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이어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상세한 팁과 정보를 확인해보세요.
52nd Gapper 염보열
갭이어 기간 : 2014년 8월 ~ 2015년 3월(8개월)
22개국 60개의 도시 세계일주
현재 대한민국은,
한 해 중고등학생 학업 중단 6만 명, 꿈이 없어 그냥 노는 20대 34만 6천명, 취업 후 1년 내 이직율 40%대 돌입, 대학생의 75%는 대학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직장인의 80% 이상이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라고 말하지만 현실적인 방법과 도움이 없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한민국에도 '갭이어'를 들여오고자 합니다.
'갭이어(Gapyear)'란 학업과 일을 병행하거나 잠시 멈추고 봉사, 여행, 인턴, 교육, 창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권장 되고 있는 문화입니다.
# 가진게 없어도 청춘이 있다면 거지가 아니다, 청춘거지의 시작
대학을 졸업 후 정신을 차려보니 27살이였어요. 20대에 생각했던 27살과 많이 달랐죠. 이뤄놓은 것도 만들어 둔 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이래 저래 생각하다 돈과 영어를 위해 워홀을 생각했죠. 우리집 가훈이 ‘니 인생은 니 인생, 내 인생은 내 인생’ 이거든요. 어머니께 알려는 드려야 할 거 같아서 워킹홀리데이를 가볼까 생각 중이라 했더니 워킹홀리데이보다는 세계를 한바퀴 돌아보고 오는건 어떻냐고 하셨어요.
30살까지 인간 염보열을 완성시키고 그 이후에 배우 염보열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었기에 워홀을 다녀온 30살보다 세계여행을 다녀온 30살이 더 멋있을거 같았죠. 그리고 연극을 하다보니 그동안 쭉 거지처럼 살았어요. 계란 한판으로 한달을 버티던 어느 날, 제가 불쌍하긴 해도 불행해 보이진 않았어요. 그때 떠오른 말이 청춘거지였죠. 가진게 없어도 청춘이 있다면 거지가 아니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인지 큰 고민 없이 떠날 수 있었어요.
# 세계일주를 위한 준비, 자금마련
16살 때 부터 혼자 살기 시작했어요. 20살이 되어 서울로 올라와 월 20여만원짜리 고시원에 살았어요.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하고 모델 일을 하면서 3개월 정도를 살았죠. 고시원이란 곳이 그렇게 힘들 줄 몰랐어요. 우울하고, 외롭고, 무기력해지고, 그래서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싶어서 근처 고시원에 사는 친구에게 같이 살아보자고 했어요. 그렇게 둘이 합쳐 보증금 200에 월 43만원짜리 반지하방을 잡았죠. 그 후로 많게는 10명, 적게는 2명정도와 항상 함께 살면서 7년동안 40명이 넘는 인원들과 서로 살을 부비며 살았어요.
그러다 23살에 군대를 가게됬죠. 몸에 약간의 장애가 있어서 신체등급 4급을 받았어요. 하지만 공익을 가버리면 저는 생활을 유지할 자신이 없었죠. 공익의 월급으로는 방세조차 감당 할 수 없었고 영위활동을 할 수 없는 공익의 신분으로는 생활비를 마련하는게 불가능해 보였어요. 그래서 산업체를 알아보고 6개월간 준비해서 산업체를 들어 갔어요.
소집해제 후 대학교를 다닐 때는 비슷한 처지의 후배와 연극 동아리를 만들어서 빈 강의실을 얻었었어요. 그렇게 받은 강의실에 버려진 매트릭스를 가져와서 한 학기 동안 먹고 자고 했어요. 그렇게 모은 돈이 1000만원 정도가 있었죠. 하지만 1000만원으로 세계여행을 하기에는 조금 모자를 것 같았죠. 그때 세계로 여행을 떠나면 한국에 집은 필요 없지 않을까? 란 생각을 했죠. 그래서 살던 집의 보증금을 뺐어요.
