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서 잠깐 얘기하는 것 조차 힘이 됐어요.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았고,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어요. 문화가 다르고 사는 방식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고 많은 다른 것들을 보면서 느끼고 배웠어요.
-내 꿈을 찾는 1:1컨설팅 |
Q.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아직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다시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일은 2년 정도 했었는데요, 한 직장에서 1년 반정도 일을 하다가 좋지 않게 그만두게 되었고 그 후에 9개월 정도 아르바이트를 했었어요.
대학교 때는 디지털 컨텐츠를 전공했어요. 웹사이트 개발부터 디자인, 동영상 제작까지 다양한 분야를 배웠죠. 제가 했던 일은 완전히 전공을 살린 분야는 아니었지만 연관된 일을 할 수 있었어요. 교육용 컨텐츠를 만드는 회사여서 저는 어린아이들에게 교육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든다거나 개발된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하는 일을 했어요.
Q. 일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거에요?
아는 분이 있었는데, 그 분이 청각 장애인분들을 대상으로 영상 편집을 알려드리고 도와드리는 보조 강사일을 제안해주셨어요. 그 일을 계기로 그 분이 운영하는 교육용 컨텐츠 회사의 캐릭터 제작 일을 보조로 돕는 작업을 했어요. 그런 활동과 일을 경험하며 문화 예술 활동을 자연스럽게 접했고, 아이들이 주입식 교육 말고 놀이와 문화를 통해 교육 받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껴서 졸업을 하고 그 분의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Q. 일을 그만두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 자체는 새로웠고 좋았어요. 그런데 중간에 회사의 성격을 사회적 기업으로 바꾸면서 수입이 없어진거에요. 8개월을 월급을 못받고 버텼어요. 저 나름대로 고생하면서 참았지만 사이가 점점 틀어져서 결국 나오게 됐어요. 나와서는 전화상담일을 아르바이트로 시작했구요.
Q. 한국갭이어는 어떻게 알게됐나요?
우연히 네이버 메인에서 '20대를 위한 7가지 시간'이라는 글을 봤어요. 제 주변에는 여행을 떠난다는 사람이 저밖에 없었는데 누군가가 제가 하고 싶었던 걸 이렇게 하고 있다는 걸 보고 힘이 났어요. 그래서 갭이어라는 게 궁금해져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게 됐어요.
Q. 갭이어를 갖기 위해 하던 일을 그만두신건가요?
처음에는 직장을 그만두자마자 사회복지 자격증을 준비하려고 했어요. 일하면서 관심이 생긴 문화예술로 아이들을 돕는 일이 기본적으로 사회복지 자격증을 필요로 하더라구요. 그래서 공부하면서 병행하려고 시작한게 아르바이트였는데 일에 파묻혀서 일만하게 됐었던 거죠.
알바를 그만두려고 했지만 용기가 안났어요. 첫 직장이자 믿었던 분과 함께 일했던 직장에서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알바를 그만두고 다음에 선택할 일에 대해 확신이 필요했던거에요. 그런 와중에 글을 보고 힘을 얻었어요.
Q. 그런데 한국갭이어의 봉사나 여행 프로그램이 아닌 1:1컨설팅에 참여하셨잖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에 한국갭이어 홈페이지를 봤을 때는 여행을 가고 싶어서 해외 프로그램을 많이 봤어요. 인턴부터 시작해서 봉사, 해외 여행까지 다 봤어요. 다 하고 싶긴 했는데 그 중에서 진짜 나한테 필요한 건 뭘까 고민이 되더라구요. 고민하다가 컨설팅을 보게됐고. '이거라도' 하는 심정으로 컨설팅을 신청했어요.
Q. 컨설팅을 받을 당시에 어떤 점이 가장 고민이었나요?
아무것도 모르겠으니까 누가 내 길을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여행에 대해서도 진짜 갔다 온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구요.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 것을 꼽기가 어려운게 그 때는 모든 게 다 힘들었어요. 일하는 것도 힘들었고 그냥 다 힘들었어요. 남들처럼 일을 해서 돈을 벌고 남는 시간엔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런 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예전에는 뭔가 하려고 하면 잘하는 성격이었는데 일하던 곳에서 안좋게 나오면서 내가 뭔가를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고, 인간 관계를 할 때도 자신감이 없어졌어요.
