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이어 기간동안 만났던 분들은 모두 아직 어리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었고 더욱더 하고 싶은 것이 많아졌다. 그리고 누군가 나중에 무엇을 할 것이냐는 대답에는 ‘많다’라는 대답이 더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프랑스 파리, 갭이어 스테이/김은빈 갭이어족 갭퍼/9주간의 갭이어 |
현재 대한민국은,
한 해 중고등학생 학업 중단 6만 명, 꿈이 없어 그냥 노는 20대 34만 6천명, 취업 후 1년 내 이직율 40%대 돌입, 대학생의 75%는 대학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직장인의 80% 이상이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라고 말하지만 현실적인 방법과 도움이 없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한민국에도 '갭이어'를 들여오고자 합니다.
'갭이어(Gapyear)'란 학업과 일을 병행하거나 잠시 멈추고 봉사, 여행, 인턴, 교육, 창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권장 되고 있는 문화입니다.
# 내가 파리 갭이어스테이에 지원한 가장 큰 이유는 파리의 구석구석을 직접 보고 느껴보고 싶어서였다.
3년간 학교를 다니는 동안 나는 거의 쉬지 않고 달려왔다. 학기 중에는 항상 과제에 치이며 바쁘게 살았으며 방학 때는 다른 일들을 하느라 방학이 진짜 방학이 아니었다. 그렇게 살다보니 나는 진짜 쉬는 법을 잊어버렸던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들이 굉장히 많았지만 학교 생활을 하면서 그것들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나는 마지막 학년을 남겨두고 지금까지 못한 것들을 다 해보자며 휴학을 선택했다. 휴학을 한다고 하니 친구가 갭이어를 추천해 주었고 ‘일단 한번 뭔지 알아보자’ 하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본 그날 나는 바로 ‘프랑스 파리, 갭이어 스테이’를 지원하였다.
갭이어에 합격하고 나니 어렸을 때 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프랑스에 3개월 정도 살고 싶다.’ 왜 그랬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 막연히 프랑스라는 나라가 좋았다. 프랑스어도 배우고 싶어서 주말마다 프랑스 학교에 가서 프랑스어를 배우기도 하였다. 크면서 그냥 잊고 살았는데 이렇게 프랑스에 갑자기 가게 된다는게 참 신기했다.
내가 파리 갭이어스테이에 지원한 가장 큰 이유는 파리의 구석구석을 직접 보고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곳에 두 달 동안 있으면서 짧은 여행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파리만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었다. 또한 매일매일이 치열했던 학교생활을 잠시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나의 갭이어 목표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였다.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제껏 생각해보지 못했던 나와는 다른 생각들을 그들을 통하여 배우고 싶었다. 또한 쉬면서 나 자신을 더욱 이해하고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 다양한 나이대와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많이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고학년이다 보니 조급한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고 걱정을 안한다고는 하지만 나도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갭이어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 다양한 나이대와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많이 어린편이구나,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파리에 있었다고 해서 매일매일이 특별한 날들이 아닌 한국에서와 같이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하지만 그 평범한 일상 속에서 느끼는 여유와 매일 밤마다 이야기를 나누며 얻는 깨달음들, 매일매일이 감사한 시간이었다.
해가 쨍쨍하든 비가 오든 항상 찾았던 에펠탑과 어디선가 음악이 흘러나오고 파리 시내가 한눈에 보이던 몽마르트, 누워서 광합성을 하곤 했던 여러 공원들, 함께 했던 스텝들과 손님들, 파리에서 갔던 모든 장소, 만났던 모든 사람들이 나에겐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 각자의 삶을 나눠주기도 하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더욱 가까워졌고 서로가 있어서 더욱 즐거운 갭이어 기간이 될 수 있었다.
아무래도 가장 오래 같이 시간을 보낸 함께 일했던 스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모두 나이도 다르고 한국에서 하던 일도 달랐다. 하지만 파리에서 갭이어 프로그램으로 만나 함께 일하고 함께 놀았던 것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물론 우리가 각자 나름대로 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그곳에 간 것이지만 나는 그들과 함께 하면서 이것도 하나의 공동체라는 생각 때문에 마음을 많이 나누려고 했다. 모두가 각자의 삶을 나눠주기도 하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더욱 가까워졌고 서로가 있어서 더욱 즐거운 갭이어 기간이 될 수 있었다.