# "엄마, 나 너무 힘들어. 나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거 맞아?"
여행을 꿈꿔 본적도, 해본 적도 없어서 여행이란 행위에 대해 아는 게 없었죠. 가면 뭘 해야 하는지,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 무엇을 가져와야 하는지, 버리고 와야 하는지 아무 것도 몰랐죠. 그래서 세계여행에 대한 성공과 실패, 그 곳에서 느낄 고통 등을 짐작하고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이 걱정이 됬죠. 지식과 정보가 없으면 다가올 위험을 예방하거나 대처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사실 닥치기 전에 무엇을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성격이 아니라 일단 떠나고 보자 싶었어요.
별 걱정없이 여행을 떠나서 인지 여행을 시작하고 1~2달간 엄청 힘들고 많은 방황을 겪었어요.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왜 이걸 하고 있지? 한국에선 써본 적도 없는 액수의 돈을 쓰면서 내가 지금 얻어 가는건 무엇이지? 나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고 하고 있을까? 등 엄청 나게 많은 고민들을 했죠.
지갑을 잃어버리고 스쿠터가 고장나고 LA에서 방황의 시간을 보낼 때 어머니께 전화를 했죠. 왜 나에게 세계여행을 제안 했는지, 내가 이렇게 힘들게 혼자 여행을 하길 바랬는지, 나는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 물었어요. 그 때 어머니는 제가 그런 고민들을 하길 바라셨대요. 앞으로 살면서 그런 고민들을 결정지어야 할 때가 너무나도 많을 텐데 여행에서 그런 고민하는 법과 결정하는 법을 연습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 때 많이 울었어요. 지금 당장 무언갈 얻어가고, 배우고, 느끼고, 깨닫고 싶었던 제 욕심에 제가 쫓기고 있었어요. 저에게 세계 여행을 제안해주신 어머니도, 한국에서 저를 기다리던 사랑도, 사람들도 저를 쫓지 않는데 제가 저를 쫓고 있던거죠. 그 이후로는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에 대해 하나 둘씩 배워갔던거 같아요. 그렇게 천천히 제 자신을 마주하며 그 안에 있는 두려움과 불안과 걱정들을 이겨내 갔습니다.
# 끝없는 방황, 실패, 그리고 찾은 사람들 사이에서의 행복
미국 서부를 스쿠터로 4,000여 마일을 여행하고 동부로 넘어가서 중미, 남미, 유럽, 아프리카 북부, 터키, 인도를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어요. 8개월간 22국 60개 도시를 다녀왔죠. 처음엔 세계여행이라해서 멋있어 보이고 싶었어요. 남들이 하지 않은 것, 흔하지 않은 것, 쉽지 않은 것을 하고 싶었죠. 그래서 선택한게 미국스쿠터일주 였어요. 유럽과 아시아를 스쿠터로 일주한 사람을 있었어도 미대륙을 여행한 사람은 없더라고요. 그렇게 서부여행을 하던 도중 중간에 포기했어요. 힘듬 보다는 공포가 컸었죠.
사실 어떤 이유로든 포기한 것이고 실패 한거죠. 그 실패를 계기로 포기하지 않게 되었어요. 실패는 다른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 포기하는 순간 그게 실패 인거 같아요. 자기가 포기 하지 않았으면 실패는 그저 넘어짐일 뿐 끝이 아니예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달리면 되는 거죠. 끝까지 버틴자만이 그 끝을 볼 수 있으니까요. 그 끝에 내가 원하던 것이 있던 없던 큰 상관이 없는거 같아요. 포기 하지 않고 끝까지 왔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거든요. 그 곳에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당연한게 아니라 감사한거죠!