Q. 그런 어려움이나 고민들을 컨설팅을 통해 도움 받을 수 있었나요?
사실 처음에는 고등학교 때 받는 진로 상담 정도로 생각했어요. 제 성향을 찾아주고 상담해주는 식이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제가 무슨 일을 했는지, 왜 그만 뒀는지 물었는데 그 때는 일에 대해 말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많이 울었어요. 그러면서 스스로 눌러왔던 감정이 풀렸어요. 상담이 진행되면서 저를 다시 인지할 수 있었어요. 저 스스로 힘든 면을 모른척하고 거부하고 있었는데 말하고 제 감정을 제대로 인지하면서 다시 생각을 정리하게 되고 그러면서 여행을 가겠다는 계획도 세우게 된거에요.
Q. 단순한 여행이 아니고 컨설팅 중에 미션을 받아서 가셨잖아요? 어떤 미션이고, 미션을 받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 100명과 사진을 찍는 미션이요. 이유는 제가 표현을 너무 안해서요 (웃음).
처음 미션을 받았을 때는 예전에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로 일 년 동안 생활도 해봤으니까 백명이면 뭐 쉽게 찍을 수 있겠지하고 생각했어요.
Q. 출국 준비는 어떻게 하셨어요?
준비는 사실 많이 안했어요. 터키로 가는 것만 정하고 갔어요. 그 뒤의 루트는 터키에 도착해서 정했죠. 오스트리아 - 프라하 - 파리 - 리스본 - 바르셀로나 - 베니스 - 로마 - 스리랑카 - 태국까지. 3개월에 걸쳐서 여행을 했어요.
Q. 워홀 경험이 있어서 두렵거나 걱정이 되는 건 없었나요?
호주에 갈 때는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니까 안 무서웠는데 이번 여행은 출발하기 2주전부터 너무 무서웠어요. '괜히 주변 사람들한테 세 달 동안 간다고 했나, 한 달이라고 할 걸' 이러면서 후회도 엄청 많이 했어요.
그 때는 그게 왜 그렇게 무서웠는지 모르겠는데 타지에 나가서 사고를 당하는게 가장 걱정됐어요. 그래도 어떻게 해요 말은 다 해놨으니까 안갈수도 없고, 울면서 공항에 갔죠 진짜. 그렇게 터키에 도착했는데, 잘 다녔어요 그 다음부턴 (웃음) 숙소는 그때 그때 다음 갈 곳의 숙소를 잡고 이동하거나 어차피 비수기였어서 발품팔아서 돌아다니며 구했죠.
Q. '100명과 사진찍기'라는 미션을 갖고 처음 터키에 딱 도착했을 때의 심정이 궁금해요.
처음에는 진짜 무서운 생각밖에 안들었어요. 하필 비행기에서 생각없이 영화를 봤는데 여행지에서 납치되는 이야기였거든요 (웃음). 또 여행하면서도 항상 일기를 썼는데 첫 날 쓴 걸 보면 '무섭다. 괜히 가는 것 같다'는 이야기 뿐이에요.
Q. 그런 두려움이 무엇을 계기로 전환됐나요?
터키의 숙소에 새벽에 도착했어요.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이스탄불에서는 어디를 갈까 고민하고 있는데 숙소에 있던 한국인 언니가 먼저 '처음 왔으면 같이 어디 나갈래요?' 하고 말을 걸어줬어요. 그 언니랑 같이 나가서 구경하면서 자연스럽게 괜찮아졌어요.
Q. 미션을 수행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미션이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사람들에게 말거는 게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진짜 한참 있다가 시작했어요.
첫 미션은 이스탄불에서 한 6일 정도 됐을 때 했는데요. 그래도 6일이나 있었는데 한 명은 찍어야겠다는 마음에 어떤 분이 먼저 가족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셔서 찍어드리고 저도 같이 찍자고 해서 첫 사진을 찍게 됐죠. 그 뒤로는 나름대로 노하우가 생겼어요. 남자분들이나 커플에게 부탁하면 거절을 안하고 즐겁게 동참해주셨어요.
