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나도 그냥 한국 갈까.' 이 생각이 수십 번 들었어요. 그러나 갭이어를 다녀온 지금의 저는 4주라는 기간이 너무 짧아서 아직도 아쉽고 매일 그곳이 생각나곤해요. 싱가포르에서 몸과 마음에 상처입은 희귀 야생동물 구조 봉사활동 신수라, 갭이어족 갭퍼(20세, 진로 설정을 위한 갭이어) / 1달 간의 갭이어 |
# 저에 대한 확신을 좀 가져보고 싶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20살 신수라 입니다. 제가 동물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학교도 동물 관련된 학과로 진학하려고 생각해왔는데 막상 원서 접수할 때 내가 정말 이 길로 가는 게 맞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순간적으로 제가 여태껏 생각도 안 해온 학과를 넣어버렸어요. 그런데 막상 붙고나니 제 선택이 후회스러워서 재수를 선택했어요.
저에 대한 확신을 좀 가져보고 싶기도 했고 제 성격에 다른 재수생처럼 1년 잡고 공부할 정신은 못 되어서 그래서 동물 관련 봉사 활동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찾아보니 이런 프로젝트가 있어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사실 프로젝트 기간이 점점 다가올수록 걱정이 많아지고 무섭기도 했어요. 그래도 싱가포르는 치안에 좋기로 유명한 나라잖아요. 그래서 안전에 대한 신경은 덜 썼어요.
떠나기 전 며칠간 계속 필요한 것들을 종이에 써 놓고 '빠뜨린 건 없나?' 하고 매일 체크를 했어요. 4주가짧은 시간은 아니다 보니 하나라도 더 챙겨가려고 짐을 좀 무리하게 싼 것 같아요. 보험이나 예방접종 등빠뜨린 것 없나 다시 확인해보고, 영어 공부도 더 하고 발음도 많이 찾아서 들었어요.
저는 이번 갭이어를 통해 불규칙적이고 게으르게 지냈던 한국에서의 생활이 좀 변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활동적으로 변하길 바랬고 영어의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길 바랬습니다. 또 외국인 친구도 사귀어 계속 연락하고 싶기도 했어요.
*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싶어하셨던 신수라님에게는 새로운 도전과 경험 그리고 갭이어 이후의 진로에 관련된 맞춤형 1:1 개인미션이 매일 제공되었고, 자신을 돌아보고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갭이어노트도 제공되었습니다.
# 4주라는 기간이 너무 짧아서 아직도 아쉽고 매일 그곳이 생각나곤해요.
사실 처음에는 계속 적응을 못하고 힘들어했어요. 제 생각보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너무 지치고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생각을 고쳐 보기로 했어요.
'여기는 한국이 아닌 타지니깐 그래도 4주라는 긴 시간동안 무엇이라도 값진 것 하나 쯤은 얻어갈 수 있겠지' 라는 생각 등과 함께 이왕 이렇게 온 이상 긍정적으로 지내보자 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어 할 줄 아는 스탭 분이 말하기를, 저와 같은 한국인이 온 적이 있었는데 2주 동안 있기로 하였는데 모기 때문에 1주일만에 갔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그걸 듣고나서 '나도 그냥 한국 갈까.' 이 생각이 수십 번 들었어요. 그러나 갭이어를 다녀온 지금의 저는 4주라는 기간이 너무 짧아서 아직도 아쉽고 매일 그곳이 생각나곤해요.
# 그럼 오늘 나랑 밤 구조 갈래?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일 하면서 친해진 스탭 분께서 저에게 구조 나가본 적이 있냐고 여쭤 보신적이 있었어요. 저는 없다고 말하니까
"그럼 오늘 나랑 밤 구조 갈래?"
라고 말해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너무 기뻐서 당연히 가겠다고 하였고!! 기관 내의 봉사활동을 마친 뒤 씻고 바로 구조 갈 준비를 했어요. 이 스텝분은 평소에도 저를 잘 챙겨주었는데 제가 여태 원해왔던 걸 제안 해주니 더더욱 고마웠어요.
구조 활동은 파이썬이라는 뱀이랑 코브라를 구조하는 걸 전 그저 지켜보고, 저녁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갔을 때 구조 같이 가자고 제안해주신 스텝분께서 저에게 돈을 안 내도 된다며 자기가 내주겠다며 대신 자기가 한국에 가면 대접 해달라고 말해주셨어요.