그렇게 남미를 지나 유럽으로 갔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유럽여행을 온다고 해서 만나러 갔죠. 유럽에선 그 사람을 위해 여행했어요. 그 사람이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 남기고 싶은 것 위주로 다녔죠. 여행을 해본 적 없던 저는 사랑하는 사람과도 같이 여행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첫 여행이 유럽이라니 너무 극적이고 로맨틱 했죠. 그렇게 한달 반이라는 행복한 시간이 끝나고 사랑하는 사람은 체코 프라하를 마지막으로 한국으로 돌아갔어요. 그 후 여러 생각이 들었죠. 그때는 헤어져야 하는 이유들이 너무 많았는데 지금은 헤어지지 않았어야 되는 이유 밖에 생각이 잘 안나네요. 어쨌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이별을 맞이했죠. 여행 내내 그 사람 덕분에 혼자하는 여행이였지만 외롭지 않았어요. 그러나 그 사람이 떠나고 혼자가 된 저에게 상상도 못할 외로움이 찾아왔죠.
그렇게 헝가리, 그리스, 이집트 까지 또 한번의 방황이 왔죠. 그러다 이집트 다합에서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 곳에서 혼자가 아닌 사람들과 하는 여행을 배웠어요. 힐링을 위해 갔던 다합에서 정말 힐링이 되어 돌아왔죠. 그 깊고 짙은 블루홀 안으로 잠수하여 그 곳에서 저를 다독였어요. 아직도 그 깊은 심연이 감싸 앉아줬던 기분이 잊혀지지 않아요. IS주둔지역이라 관광금지 지역이지만, 사실 다합자체는 이집트의 그 어떤 곳보다 평화로웠죠.
그 후 터키로 넘어가 친한 후배를 만났어요. 졸업 후 여행을 다니고 싶다고 해서 터키로 와서 함께 하자고 했죠. 그 후배의 여행의 이유는 사람이래요. 사람을 만나려고 여행을 다닌데요. 그 전까지 전 혼자 여행을 했고 혼자하는 여행만이 진정한 여행이라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이집트 다합에서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행복을 느꼈고, 제 후배의 여행이 궁금해서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했죠. 그렇게 터키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행복했어요. 제가 한국에 와서 사람들과 많은 여행을 기획하고 떠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터키를 지나 인도를 마지막으로 저의 세계여행을 끝내고 한국으로 들어온게 제 갭이어의 마지막입니다.
# 최악과 최고의 기억을 동시에 안겨준 페루 마추피추
마추피추까지 걸어 갔었어요. 남미에 오고싶었던 3가지 이유 중 하나였기에 특별하게 가고 싶었죠. 처음에는 잉카트레일을 하고 싶었지만 높은 가격에 한번 주춤하고 예약자가 많아서 1주일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마음에 크게 흔들렸죠. 그러던 때에 숙소에 빼빼 마른 한국인 아저씨 한분이 오셨어요. 그분은 살칸타이라는 산을 통해 4박 5일간 걸어서 마추피추에 간다고 하셨어요. 바로 함께하기로 했죠.
트레킹 첫날 무언가 잘못 됨을 느꼈어요. 페루 쿠스코의 해발은 3,399m로 이미 충분한 고산지대였는데 살칸타이는 6,271m의 고산이였어요. 알고보니 그때 만난 분은 에베레스트를 정복하신 산악인이셨어요. 그저 바람막이에 나이키운동화 하나 신고 겁없이 떠난 저를 비웃듯이 등산은 정말 힘든 코스였어요. 고산에 공기가 모자르고, 내리는 비를 맞으며 체온은 떨어지고, 가방끈은 등산 1시간만에 끊어져서 질질 끌리고, 8시간 등산 후 베이스캠프에서 기절 하듯 쓰러졌어요. 그날 밤 가이드가 저의 상태를 보더니 이대로는 정상에 오를 수 없으니 포기하고 말에 타서 올라가라고 했어요. 저는 정말 힘들어서 알았다고했죠. 그렇게 잠자리에 들어도 공기가 모잘라 깼다 잠들었다 깻다 잠들었다를 반복하며 아침을 맞이했어요.
