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이어 스테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전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사실 일들이라기 보단 넘쳐나는 고민과 걱정들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던 것이 맞다. 상세하게 쓸 수는 없지만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휴학 후 막상 해놓은 것들이 없는 내 자신이 싫어졌다. 지쳐있었고 자신감도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것이다.   -프랑스 파리, 갭이어 스테이/이예슬 갭퍼/8주간의 갭이어

 

 

 

 

 

  휴학 후 막상 해놓은 것이 없는 내 자신이 싫었다

 

'프랑스 파리, 갭이어 스테이'는 중요한 시기 동안 잠깐의 여행이었다.

그래서 시간을 쓰고 돈을 써버린다는 생각이 컸다. 가족들은 반대했으며 나 또한 여행이라는 사치를 부리는 건 아닌가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결과부터 말하자면, 갭이어가 끝난 두 달 후 내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갭이어 스테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전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사실 일들이라기 보단 넘쳐나는 고민과 걱정들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던 것이 맞다. 상세하게 쓸 수는 없지만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휴학 후 막상 해놓은 것들이 없는 내 자신이 싫어졌다. 지쳐있었고 자신감도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경험 또는 생각을 하고 싶었다 

 

처음 파리에 왔을 때는 자신이 없었다. 날 맞이해준 사람들은 모두 성격이 좋아 보였다. 그 스텝들을 보며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했다. 한국에서 하던 습관을 생각없이 했을 때는 꾸중도 들었다. 또 초반에는 혼자의 공간이 없다는 생각에 힘들었다. 내가 단체생활을 잘 하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도 컸다. 하지만 문제가 있을 땐 대화를 통해 풀었고 옆에서 함께해준 사람들 덕분에 두 달 간의 갭이어 스테이를 너무 잘 마칠 수 있었다.

 

나는 투어 안내를 하게 되었고, 일주일에 두 번 손님들과 시내투어와 벼룩시장 투어를 나갔다. 비록 전문적인 가이드는 아니었지만, 친구처럼 동생처럼 언니처럼 함께 했던 투어였다. 그래서 투어가 끝나면 손님들과 함께 케밥도 사먹고 사진도 찍고 쇼핑도 했다. 그런 시간들이 당시에는 사소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정말 소중하다. 다시는 올 수 없는 의미 있는 시간들 이되었다.

 

처음에는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 나는 파리 곳곳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후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얘기를 듣고 최대한 사람들과 있으려 노력했다. 혼자 다니다 어느 날 문득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이 프로그램을 지원해 여기까지 온 것이 파리에 오래있고 싶어서만이 아니잖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경험, 또는 생각을 하고 싶었던 것 아니였어? 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그 후로는 최대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함께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갭이어를 통해 가장 많이 얻은 것은 “활력”이다

 

다시 이 같은 좋은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내 자리로 돌아가서도 내 역할에 충실히 임하며,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좋은 장소에서 좋은 것들을 보니 나도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번 갭이어는 삶의 활력과 의지를 다시금 되새겨 준 경험이었다.

 

여기에 와서 하루하루의 일들을 기록했는데(기록이라고 해봤자 고작 글 몇 줄, 연상되는 그림, 그 날 모은 조각들의 모음 혹은 귀찮을 땐 낙서였지만.) 지금 와서 보니 그 기록들이 너무 소중하다. 또 필름카메라를 가져와서 이곳에서의 생활을 기록하느라 필름을 스무 통 정도 썼는데, 한국에 가서 이 사진들을 현상할 때 그 때의 행복했던 시간들이 생각이 많이 나서 힘들 것 같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두 달 간, 밤마다 해먹던 맛있는 음식들과 맥주. 와인. 게임, 장난. 이야기. 웃음들이 생각난다. 함께 놀이동산에 가고 귀신장난도 치고 맛있는 음식도 해먹고 에펠탑 앞에서 와인도 마시며 떠들고 노는 등 수없이 많은 추억들을 가지고 가는 것 같다.

 

 

 

 

 

 

 

 

 

두 달간 걱정 없이 날 웃게 해준 내 주위의 좋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갭이어의 첫걸음을 함께한 유나, 걱정 좀 그만하라고 말해주던 수현오빠, 두 달을 거의 같이한 친구 같은 룸메이트 가든씨,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지는 못했지만 성격 좋은 소현언니, 작은 이모님 선화언니ㅎㅎ, 꼼꼼하고 웃긴 별 오빠,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고 말해주시던 사장님, 맨날 밥 맛있어서 몰래 더 먹던 나를 보며 웃던 이모님 그리고 다 나열할 수 없는 수많은 여행자들. 그리고 갭이어를 복돋아주고 응원해준 갭이어 대표님까지 정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옆에서 얘기해주고 함께해줘서 더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정말로 내가 보낸 휴학기간이 스펙같은 보여주기 위한 것들을 쌓느라 보낸 시간이 아닌, 나라는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하게 된 Gap year로 채울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내가 보낸 갭이어

 

경험  ★★★★★

새로운 공간에서 단체생활을 하며 새로운 일을 해볼 수 있었다.

 

 

배움  ★★★★☆

사람과의 관계와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해 잠깐 동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환경  ★★★★★

함께 지낸 사람들이 너무나 좋았다.

 

 

안전  ★★★★★

두 달 동안 지낸 곳의 안전은 정말 별 다섯개다. 

여가  ★★★★☆

주로 혼자 미술관이나 거리를 돌아다녔다. 다른 유럽 국가에 가지 못한 것은 살짝 아쉬웠지만, 하루하루가 아까운 관광객이라면 가지 못할 곳들을 여유롭게 다닐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