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갭이어 스테이 후기

작성자: 윤수진
국가/도시: 유럽/프랑스/파리
조회수 : 2109

_{이번 갭이어를 통해 한정되어 있던 인간관계의 폭이 넓어졌다. 지금 연락을 하는 사람들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단 한 명도 잊지 않고 기억한다. 사실 그들로 인해 얻은 것이 많은 여행이었다.}

-프랑스 파리, 갭이어 스테이/윤수진 갭이어족 갭퍼/8주간의 갭이어

" 갭이어 스테이가 결정됐던 날을 잊을 수 없다 "

갭이어 스테이를 신청했을 때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며, 새롭게 재정비하고 싶었고, 그렇게 파리로 떠나게 됐다.

떠나는 날의 일기를 보니 마음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고 쓰여있다.

남겨둔 것들, 남겨둔 사람들 때문이었을까? 혼자 서고 싶어서 떠나는 여행이었기에 혼자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혼자 길을 헤매다 찾아낼 때도 역시 혼자서도 잘 할 수 있구나~ 하며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잘 모르는 것을 혼자서 해낼 때의 보람이 혼자 여행의 묘미인 것 같다.

파리에서의 생활은 처음에는 너무너무 즐거웠다.

게스트하우스 경험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도울 일을 찾아서 할 정도로 의욕이 넘쳤고, 모든 일이 즐거웠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새로운 설렘에 항상 즐겁고 유쾌했다.

" 갭이어라는 시간 "

하지만 나중에는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시간과 혼자 생각할 시간 사이에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갭이어라는 시간이 단순한 여행과 다른 점은 나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게되는 기회인데 생각없이 사람들과 어울리기만 하다보니 정작 필요한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부족해졌던 것이다.

이번 갭이어를 통해 한정되어 있던 인간관계의 폭이 넓어졌다. 지금 연락을 하는 사람들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단 한 명도 잊지 않고 기억한다. 사실 그들로 인해 얻은 것이 많은 여행이었다.

난 사소한 실패도 인정하지 못하고 끝까지 오기를 부리고 집착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었다.

그런데 게스트하우스 손님 중에 공항에서 트렁크를 잃어버려 맨 몸으로 숙소에 도착한 분이 계셨다. 나라면 짜증내고 안절부절하며 트렁크를 찾을 때까지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손님은 상상되는 나의 모습과는 정반대였고, 그 모습은 내게 생각보다 큰 충격으로 남았다.

그 이후 나도 모든 일에 너그럽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마음을 가지기로 노력하게 됐다. 그 동안 살아온 성격을 바꾸는 일이 쉽지 않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에 불쑥불쑥 짜증이 솟구치기도 하지만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조금씩이라도 나아지는 모습에 더 좋은 내가 되기를 바란다.

" 파리에서의 하루하루는 모두 소중했다 "

말로만 듣던 에펠탑이 눈 앞에 있다는 벅찬 감동과 희열, 에펠탑 앞에서의 설렘, 그리고 에펠탑의 야경은 도저히 집으로 발걸음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화려한 베르사유의 모습에 얼이 빠져 핸드폰을 잃어버리는 줄도 모르고 신났던 날도 있었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지베르니, 모네하우스를 찾지 못해 마을 깊숙히 들어서게 되었는데 그로 인해 평화로운 마을을 완전하게 즐길 수 있었다. 화가들의 개인화실에 가서 작품을 보고 즐겁게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