언덕에 영혼이 빠져나간 듯 앉아 있는데 가이드가 말에 타라며 말을 걸어왔어요. 아저씨게 물었죠. 고산병으로 죽은 사람이 있냐고, 아저씨는 없다고 하셨어요. 가이드에게 물었죠. 저처럼 포기하는 사람이 몇명이 있냐고, 저까지 6명이라고 했죠. 그 때 갑자기 미국 스쿠터 일주의 실패가 떠올랐어요. 이번에도 포기하면 제자신에게 너무 실망 할거 같았어요. 그때의 포기가 여행내내 마음에 걸리고 아팠거든요. 물론 컨디션과 고산병으로 포기하는 사람들이였지만 그 6명중 한 명이 되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렇게 가이드에게 말을 타지 않겠다고 했죠. 그렇게 4박 5일을 걸어 마추피추에 도착했어요. 마추피추에 오르는 날 비가 많이 왔어요. 온통 새하얀 색이였죠. 제가 꿈꾸던 바라던 마추피추는 아니였죠. 그래도 괜찮았어요. 포기 하지 않았으니까요. 걸어서 이곳에 도착했고 제가 오고 싶었던 곳에 왔으니까요. 만족했죠. 그렇게 오전 10시쯤 되었을 때 거짓말 처럼 구름들이 하늘로 빨려 올라갔죠. 비가 그치고 구름이 걷히자 눈앞에 꿈에 그리던 마추피추가 나타났어요.
정말 그렇게 울어 본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그 눈물의 의미를 알 수 없었죠. 기뻐서 인지 행복해서 인지 뭔지 몰랐죠. 이제는 알수 있어요. 안도의 눈물이였던 것 같아요. 다행의 눈물이였던 것 같아요. 내 인생이 이렇게 빛날 수 있어서 축복받은 것 같아서… 마추피추까지의 4박5일이 가장 힘들었고 마추피추를 바라보았던 때가 가장 행복했던 때였습니다.
# 갭이어 그 후, 조금은 더 버틸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이 생기다
갭이어를 하기 전과 갭이어를 한 후를 비교해 본다면 아무래도 갭이어를 통해 나 자신에게 조금 더 다가 간것 같아요. 내가 누군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나에 대해서 예전보다는 잘 알게 된거 같아요. 자기 자신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다보니 자신감도 생기는거 같아요. 뭔지 모르는 패로 도박을 거는거 보단 알고 있는 패로 배팅을 하는게 승률도 높고 더 과감 할 수 있잖아요. 제가 들고 있는 패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죠. 하지면 여전히 흔들리고 방황하고 힘들죠. 그래도 조금은 더 버틸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게 되는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갭이어를 끝낸 후 지금은 여러가지 일을 하게 됐어요. 배우라는 꿈만 있었던 저에게 세계여행을 통해 더 넓은 시각을 갖게 되었고 하고 싶은 일들이 더 많아졌거든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제 이름을 건 여행을 다니고, 책을 쓰고, 사진전을 열고, 여행 강연을 하고, 플로젝트라는 3자에게 꽃을 선물하여 마음과 감동을 전달해주는 일도 해요.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하고 원래 제 꿈이었던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CF나 영화, 드라마도 촬영하고… 지금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일을 하나의 직업으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궁극적인 제 목표는 더 많은 세상을 경험하고 배워서 사람들을 울고 웃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 앞으로 갭이어를 가진 분들에게 한마디 : 남이 정해주는 한계 말고 정말 자신의 한계를 경험해 보세요!
자신의 한계를 경험해 보세요. 그게 생각보다 진짜 쉽지 않아요. 남이 정해주는 한계 말고 정말 자신의 한계요. 그럴려면 포기 하지 않고 많은 도전들을 해야되요. 많은 도전들 중에 자연스럽게 포기가 되는 것들이 있을 거예요. 또 그 포기에 도달할 때 까지의 수천번의 고민이 있겠죠. 그렇게 내려진 포기라면 또 밑거름이 될꺼예요. 포기하는 용기도 얻게 되고, 포기 하지 않는 끈기도 얻게 될꺼예요.