구조는 이번 경험 말고도 2번이나 더 갔는데, 스텝 두 분과 함께 간 것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도마뱀이 현지인 집 안에 있다는 전화를 받고 도마뱀을 잡으러 갔는데, 부엌 안에서 모든 통로를 차단하고 도마뱀을 냉장고 밖으로 유인을 하였을 때 도마뱀이 부엌을 이리저리 막 돌아다녔어요. 그때 갑자기 냉장고 밑에서 나오니깐 너무 당황스럽기도 하고 무서웠는데, '잡자'라는 생각이 더 강해 통을 들고 이리저리 도마뱀을 잡으려고 했어요. 결국 다른 스텝분이 도마뱀을 잡았는데, 가까이에서 보고 만져보니 되게 신기하더라고요.
이후에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을 갔는데 같이 구조활동을 했던 스텝이 저에게 과자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거 먹어봤냐고 물어봤어요. 못 먹어 봤다고 했더니 이 식당 옆에 과자 가게 있는데 거기 같이 가보자 라고 해서 같이 갔어요.
근데 그 당일 날 과자 가게가 문이 닫혀서 아쉽게도 못 먹었는데, 나중에 그걸 기억 하고 며칠 뒤에 과자를 저에게 사다주었어요… 저는 이게 제일 큰 감동이었어요. 이 스텝분께서 항상 저를 시크하게 생겨주었거든요. 그래서 더 고마운 것 같아요. 떠나는 당일 날 이 스텝분께서 라면을 좋아한다고 하여 신라면과 함께 다른 것들도 사다드렸어요.
또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는 뱀 밥주기였어요. 흰 쥐를 따뜻하게 해서 핀셋 으로 쥐의 꼬리를 잡아 뱀이 들어있는 칸에 넣어 주는 일이었죠. 이 외에도 뱀처럼 밥을 먹는 거북이가 있었는데 이름도 뱀 거북이에요. 먹이가 있으면 뱀처럼 먹을 쭉 뻗어 달려들며 밥을 먹었어요. 거북이는 느릿느릿해서 온화해보였는데, 생각과는 달라 흥미롭더라고요.
# 이 상황이 당황스러우면서도 너무 웃겼어요.
싱가포르에 있었던 재밌는 추억들을 다 쓰고 싶지만 너무 많아 대표적으로 몇 가지만 적자면 수의사분께서 일하시는 곳이 있었는데, 아픈 애들이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애들을 많이 있어요. 그런데 어느날 수의사 분께서 살을 꿰매준 뱀이 케이지 안에서 갑자기 사라진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다들 이곳 저곳 찾았는데, 알고보니 큰 책장 뒤에 그 뱀이 있었어요. 그렇게 찾아내서 다시 케이지 안에 넣어졌는데, 이때의 뱀 찾기 소동이 기억에 남아요.
또 비둘기 눈에 난 무언가를 제거하기 위해 제가 비둘기를 잡고 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엄청난 집중을 해서 그랬는지, 비둘기 치료가 끝나고 고개를 휙 올리니, 갑자기 앞이 안보이고 속이 메스껍고 어지럽더라고요. 그래서 바닥에 주저앉았는데, 수의사 분께서 다리를 위로 올리고 누워있으라고 하셨어요.
비둘기 눈 치료를 한 바로 그 밑에서 누웠는데, 이 상황이 당황스러우면서도 너무 웃겼어요. 비둘기 치료하고 있는데 나까지 갑자기 이렇게 이상증세를 보이니 수의사 분께서도 이 상황을 재밌어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점심시간 전까지 방에 들어가서 쉬고 있으라고 하시기도 했어요.
# 싱가포르 봉사자들과도 많이 친해져서 친구 집에 가서도 자보고 맛있는 맛집도 가 볼 수 있었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제가 영어가 서툴다 보니 한국어를 조금 배운 친구들이 한국말로 설명도 해주고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는거 못 알아 들으면 그걸 눈치채고, 귀찮기도 했을텐데 천천히 다시 말해주는 게 고마웠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 기관에서 머물면서 룸메이트는 물론이고 그곳에 계시던 스탭분들 과도 많은 추억을 쌓았고 싱가포르 봉사자들과도 많이 친해져서 친구 집에 가서도 자보고 맛있는 맛집도 가 볼 수 있었어요.
갭이어를 다녀와서 하루라도 무의미하게 보내지 않고 매일매일 나에게 이득이 되는 일, 나에게 특별한 일이 매일 하나씩은 생겼어요. 예를 들면 책 읽기, 공부 하기, 커피 직접 만들어 먹기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다른 커피메뉴 들은 항상 카페가서 사 먹어서) 등등 그리고 내가 벌려 놓은 설거지는 쌓아 두지 않고 바로바로 닦아 내기. 게으르고 축 쳐지는 버릇은 조금 남아있지만 그래도 전 보단 생활하는데 있어서 더 활동적이고 생기 있게 변한 걸 나는 확실히 느꼈어요.