Q. 여행 기간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숙소가 예약이 안된 상태로 다음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요. 몇시간 동안 돌아다니며 고생해서라도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핑계가 너무 많았다는 걸 느꼈어요. '토요일에는 일찍 일어나서 전시회를 봐야겠다', '책을 읽어야 겠다', '취미 생활로 그림을 그리고 싶다' 등등의 것들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포기했었는데 여행지에서는 될 때까지 해야되고 안되는 게 없더라구요. 힘든 동시에 용기도 많이 얻었어요.
Q.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저랑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서 잠깐 얘기하는 것 조차 힘이 됐어요.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았고,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어요. 문화가 다르고 사는 방식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고 많은 다른 것들을 보면서 느끼고 배웠어요.
예를 들면 스페인은 사람들이 흥이 많으니까 자기가 있는 위치에서 너무 재미있게 일을 하는 모습이 신기했어요. 그리고 하루는 길을 가는데 사람들이 모여서 사일런트 디스코(스피커를 통해 크게 울려퍼지는 음악이 아닌 무선 헤드폰을 착용하고 즐기는 파티)를 즐기고 있었어요. 애고 어른이고 자기만의 음악에 심취해있는 모습이 웃겼는데 동시에 자기가 하고 싶은 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보기 좋았어요.
Q.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나요?
표현을 잘 못했다고 말씀드렸는데, 비슷한 것 중에 하나가 모르는 사람이 부탁을 하면 배려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거절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여행지에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갔어요. 그런데 사실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잖아요.
터키에 도착하고 이틀째에 한국 사람들을 우연히 만나서 식사를 했는데, 같은 숙소니까 한 잔 더하게 됐어요. 그런데 저는 자고 싶은데 이 자리를 못벗어나겠는 거에요. 저한테는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결국 끝까지 못일어났어요 (웃음). 그런데 그 자리에 저랑 동갑인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저한테 이런 말을 해주는거에요. '여행은 사회생활이 아니니까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할 필요가 없다'구요 그 말을 듣고 제 자신이 속상했고 새롭게 마음을 다잡게 됐어요. 그 후에는 자연스럽게 만난 동행들과 있을 때 제 의사를 표현했어요. 조금씩 조금씩.
Q. 갭이어를 갖기 전과 후를 비교해봤을 때는 어떤 변화가 있나요?
전에는 저에 대한 인지가 너무 부족했어요. 그리고 여행을 가는 것과 디자인 쪽 일을 하려던 것도 전부터 하려고 했던 것들이었지만 망설이기만 하고 있었어요.
이런 제 고민들이 저한테는 너무 컸는데 다른 곳에서 도움을 받기는 어려웠어요. 생각해보면 진짜 경험을 해 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것 같고 그런 점에서 컨설팅과 여행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지금은 예전의 제 모습을 찾은 것 같아요. 여행 가기 전에 직장 때문에 힘들어 할 때는 '오늘 무슨 일 있냐'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직장 다니기 전에는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어?' 라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 모습을 다시 찾았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포트폴리오로 만들거에요. 그리고 디자인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요. 그 다음에는 취미생활을 꾸준히 하는 거에요. 여행을 하면서도 그림을 계속 그렸는데 저만의 색깔이 있는 그림을 찾고 싶어요.
Q. 이제는 구직활동을 하는데 있어 확신이 드나요?
예전처럼 확신이 없는 건 아니고 큰 두려움도 없어요. 다만 난 잘 할 수 있는데 안 뽑아줄까 하는 두려움? (웃음) 예전의 저를 괴롭혔던 그런 두려움은 이제 없어요.
Q. 나에게 갭이어란?
젊어지는 시간.
