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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그곳에서 살고 싶다, 갭이어 스테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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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있을땐 혼자여서, 같이 있을땐 같이여서 좋았다. 그토록 좋아하던 바다를 마음껏 봐서 좋았고, 새로운 삶에 적응해가는 내 모습이 뿌듯했다. 일을 잘 못한다고 생각했던 내가 칭찬을 받고, 잘한다는 말을 들을때마다 자신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저 놀러왔다면 느끼지 못할 것들을 느낀 것은 분명하다.

     

    -제주! 그곳에서 살고 싶다, 갭이어 스테이/김수진 갭이어족 갭퍼/8주간의 갭이어



      " 초등학생 때부터 해온 학업을 잠시 내려놓고 "

    4년 반 동안, 아니 초등학생 때부터 쭉 해온 학업을 잠시 내려놓고, 학생 신분, 자식 신분, 친구의 신분 등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사회적 지위를 모두 내려놓고 바다를 건너 가졌던 갭이어 기간에는 나름의 계획이 있었고, 목표가 있었다. 
    한라산 등산하기, 휴양림에서 하루 자고 오기, 내 옆에 있던 사람이 소중했음을 절실히 깨닫고 오기 등.
      
    이룬것도 있고, 못이룬 것도 있지만 못이룬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갭이어 기간은 이번 한 번 뿐이 아니라, 언젠가 또 다시 나에게 갭이어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면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갭이어 기간을 갖기 전 나는 참 불안정한 사람이었다. 여리고 세심한 사람이었고, 옆에서 보기 안쓰럽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런 내가 집과 친구들, 내 사람들을 떠나 2달동안 다른 곳에 간다는 것은 용기, 모험심, 자립심과는 또 다른 커다란 어떤 것이었고 설렜지만 두려웠고, 불안했다. 



      "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

    결론적으로는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들지만 역시 그곳에서 나는 나의 적나라한 내면을 마주했다. 그 동안 잊고 있었던 나의 단점을 눈앞에서 마주했을 땐 저만치 아득했고, 그것을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헤쳐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때도 막막했다. 

    하지만 그럴 때 예상치 못하게 그곳에서 만난 새로운 환경이, 새로운 사람들이 또 다른 내 사람이, 나의 인간관계가 되었고, 그렇게 나는 집, 가족 같은 곳에 적응했다.
     
    혼자 있을땐 혼자여서, 같이 있을땐 같이여서 좋았다. 그토록 좋아하던 바다를 마음껏 봐서 좋았고, 새로운 삶에 적응해가는 내 모습이 뿌듯했다. 일을 잘 못한다고 생각했던 내가 칭찬을 받고, 잘한다는 말을 들을때마다 자신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저 놀러왔다면 느끼지 못할 것들을 느낀 것은 분명하다.





      " 어떨 때는 나에게 주어진 일이 힘겹다고 느낄 때도 있었다 "

    하지만 여기에서라면 갖지 못했을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 '새로운 곳이니까', '내가 원해서 온 곳이니까' 라는 생각과, 제주로 떠나오기까지의 내 다짐을 마음 속으로 수도 없이 새기면서 지냈다. 하루하루의 소소한 행복을 마음에 새기려고 노렸했고, 그랬기 때문에 더 기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새로운 손님들을 만나는 것도 스트레스보다는 즐거움이 컸다. 고맙다고 게시판에 글을 남겨두고 떠난 손님을 봤을 때는 그렇게 뿌듯하고 행복할 수가 없었다. 물론 일이 고되다고 느낄 때도 있었고, 체력이 부족하다고 느낀 적도 많았는데, 그래서 더 좋았다. 쉽게 결정한 것이 아닌만큼 쉬운일이 아니라서 지내고 난 다음인 지금은 뿌듯하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 전날 저녁. 떠나고 싶은 마음 반, 더 머무르고 싶은 마음 반으로 참 싱숭생숭 했다. 그만큼 뜻깊었다는 뜻인지, 아쉽다는 뜻인지 지금도 모르겠지만, 참 많이 웃었고, 즐거울 때도, 힘들 때도 많았다.
     


      " 집으로 돌아온 나의 생활 "

    집으로 돌아온 나의 생활은 그 전과 딱히 다를 바 없고, 마음가짐도 180도 변한 건 없다.
    한라산을 올랐다는 뿌듯함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즐거운 추억같은 것은 남았다.

    하지만 나는 잊을 수 없는 2달의 시간을 보냈고, 지금은 모르겠지만 시간이 더 지나면 제주도에서 보낸 2달의 시간이 나에게 어떤 값진 경험으로 돌아올지 기대가 된다.

    여행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곳에서 지낸 후로 또 하나 생긴 목표는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것. 또 언제 꿈이 바뀔지 모르지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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