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파이낸스,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열쇠 갭이어 후기

작성자: 김민선
국가/도시: 아시아/캄보디아/프놈펜
조회수 : 2318

지금 필요한 것은 휴식과 관심 분야인 금융업무의 경험이 절충된 것이라는 판단이 내려졌고, 캄보디아에서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 대출)을 통해 어려운 사람들의 생존을 돕는 일을 하며 갭이어를 갖기로 결심했다. 언젠가는 꼭 해외에 나가서 재충전을 하고 싶다는 열망도 국내의 사회적 기업이 아닌 캄보디아로 떠나기로 결심한 것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마이크로 파이낸스,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열쇠!/김민선 갭이어족 갭퍼/12주간의 갭이어

여느 때 처럼 상반기 공채에 지원하기 위한 자소서를 쓰고 있던 중 참을 수 없이 답답함 느꼈다.

졸업을 유예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졸업을 유예한 시기는 생각보다 훌쩍 길어졌고 그 기간 동안 제출한 자소서는 점점 쌓여갔다. 이처럼 그간 묵묵하게 해온 일인데 그 날은 도저히 답답함을 견딜 수가 없었다.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내가 배운 지식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었으면 좋겠다는 갖게 되어 금융 공기업을 목표로 취업에 도전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 사회적 기업 인턴에 관한 설명회를 하는 것을 보게되었고, 공기업이 목적이니 연관된 경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자료를 챙겨두었다.

반복되는 일상이 답답해진 그 때, 사회적 기업 인턴 프로그램이 생각나 그 때 기억해둔 갭이어 사이트에 들어갔다. 처음엔 사회적 기업 인턴을 신청하려고 했지만, 수 많은 갭이어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아직 한 번도 해외 경험을 해보지 못해서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해외에 대한 열망도 다시금 커지기 시작했다. 결국 결정을 하지 못하고 갭이어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

갭이어 컨설팅을 받으며 좋았던 점은 그 동안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나 자신을 정확하게 직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공부를 하고, 취업 준비를 하다보니 표정이 어두워지고 없어졌다. 또 자신감도 점점 줄어들었다. 자소서를 쓰고 원서를 넣고 면접을 보는 것의 반복으로 이미 지쳐버린 상태여서 쉬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여기서 멈추면 안될 것 같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휴식과 관심 분야인 금융업무의 경험이 절충된 것이라는 판단이 내려졌고, 캄보디아에서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 대출)을 통해 어려운 사람들의 생존을 돕는 일을 하며 갭이어를 갖기로 결심했다. 언젠가는 꼭 해외에 나가서 재충전을 하고 싶다는 열망도 국내의 사회적 기업이 아닌 캄보디아로 떠나기로 결심한 것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캄보디아로 떠나는 것을 결심을 했을 때 갭이어 기간 동안 이루고자 세웠던 목표는 새로운 경험들을 해보는 것이었다. 그 동안은 계속해서 할 일이 있었다. 지금은 이걸 해야되고 이게 끝나면 또 저걸 해야되고, 그래서 하고 싶은 게 있어도 그건 나중에 해야한다고 하며 미뤘다. 그런데 갭이어 기간 동안은 하고 싶은게 생기면 미루거나 고민하지 않고 실행하고 싶었고, 떠나고 싶은 여행지가 생기면 바로 떠나고 싶었다.

처음 캄보디아에 도착했을 때는 조금 걱정은 됐다.

날씨도 덥고, 분위기도 낯선데 3개월 동안 내가 여기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나는 의외로 빨리 적응했다. 더운 날씨도 이틀이 지나니 편해졌고, 스텝들도 모두 친절하여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 또 업무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원래 회계와 재무 지식이 있었지만, 현지에서 주로 한 일은 경제 교육이기 때문에 사전 지식이 없다고 해도 활동하는 데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활동을 하루 일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8시까지 출근해서 일을 시작한다.

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인터뷰를 하거나 레포트를 분석하는 것이다.

스케쥴을 미리 짜서 인터뷰가 있는 날은 인터뷰를 하러 나가고, 없는 날은 사무실에서 레포트를 분석한다.

사무실에서 있는 날은 다른 부서에 가서 일을 도와주기도 한다.

점심 시간은 11시 반부터 1시 반까지이며, 4시 반에 일과를 마친다.

갭이어 기간 동안 가장 즐거웠던 기억은 주말을 이용해서 여행을 다녔던 것이다. 캄보디아 내의 다양한 매력을 가진 지역들을 여행 할 수 있었다. 씨엠립, 바탐방, 몬둘 킬, 시아누크 빌, 까엡 그리고 베트남의 호치민까지 이름으로만 들어본 곳들부터 이름도 생소한 장소까지 친구들과 여행했던 경험은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었던 내 마음을 시원하게 채워주었다.

기억에 남는 경험은 캄보디아에 있는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정해진 시간에 단체로 에어로빅 비슷한 체조를 했던 기억이다. 평소라면 관심도 없었을 거고 알아도 안갔을테지만, 친구들을 통해 이런 게 있다는 걸 듣게 된 후 관심이 생겨 직접 가보기로 결심했다. 직접 가본 그곳의 모습은 신기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 즐겁게 춤을 추고 있었고, 처음이라 어색하고 버벅대는 나를 보고 주변의 사람들이 동작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만약 갭이어를 갖지 않았다면,

만약 캄보디아에서 갭이어를 갖지 않았다면 평소와 똑같이 자소서를 쓰고 있었을 것이다. 갭이어를 가기로 결정한 것은 정말 잘 한 결정이었다. 경험해보기 전에는 친구들이 올린 여행 사진을 보면 마냥 좋아보이기만 하고, 부럽기만 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본 지금은 불편한 점과 배울 수 있는 점 등 좋은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모두 포함하여 생각할 수 있다.

나에게 갭이어는 멈춤이 아니다.

한국에서 하던 것들을 멈추고 갔지만 기존에 들었던 것들을 캄보디아에서 다시 듣고, 갖고 있던 관심분야에서 일을 하여 결국엔 하던 일들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마이크로 파이낸스가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고 레포트를 분석하는 일은 이제까지 해왔던 공부와는 다른 것이었지만,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꿈을 더욱 확실하게 만들어준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