나이가 들면 생각도 나이가 들잖아요. 옛날에는 제가 이럴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갭이어를 통해서 다시 예전의 밝고 씩씩하고 건강했던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랑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서 잠깐 얘기하는 것 조차 힘이 됐어요.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았고,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어요. 문화가 다르고 사는 방식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고 많은 다른 것들을 보면서 느끼고 배웠어요.
-내 꿈을 찾는 1:1컨설팅 |
Q.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아직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다시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일은 2년 정도 했었는데요, 한 직장에서 1년 반정도 일을 하다가 좋지 않게 그만두게 되었고 그 후에 9개월 정도 아르바이트를 했었어요.
대학교 때는 디지털 컨텐츠를 전공했어요. 웹사이트 개발부터 디자인, 동영상 제작까지 다양한 분야를 배웠죠. 제가 했던 일은 완전히 전공을 살린 분야는 아니었지만 연관된 일을 할 수 있었어요. 교육용 컨텐츠를 만드는 회사여서 저는 어린아이들에게 교육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든다거나 개발된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하는 일을 했어요.
Q. 일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거에요?
아는 분이 있었는데, 그 분이 청각 장애인분들을 대상으로 영상 편집을 알려드리고 도와드리는 보조 강사일을 제안해주셨어요. 그 일을 계기로 그 분이 운영하는 교육용 컨텐츠 회사의 캐릭터 제작 일을 보조로 돕는 작업을 했어요. 그런 활동과 일을 경험하며 문화 예술 활동을 자연스럽게 접했고, 아이들이 주입식 교육 말고 놀이와 문화를 통해 교육 받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껴서 졸업을 하고 그 분의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Q. 일을 그만두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 자체는 새로웠고 좋았어요. 그런데 중간에 회사의 성격을 사회적 기업으로 바꾸면서 수입이 없어진거에요. 8개월을 월급을 못받고 버텼어요. 저 나름대로 고생하면서 참았지만 사이가 점점 틀어져서 결국 나오게 됐어요. 나와서는 전화상담일을 아르바이트로 시작했구요.
Q. 한국갭이어는 어떻게 알게됐나요?
우연히 네이버 메인에서 '20대를 위한 7가지 시간'이라는 글을 봤어요. 제 주변에는 여행을 떠난다는 사람이 저밖에 없었는데 누군가가 제가 하고 싶었던 걸 이렇게 하고 있다는 걸 보고 힘이 났어요. 그래서 갭이어라는 게 궁금해져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게 됐어요.
Q. 갭이어를 갖기 위해 하던 일을 그만두신건가요?
처음에는 직장을 그만두자마자 사회복지 자격증을 준비하려고 했어요. 일하면서 관심이 생긴 문화예술로 아이들을 돕는 일이 기본적으로 사회복지 자격증을 필요로 하더라구요. 그래서 공부하면서 병행하려고 시작한게 아르바이트였는데 일에 파묻혀서 일만하게 됐었던 거죠.
알바를 그만두려고 했지만 용기가 안났어요. 첫 직장이자 믿었던 분과 함께 일했던 직장에서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알바를 그만두고 다음에 선택할 일에 대해 확신이 필요했던거에요. 그런 와중에 글을 보고 힘을 얻었어요.
Q. 그런데 한국갭이어의 봉사나 여행 프로그램이 아닌 1:1컨설팅에 참여하셨잖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에 한국갭이어 홈페이지를 봤을 때는 여행을 가고 싶어서 해외 프로그램을 많이 봤어요. 인턴부터 시작해서 봉사, 해외 여행까지 다 봤어요. 다 하고 싶긴 했는데 그 중에서 진짜 나한테 필요한 건 뭘까 고민이 되더라구요. 고민하다가 컨설팅을 보게됐고. '이거라도' 하는 심정으로 컨설팅을 신청했어요.
Q. 컨설팅을 받을 당시에 어떤 점이 가장 고민이었나요?
아무것도 모르겠으니까 누가 내 길을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여행에 대해서도 진짜 갔다 온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구요.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 것을 꼽기가 어려운게 그 때는 모든 게 다 힘들었어요. 일하는 것도 힘들었고 그냥 다 힘들었어요. 남들처럼 일을 해서 돈을 벌고 남는 시간엔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런 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예전에는 뭔가 하려고 하면 잘하는 성격이었는데 일하던 곳에서 안좋게 나오면서 내가 뭔가를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고, 인간 관계를 할 때도 자신감이 없어졌어요.