# 나만의 갭이어 TIP
-언어
항상 종이에 쓰여 있는 영어만 읽다 보니 듣기는 굉장히 취약하여 글로 써줘야 이해하곤 했는데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 말을 이해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숙소
생각보다 불편할 수 있으니 어느정도 생각하고 가야한다. 그래야 나중에 생활할 때 조금이나마 적응하기 쉬울 것이다.
-식사
이 기관에서는 채식만 먹어야 하고 고기류는 반입이 금지 되어있다. 채식만 먹는다고 해서 그 밥이 맛없지는 않다 먹을만 하다. 그렇다고 엄청 맛있고 그러진 않지만 가끔 그 밥이 그리울 때가 있다. 김치나 김 고추장 등 자신이 평소에 밥과 자주 즐겨먹는 것을 많이 들고 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준비물
내가 쪼리가 없어서 싱가폴에서 싼 걸 샀었다. 근데 그게 샤워하면서 물을 먹어서 샤워하고 걸어다니면
물소리가 나가지고 민망했었다. 샤워할 때 쪼리가 반드시 필요한데, 물먹어도 소리 안나는 쪼리를 준비해야한다.
-나만의 갭이어 TIP
한 가지 스스로에게 아쉬웠던 점은 제가 만약 영어공부를 더 했더라면 그 친구들과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쉽기는 해요. 영어 듣기와 다양한 표현방식을 공부해가면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의 갭이어는
경험 ★★★★☆
동물과 관련하여 내가 뭘 느낀 건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들이 많기 때문에
배움 ★★★★★
환경 ★★★☆☆
시설이 좋지는 않았다. 기관 뒤에는 숲 속이라 벌레들이 조금 있어서 벌레에 물리기도 했다.
안전 ★★★★☆
기관에서 지내는 내내 아무일은 없었지만 방문을 열면 바로 바깥 이니깐, 그게 조금 신경 쓰이기는 했다.
여가 ★★★★☆
셔틀버스 텀이 한시간이고 막차도 너무 이른 시간이라 초반엔 그 시간에 맞춰 다니느라 제대로 못논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막차버스가 끊길 때 까지 놀고 그랩을 이용해서 기관까지 올 수 있었다.
처음에는 '나도 그냥 한국 갈까.' 이 생각이 수십 번 들었어요. 그러나 갭이어를 다녀온 지금의 저는 4주라는 기간이 너무 짧아서 아직도 아쉽고 매일 그곳이 생각나곤해요. 싱가포르에서 몸과 마음에 상처입은 희귀 야생동물 구조 봉사활동 신수라, 갭이어족 갭퍼(20세, 진로 설정을 위한 갭이어) / 1달 간의 갭이어 |
# 저에 대한 확신을 좀 가져보고 싶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20살 신수라 입니다. 제가 동물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학교도 동물 관련된 학과로 진학하려고 생각해왔는데 막상 원서 접수할 때 내가 정말 이 길로 가는 게 맞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순간적으로 제가 여태껏 생각도 안 해온 학과를 넣어버렸어요. 그런데 막상 붙고나니 제 선택이 후회스러워서 재수를 선택했어요.
저에 대한 확신을 좀 가져보고 싶기도 했고 제 성격에 다른 재수생처럼 1년 잡고 공부할 정신은 못 되어서 그래서 동물 관련 봉사 활동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찾아보니 이런 프로젝트가 있어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사실 프로젝트 기간이 점점 다가올수록 걱정이 많아지고 무섭기도 했어요. 그래도 싱가포르는 치안에 좋기로 유명한 나라잖아요. 그래서 안전에 대한 신경은 덜 썼어요.
떠나기 전 며칠간 계속 필요한 것들을 종이에 써 놓고 '빠뜨린 건 없나?' 하고 매일 체크를 했어요. 4주가짧은 시간은 아니다 보니 하나라도 더 챙겨가려고 짐을 좀 무리하게 싼 것 같아요. 보험이나 예방접종 등빠뜨린 것 없나 다시 확인해보고, 영어 공부도 더 하고 발음도 많이 찾아서 들었어요.
저는 이번 갭이어를 통해 불규칙적이고 게으르게 지냈던 한국에서의 생활이 좀 변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활동적으로 변하길 바랬고 영어의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길 바랬습니다. 또 외국인 친구도 사귀어 계속 연락하고 싶기도 했어요.
*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싶어하셨던 신수라님에게는 새로운 도전과 경험 그리고 갭이어 이후의 진로에 관련된 맞춤형 1:1 개인미션이 매일 제공되었고, 자신을 돌아보고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갭이어노트도 제공되었습니다.
