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이어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상세한 팁과 정보를 확인해보세요.
22rh Gapper 윤지민
갭이어 기간 : '14년 4월 ~ '15년 2월 (10개월)
갭이어 기간 동안의 경험 : 관심분야인 '관광'과 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한 8개월 간의 여행
갭이어를 갖게 된 계기
" 마침내 꿈꿔왔던 일을 하게 되다. 그리고 "
대학교 3학년, 싱가포르 교환확생 때 처음으로 관광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후 대학시절에는 관련 스펙을 쌓는데 몰두했습니다. '스펙쌓기'가 취미였을 정도로 관광청 인턴, 여행사 마케터, 여행가이드 알바, 해외봉사활동 등 4년을 채우며 열심히 살았어요.
휴학 한 번 없이 졸업을 한 후 청와대 문화체육관광비서관실 인턴을 거쳐 공공기관에서 정책으로 관광산업의 방향을 제시하고 싶다는 비전을 가지고 '정책학' 전공으로 유학을 다녀왔습니다. 유학이 끝난 후에도 졸업하자마자 쉴 틈 없이 서울시청 관광산업과에서 한류관광 담당으로 일을 시작했어요.
그 당시에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항상 꿈꿔왔던 직장에 들어갔다며 너무 행복해했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열심히 살면서 쌓아온 경험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내가 사랑하는 나의 도시 서울을, 문화를 통해 해외에 알리고 관광객들에게 서울의 매력을 전하는 일은 정말 매력적이었으니까요.
서울시에서 한류마케팅과 한류관광을 담당하면서 정말 많은 일을 하고 배웠습니다. 서울시청 앞 싸이 콘서트 준비 때 며칠밤을 새고, 한류관광가이드북을 만들고, 수백개의 기획사들과 저작권이나 초상권을 갖고 씨름했죠. 좋아하는 일이었고 내가 일할 수 있는 최고의 직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했어요.
" 그만두다 "
그런데 내가 아무리 서울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일해도 주변 사람들은 항상 '한국에 갈만한 데가 있어?' '한국은 솔직히 괜찮은 곳이 없잖아' 이런 이야기들을 했고, 서울 대표 관광명소인 명동에 가보면 넘쳐나는 중국관광객과 일본 관광객 때문에 오히려 서울시민인 제가 역차별 당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럴 때마다 내가 시청 직원으로는 관광객을 위해 일을 하고 있는데, 서울 시민으로는 관광객 때문에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면 이게 진짜 관광이 나아가야하는 방향인가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 일을 계기로 점점 내가 하는 일이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그리고 서울시민에게도 정말 의미있는 일일까라는 고민들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마지막으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시만들의 세금을 제대로 쓰고 있는 일인가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100% 확신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만둬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일을 그만두고서 진짜 '관광'을 더 깊게 배우고 경험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내가 실제 '관광객'이 되어보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진짜 관광'을 경험하기 위한,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위한 세계여행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갭이어 이야기
" 내 꿈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을 하다 "
여행을 계획한 8개월 동안 단 한가지,꼭 집중하고자 했던 것은 '관광'과 관련되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일이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인 '관광'에 있어 '사람'을 만나고 배우는 일은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자, 가장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제 여행은 정말 매 순간이 '관광'에 대해서 배우는 여행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260일 여행을 하면서 19개국의 30개 관광관련기관 전문가와 인터뷰를 했고, 두 개의 국제회의에 참석했으며, 한국문화원 아홉 곳과 홍보관 한 곳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받은 명함을 세어보니 150개 정도 되었습니다.
물론 사무실에서 일하시는 전문가들을 만나서 배운것도 많지만, 매일매일 여행하면서 관광산업의 소비자가 되었던 일상 자체가 너무나 큰 공부였습니다. 매일 만나는 호스텔 주인, 관광가이드, 안내원, 관광기념품 판매원, 배낭여행가 등 모든 사람들에게서 '진짜 관광'이 어떻게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지 볼 수 있었거든요.
일을 할 땐 사무실에서 상상으로만 그려보고 머리로만 알고 있던 관광을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었고, 나만의 전문성과 통찰력을 가지고 '관광'이라는 분야에 대해 더 깊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150명이 넘는 전 세계의 관광분야 종사자분들을 만나고 또 인연을 만들어 왔다는 것이 이번 여행을 통해 남긴 가장 소중한 자산인 것 같습니다.
" 남이 알아주는 스펙이 아닌, 나를 알기위한 스펙 "
갭이어를 갖기 전의 삶을 돌아보면 정말 숨이 막힐 정도로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렸어요.
내가 열심히 살고 있다는 노력의 걸과가 이력서에 한 줄, 내 타이틀 한 줄로 보여지는 것이 행복했고, 너무나 당연한 삶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갭이어를 갖고 세계여행을 하면서 내가 그 동안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가치들로부터 스스로 멀어지고 있음을 인정해야했고, 이게 가장 힘들었어요. 여행이 끝나고 돌아온 나는 이제 안정적인 직장도 없고, 모아놓은 돈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도 모든 것에 있어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 동안 남이 알아주는 스펙을 쌓기 위해 살아왔다면,
갭이어를 통해 진짜 나를 알 수 있는 스펙을 쌓았기 때문이에요.
이번 여행에서 번지점프를 했어요. 제 의지로 높은 곳에서 뛰어야 하는 번지점프는 저에겐 참 어려운 일이고 동시에 버킷리스트였어요. 상상만해도 무섭잖아요. 그래서 수많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연습을 했어요. 7미터에서 다이빙을 하고 10미터에서 다이빙을 해봤죠.
그러다보니 노하우가 생기더라구요. 딱 뛰어내리기 직전, 그 자리에 섰을 때는 무섭지만 거기서 한 발짝만 내 딛으면 그 무서움과는 비교도 안되는 큰 희열과 즐거움, 해냈다는 뿌듯함이 생겨요. 그런데 이런 경험과 감정은 번지점프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에요.
모르는 도시에 아무 정보도 없이 도착했을 때, 새로운 곳으로 떠나야 할 때,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죠. 하지만 이런 희열과 즐거움 그리고 뿌듯한 경험은 이력서에 쓸 수 있는 스펙이 아니에요. 남에게 설명할 수도 없고, 설명한 필요도 없는 '나만 알아도 괜찮은 스펙'이에요.
갭이어를 통해 이런 스펙이 쌓이니 이제는 어떤 두려움 앞에서도 한 발짝만 내 딛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갭이어를 계획하고 있나요?
"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 버릴 수 있나요? "
새로운 도전이 망설여진다면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남들이 인정해주는 모든 것으로부터 멀어지고 그 사실을 인정하는 과정 속에서 정말 힘드실 수도 있어요.
저도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하지만 모든 것을 버리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떠날 용기가 있다면, 돌아왔을 때의 불확실한 상황을 마주하는 두려움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어 돌아오실 수 있을 거에요.
그런 각오가 되어있다면, 여행은 단순히 비행기를 타고 어딘가로 떠나는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앞으로의 내 인생을 더욱 멋지게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어요. '관광'을 키워드로 세계 곳곳의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앞으로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잘 하는 일에 대한 영감을 너무나도 많이 받아 온 것 처럼, 여러분도 각자의 키워드를 가지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갭이어를 갖는다면, 잠시 멈추면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보다 더 크고 가치있는 것들을 얻어오실 수 있을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