Q. 그런 어려움이나 고민들을 컨설팅을 통해 도움 받을 수 있었나요?
사실 처음에는 고등학교 때 받는 진로 상담 정도로 생각했어요. 제 성향을 찾아주고 상담해주는 식이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제가 무슨 일을 했는지, 왜 그만 뒀는지 물었는데 그 때는 일에 대해 말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많이 울었어요. 그러면서 스스로 눌러왔던 감정이 풀렸어요. 상담이 진행되면서 저를 다시 인지할 수 있었어요. 저 스스로 힘든 면을 모른척하고 거부하고 있었는데 말하고 제 감정을 제대로 인지하면서 다시 생각을 정리하게 되고 그러면서 여행을 가겠다는 계획도 세우게 된거에요.
Q. 단순한 여행이 아니고 컨설팅 중에 미션을 받아서 가셨잖아요? 어떤 미션이고, 미션을 받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 100명과 사진을 찍는 미션이요. 이유는 제가 표현을 너무 안해서요 (웃음).
처음 미션을 받았을 때는 예전에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로 일 년 동안 생활도 해봤으니까 백명이면 뭐 쉽게 찍을 수 있겠지하고 생각했어요.
Q. 출국 준비는 어떻게 하셨어요?
준비는 사실 많이 안했어요. 터키로 가는 것만 정하고 갔어요. 그 뒤의 루트는 터키에 도착해서 정했죠. 오스트리아 - 프라하 - 파리 - 리스본 - 바르셀로나 - 베니스 - 로마 - 스리랑카 - 태국까지. 3개월에 걸쳐서 여행을 했어요.
Q. 워홀 경험이 있어서 두렵거나 걱정이 되는 건 없었나요?
호주에 갈 때는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니까 안 무서웠는데 이번 여행은 출발하기 2주전부터 너무 무서웠어요. '괜히 주변 사람들한테 세 달 동안 간다고 했나, 한 달이라고 할 걸' 이러면서 후회도 엄청 많이 했어요.
그 때는 그게 왜 그렇게 무서웠는지 모르겠는데 타지에 나가서 사고를 당하는게 가장 걱정됐어요. 그래도 어떻게 해요 말은 다 해놨으니까 안갈수도 없고, 울면서 공항에 갔죠 진짜. 그렇게 터키에 도착했는데, 잘 다녔어요 그 다음부턴 (웃음) 숙소는 그때 그때 다음 갈 곳의 숙소를 잡고 이동하거나 어차피 비수기였어서 발품팔아서 돌아다니며 구했죠.
Q. '100명과 사진찍기'라는 미션을 갖고 처음 터키에 딱 도착했을 때의 심정이 궁금해요.
처음에는 진짜 무서운 생각밖에 안들었어요. 하필 비행기에서 생각없이 영화를 봤는데 여행지에서 납치되는 이야기였거든요 (웃음). 또 여행하면서도 항상 일기를 썼는데 첫 날 쓴 걸 보면 '무섭다. 괜히 가는 것 같다'는 이야기 뿐이에요.
Q. 그런 두려움이 무엇을 계기로 전환됐나요?
터키의 숙소에 새벽에 도착했어요.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이스탄불에서는 어디를 갈까 고민하고 있는데 숙소에 있던 한국인 언니가 먼저 '처음 왔으면 같이 어디 나갈래요?' 하고 말을 걸어줬어요. 그 언니랑 같이 나가서 구경하면서 자연스럽게 괜찮아졌어요.
Q. 미션을 수행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미션이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사람들에게 말거는 게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진짜 한참 있다가 시작했어요.
첫 미션은 이스탄불에서 한 6일 정도 됐을 때 했는데요. 그래도 6일이나 있었는데 한 명은 찍어야겠다는 마음에 어떤 분이 먼저 가족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셔서 찍어드리고 저도 같이 찍자고 해서 첫 사진을 찍게 됐죠. 그 뒤로는 나름대로 노하우가 생겼어요. 남자분들이나 커플에게 부탁하면 거절을 안하고 즐겁게 동참해주셨어요.