# 4주라는 기간이 너무 짧아서 아직도 아쉽고 매일 그곳이 생각나곤해요.
사실 처음에는 계속 적응을 못하고 힘들어했어요. 제 생각보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너무 지치고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생각을 고쳐 보기로 했어요.
'여기는 한국이 아닌 타지니깐 그래도 4주라는 긴 시간동안 무엇이라도 값진 것 하나 쯤은 얻어갈 수 있겠지' 라는 생각 등과 함께 이왕 이렇게 온 이상 긍정적으로 지내보자 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어 할 줄 아는 스탭 분이 말하기를, 저와 같은 한국인이 온 적이 있었는데 2주 동안 있기로 하였는데 모기 때문에 1주일만에 갔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그걸 듣고나서 '나도 그냥 한국 갈까.' 이 생각이 수십 번 들었어요. 그러나 갭이어를 다녀온 지금의 저는 4주라는 기간이 너무 짧아서 아직도 아쉽고 매일 그곳이 생각나곤해요.
# 그럼 오늘 나랑 밤 구조 갈래?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일 하면서 친해진 스탭 분께서 저에게 구조 나가본 적이 있냐고 여쭤 보신적이 있었어요. 저는 없다고 말하니까
"그럼 오늘 나랑 밤 구조 갈래?"
라고 말해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너무 기뻐서 당연히 가겠다고 하였고!! 기관 내의 봉사활동을 마친 뒤 씻고 바로 구조 갈 준비를 했어요. 이 스텝분은 평소에도 저를 잘 챙겨주었는데 제가 여태 원해왔던 걸 제안 해주니 더더욱 고마웠어요.
구조 활동은 파이썬이라는 뱀이랑 코브라를 구조하는 걸 전 그저 지켜보고, 저녁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갔을 때 구조 같이 가자고 제안해주신 스텝분께서 저에게 돈을 안 내도 된다며 자기가 내주겠다며 대신 자기가 한국에 가면 대접 해달라고 말해주셨어요.
구조는 이번 경험 말고도 2번이나 더 갔는데, 스텝 두 분과 함께 간 것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도마뱀이 현지인 집 안에 있다는 전화를 받고 도마뱀을 잡으러 갔는데, 부엌 안에서 모든 통로를 차단하고 도마뱀을 냉장고 밖으로 유인을 하였을 때 도마뱀이 부엌을 이리저리 막 돌아다녔어요. 그때 갑자기 냉장고 밑에서 나오니깐 너무 당황스럽기도 하고 무서웠는데, '잡자'라는 생각이 더 강해 통을 들고 이리저리 도마뱀을 잡으려고 했어요. 결국 다른 스텝분이 도마뱀을 잡았는데, 가까이에서 보고 만져보니 되게 신기하더라고요.
이후에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을 갔는데 같이 구조활동을 했던 스텝이 저에게 과자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거 먹어봤냐고 물어봤어요. 못 먹어 봤다고 했더니 이 식당 옆에 과자 가게 있는데 거기 같이 가보자 라고 해서 같이 갔어요.
근데 그 당일 날 과자 가게가 문이 닫혀서 아쉽게도 못 먹었는데, 나중에 그걸 기억 하고 며칠 뒤에 과자를 저에게 사다주었어요… 저는 이게 제일 큰 감동이었어요. 이 스텝분께서 항상 저를 시크하게 생겨주었거든요. 그래서 더 고마운 것 같아요. 떠나는 당일 날 이 스텝분께서 라면을 좋아한다고 하여 신라면과 함께 다른 것들도 사다드렸어요.
또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는 뱀 밥주기였어요. 흰 쥐를 따뜻하게 해서 핀셋 으로 쥐의 꼬리를 잡아 뱀이 들어있는 칸에 넣어 주는 일이었죠. 이 외에도 뱀처럼 밥을 먹는 거북이가 있었는데 이름도 뱀 거북이에요. 먹이가 있으면 뱀처럼 먹을 쭉 뻗어 달려들며 밥을 먹었어요. 거북이는 느릿느릿해서 온화해보였는데, 생각과는 달라 흥미롭더라고요.
# 이 상황이 당황스러우면서도 너무 웃겼어요.
싱가포르에 있었던 재밌는 추억들을 다 쓰고 싶지만 너무 많아 대표적으로 몇 가지만 적자면 수의사분께서 일하시는 곳이 있었는데, 아픈 애들이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애들을 많이 있어요. 그런데 어느날 수의사 분께서 살을 꿰매준 뱀이 케이지 안에서 갑자기 사라진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다들 이곳 저곳 찾았는데, 알고보니 큰 책장 뒤에 그 뱀이 있었어요. 그렇게 찾아내서 다시 케이지 안에 넣어졌는데, 이때의 뱀 찾기 소동이 기억에 남아요.
