고 충격이 큰 사건이었습니다. 테러라는 것을 항상 뉴스에서만 보던 저는 제가 머물고 있는 도시에서 테러가 일어났다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테러가 일어난 직후 대중교통이 운행을 중단하고 관광명소들이 문을 닫자 많이 심각한 일이라는 것을 실감했고 3일정도 외출을 할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테러가 일어난 장소들이 평소 내가 좋아했던 생마르탱 운하와 리퍼블릭 광장 주변이라는 것이 더욱더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한국에도 파리 테러사건 소식이 전해지자 가족과 친척들 친구들에게 무사히 잘 있느냐는 연락이 많이 왔고 특히 부모님께서 걱정을 너무 많이 하셨습니다. 사실 테러 직후 파리에서는 최대한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 커져서 언론에서 보여지는 상황만큼 많이 위험하거나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테러라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몸소 느낀 것 같습니다.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파리시내에서 추모행사가 이어졌고 유명 관광지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파리는 완전히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테러가 났던 그 당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기분이 이상하고 먹먹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갭이어 스테이, 그 후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나서 진로나 미래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들이 많이 사라졌고 게스트하우스 업무를 도와주면서 책임감도 많이 생겼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친해지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고 나의 이야기를 하는 대화의 방법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 참가자를 위한 TIP★
갭이어 스테이는 절대 그 도시를 여행할 목적을 가지고 신청하면 안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며 지내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많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많이 주어지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숙소와 손님을 관리하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점을 생각하지 않으면 힘들 수도 있습니다.
나의 갭이어는,
경험 ★★★★★
파리에 2달동안 살면서 파리의 구석구석을 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것은 살면서 가장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배움 ★★★★★
힘든 일도 있었고 즐거운 일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다 배울점들이었다.
환경 ★★★★☆
낯설고 새로운 곳이라 모든 것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안전 ★★★☆☆
파리에 있는 동안 아주 큰 테러가 나서 3~4일정도 외출을 하지 못했다. 그 외에는 모두 안전했지만 예상치 못한
테러가 발생해 파리가 완전히 안전한 곳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여가 ★★★★☆
일을 마치고 자유시간을 정말 잘 보냈던 것 같다. 여유롭게 걸어다니고 구경하면서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더 다양한 프로젝트를 보고 싶다면?▼▼▼
▼▼▼어떤 갭이어를 보내는 것이 좋을 지 고민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