Q. 여행 기간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숙소가 예약이 안된 상태로 다음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요. 몇시간 동안 돌아다니며 고생해서라도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핑계가 너무 많았다는 걸 느꼈어요. '토요일에는 일찍 일어나서 전시회를 봐야겠다', '책을 읽어야 겠다', '취미 생활로 그림을 그리고 싶다' 등등의 것들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포기했었는데 여행지에서는 될 때까지 해야되고 안되는 게 없더라구요. 힘든 동시에 용기도 많이 얻었어요.
Q.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저랑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서 잠깐 얘기하는 것 조차 힘이 됐어요.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았고,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어요. 문화가 다르고 사는 방식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고 많은 다른 것들을 보면서 느끼고 배웠어요.
예를 들면 스페인은 사람들이 흥이 많으니까 자기가 있는 위치에서 너무 재미있게 일을 하는 모습이 신기했어요. 그리고 하루는 길을 가는데 사람들이 모여서 사일런트 디스코(스피커를 통해 크게 울려퍼지는 음악이 아닌 무선 헤드폰을 착용하고 즐기는 파티)를 즐기고 있었어요. 애고 어른이고 자기만의 음악에 심취해있는 모습이 웃겼는데 동시에 자기가 하고 싶은 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보기 좋았어요.
Q.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나요?
표현을 잘 못했다고 말씀드렸는데, 비슷한 것 중에 하나가 모르는 사람이 부탁을 하면 배려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거절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여행지에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갔어요. 그런데 사실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잖아요.
터키에 도착하고 이틀째에 한국 사람들을 우연히 만나서 식사를 했는데, 같은 숙소니까 한 잔 더하게 됐어요. 그런데 저는 자고 싶은데 이 자리를 못벗어나겠는 거에요. 저한테는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결국 끝까지 못일어났어요 (웃음). 그런데 그 자리에 저랑 동갑인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저한테 이런 말을 해주는거에요. '여행은 사회생활이 아니니까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할 필요가 없다'구요 그 말을 듣고 제 자신이 속상했고 새롭게 마음을 다잡게 됐어요. 그 후에는 자연스럽게 만난 동행들과 있을 때 제 의사를 표현했어요. 조금씩 조금씩.
Q. 갭이어를 갖기 전과 후를 비교해봤을 때는 어떤 변화가 있나요?
전에는 저에 대한 인지가 너무 부족했어요. 그리고 여행을 가는 것과 디자인 쪽 일을 하려던 것도 전부터 하려고 했던 것들이었지만 망설이기만 하고 있었어요.
이런 제 고민들이 저한테는 너무 컸는데 다른 곳에서 도움을 받기는 어려웠어요. 생각해보면 진짜 경험을 해 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것 같고 그런 점에서 컨설팅과 여행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지금은 예전의 제 모습을 찾은 것 같아요. 여행 가기 전에 직장 때문에 힘들어 할 때는 '오늘 무슨 일 있냐'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직장 다니기 전에는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어?' 라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 모습을 다시 찾았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포트폴리오로 만들거에요. 그리고 디자인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요. 그 다음에는 취미생활을 꾸준히 하는 거에요. 여행을 하면서도 그림을 계속 그렸는데 저만의 색깔이 있는 그림을 찾고 싶어요.
Q. 이제는 구직활동을 하는데 있어 확신이 드나요?
예전처럼 확신이 없는 건 아니고 큰 두려움도 없어요. 다만 난 잘 할 수 있는데 안 뽑아줄까 하는 두려움? (웃음) 예전의 저를 괴롭혔던 그런 두려움은 이제 없어요.
Q. 나에게 갭이어란?
젊어지는 시간.
나이가 들면 생각도 나이가 들잖아요. 옛날에는 제가 이럴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갭이어를 통해서 다시 예전의 밝고 씩씩하고 건강했던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