또 비둘기 눈에 난 무언가를 제거하기 위해 제가 비둘기를 잡고 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엄청난 집중을 해서 그랬는지, 비둘기 치료가 끝나고 고개를 휙 올리니, 갑자기 앞이 안보이고 속이 메스껍고 어지럽더라고요. 그래서 바닥에 주저앉았는데, 수의사 분께서 다리를 위로 올리고 누워있으라고 하셨어요.
비둘기 눈 치료를 한 바로 그 밑에서 누웠는데, 이 상황이 당황스러우면서도 너무 웃겼어요. 비둘기 치료하고 있는데 나까지 갑자기 이렇게 이상증세를 보이니 수의사 분께서도 이 상황을 재밌어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점심시간 전까지 방에 들어가서 쉬고 있으라고 하시기도 했어요.
# 싱가포르 봉사자들과도 많이 친해져서 친구 집에 가서도 자보고 맛있는 맛집도 가 볼 수 있었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제가 영어가 서툴다 보니 한국어를 조금 배운 친구들이 한국말로 설명도 해주고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는거 못 알아 들으면 그걸 눈치채고, 귀찮기도 했을텐데 천천히 다시 말해주는 게 고마웠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 기관에서 머물면서 룸메이트는 물론이고 그곳에 계시던 스탭분들 과도 많은 추억을 쌓았고 싱가포르 봉사자들과도 많이 친해져서 친구 집에 가서도 자보고 맛있는 맛집도 가 볼 수 있었어요.
갭이어를 다녀와서 하루라도 무의미하게 보내지 않고 매일매일 나에게 이득이 되는 일, 나에게 특별한 일이 매일 하나씩은 생겼어요. 예를 들면 책 읽기, 공부 하기, 커피 직접 만들어 먹기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다른 커피메뉴 들은 항상 카페가서 사 먹어서) 등등 그리고 내가 벌려 놓은 설거지는 쌓아 두지 않고 바로바로 닦아 내기. 게으르고 축 쳐지는 버릇은 조금 남아있지만 그래도 전 보단 생활하는데 있어서 더 활동적이고 생기 있게 변한 걸 나는 확실히 느꼈어요.
# 나만의 갭이어 TIP
-언어
항상 종이에 쓰여 있는 영어만 읽다 보니 듣기는 굉장히 취약하여 글로 써줘야 이해하곤 했는데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 말을 이해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숙소
생각보다 불편할 수 있으니 어느정도 생각하고 가야한다. 그래야 나중에 생활할 때 조금이나마 적응하기 쉬울 것이다.
-식사
이 기관에서는 채식만 먹어야 하고 고기류는 반입이 금지 되어있다. 채식만 먹는다고 해서 그 밥이 맛없지는 않다 먹을만 하다. 그렇다고 엄청 맛있고 그러진 않지만 가끔 그 밥이 그리울 때가 있다. 김치나 김 고추장 등 자신이 평소에 밥과 자주 즐겨먹는 것을 많이 들고 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준비물
내가 쪼리가 없어서 싱가폴에서 싼 걸 샀었다. 근데 그게 샤워하면서 물을 먹어서 샤워하고 걸어다니면
물소리가 나가지고 민망했었다. 샤워할 때 쪼리가 반드시 필요한데, 물먹어도 소리 안나는 쪼리를 준비해야한다.
-나만의 갭이어 TIP
한 가지 스스로에게 아쉬웠던 점은 제가 만약 영어공부를 더 했더라면 그 친구들과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쉽기는 해요. 영어 듣기와 다양한 표현방식을 공부해가면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의 갭이어는
경험 ★★★★☆
동물과 관련하여 내가 뭘 느낀 건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들이 많기 때문에
배움 ★★★★★
환경 ★★★☆☆
시설이 좋지는 않았다. 기관 뒤에는 숲 속이라 벌레들이 조금 있어서 벌레에 물리기도 했다.
안전 ★★★★☆
기관에서 지내는 내내 아무일은 없었지만 방문을 열면 바로 바깥 이니깐, 그게 조금 신경 쓰이기는 했다.
여가 ★★★★☆
셔틀버스 텀이 한시간이고 막차도 너무 이른 시간이라 초반엔 그 시간에 맞춰 다니느라 제대로 못논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막차버스가 끊길 때 까지 놀고 그랩을 이용해서 기관까지 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