그렇게 천천히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 보세요. 의외로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일들이 많다는걸 깨닫게 될꺼예요. 도전하지 않으면 자신의 한계를 가늠 할 수 없죠. 포기하면 그 끝을 볼 수 없어요. 끝까지 버틴자만이 그 끝을 볼 수 있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서 포기하지 않고 그 끝을 보는 것. 그것 만큼 위대하고 대단한 일은 없는 것같아요. 여행을 통해 수많은 환경과 상황들 속에서 온전한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것. 그런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하는 말인데요. ‘흔들리지 않는 나침반은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지 못한다.’ 예요. 어느 날 대나무 숲에서 흔들리는 대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과 소리에 매료되어, 한참을 서있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 생각했죠. 저렇게 흔들리는 것들이 아름답다면, 흔들리고 있는 우리도 아름답겠구나. 청춘은 흔들리는 존재예요. 그래서 아름다운거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힘들고 고민하고 방황하는 것에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흔들리고 있다는 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단 거니까요. 오히려 흔들리지 않고 고집과 아집만으로 길을 간다면 잘못된 방향으로 갈 경우가 많아 지는 것 같아요. 항상 자신을 의심하고 두드려봐서 꺼내봐야되요. 내가 가는 이 길이 맞는지, 내가 원하는지. 꼭 그 길이 지름길이거나 많은 사람들이 다닌 길이 아니여도 되요. 잘못 들어선 곳에서 만난 멋진 풍경이 어쩔 땐 더욱 값지고 깊게 새겨 지거든요. 흔들리되 자신감을 잃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포기 하지 않고 나아가서 그 끝에 서봤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환경을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요즘 가정환경을 표현하는 금수저, 흙수저란 말이 탄생했는데 저는 많이 슬프더라고요. 우리를 키워주신 사랑을 금전적인 잣대로 등급을 매겨 버리는게 가슴이 아팠어요. 우리가 자란건 돈으로 자란게 아니라 부모님의 마음으로 자라난 거 아닌가요? 그럼 기준이 돈이 아닌 마음이 되야 하는거 아닌가요? 결국 환경을 탓하다보니 나타난 의식 같았죠. 바로 혼자서 여행을 하려고 노력한 이유 중 하나가 이렇게 환경을 탓하지 않는 저의 온전한 책임을 느끼고 싶어서였어요.
남 탓을 하지 않으며 내가 선택한 나의 결정에 오직 제가 책임을 지는 거죠. 여행에선 그게 가능해요. 새로운 환경에 선택해야 하는 많은 문제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해 곧바로 나타나는 책임들. 그것을 통해 환경이 아닌 자신을 탓하게 되는 법을 배운 것같아요. 내가 조금 더 신중했다면 조금 더 알아봤다면, 조금 더 일찍 일어 났다면, 조금 더 빨리 도착했다면 등등 다른 환경, 그리고 남이 아닌 자신을 탓하며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거죠. 나는 생각보다 칠칠 맞구나, 생각보다 안일하구나, 생각보다 게으르구나. 그러면서 발전 해나가는 것 같아요.
그렇게 우리는 어떤 자식인지 어떤 그릇인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저희를 키워주신 수저를 탓하기 전에 그 수저가 담길 자신의 그릇을 먼저 바라 보는건 어떨까요?
<100인의 갭이어 소개>
'100인의 갭이어'는 TV 속, 혹은 책 속에 존재하는 멘토가 아닌 나보다 조금 먼저 그리고 나보다 조금 더 큰 용기를 낸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었고 비슷한 고민을 했던 100인의 이야기가 여러분 인생에 찾아온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00인의 갭이어 추천 및 제보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덧글 및 쪽지 남겨주시거나 마케팅 담당자 최다영(choi@koreagapyear.com)에게 메일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