# 나만의 추천 장소, 파리 외곽에 위치한 쏘공원!
파리에 있는 동안 공원에서 여유를 느끼는 것이 좋았는데 여러 공원들 중에서 정말 좋았던 공원을 하나 추천하자면 파리 외곽에 위치한 쏘공원을 추천한다.
쁘띠 베르사유라고 불리는 쏘공원은 RER B를 타고 ‘parc de sceaux’ 역에서 내리면 된다. 함께 일했던 스텝언니와 도시락을 싸서 갔는데 그 근처에는 음식점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원이 아주아주 넓어서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까지 몇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도시락을 꼭! 싸가길 바란다.
생마르탱운하를 따라 걷다보면 나오는 빨간 간판의 디자인 서점! (이름은 정확히 모르겠는데 빨간 간판에 ~~~DESIGN BOOKSTORE 이라고 되어있다) 디자인 서점을 여러 군데를 다 찾아가봤지만 여기가 최고였다! 책 종류도, 예쁜 소품들도 많았고 그 서점 뿐만 아니라 서점 주위에도 독특한 상점들이 많았다!
# 누군가 나중에 무엇을 할 것이냐는 대답에는 ‘많다’라는 대답이 더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갭이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가장 좋다고 느꼈던 것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학생으로써는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제한 되어 있었는데 직장을 그만 두시고 오신 분들부터 프랑스에서 일을 하시거나 학교를 다니시는 분, 자신의 꿈을 위해 파리로 오신 분들 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정말 즐겁고 귀한 시간이었다. 평소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자’라고 생각을 했지만 졸업이 1년 밖에 남지 않았으니 주위에서는 졸업하고 뭐할거냐고 물어보면 조급한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아무래도 학교에서는 고학년이다 보니 나이가 많게만 느껴져 무언가 빨리 정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파리에서 만난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아직 많이 어리구나,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하면서 살아도 괜찮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파리에 오기 전에는 졸업하고 사람들이 뭐 할거냐는 물음에 ‘모르겠다’라고 대답했었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 뿐이었지 무엇을 할거냐는 물음에는 한가지로 대답할 수가 없었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데 그것을 하나로 정한다는게 나에게는 불가능했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모르겠다고 대답하고 나면 뭔가 내가 잘못된건가 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갭이어 기간동안 만났던 분들은 모두 아직 어리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었고 더욱더 하고 싶은 것이 많아졌다. 그리고 누군가 나중에 무엇을 할 것이냐는 대답에는 ‘많다’라는 대답이 더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나의 갭이어 기간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자면 갭이어는 나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는 시간이었다.
먼저 나는 영어를 정말정말 싫어했다. 영어를 못하는데 학교에는 재외국민이 넘쳐나고 학교에서는 영어로 수업을 하니 더더욱 영어가 싫어진 것 같다. 심지어 영어 혐오증이 있다고 할 정도였으니… 갭이어 참가 전에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담당자분께서 나에게 갭이어 참가 기간동안 하고 싶은 것 30가지를 쓰라고 하셨다. 내가 쓴 것들 중 하나가 영어공부였다.
그 때 그 분께서 나에게 영어공부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이냐고 물으셨다. 생각해보니 영어공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다. 그때 나에게 진짜로 하고 싶은 일들을 하라고 조언해 주셨고 영어공부 또한 하고 싶을 때 하라고 하셔서 다행히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든 채로 갭이어를 떠났다.
그런데 막상 파리에 가고 나니 외국인들과 소통 하는데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 친구들이 파리에서 어떻게 대화하냐고 물었을 때 영어를 그렇게 싫어했던 내가 영어로 대화한다고 하는 게 부끄러워서 마음으로 다 통한다고는 했지만 그 곳에서는 비록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저절로 영어가 나왔고 사람들이 모두 알아 듣고 대화가 가능하게 되니 너무나도 즐거웠다. 그 때부터 나는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고 오히려 더욱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되었다.
두 번째로는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을 배웠다. 나는 한가지 일을 꾸준하게 하지 못한다. 집중력이 낮은 것은 아닌데 이것저것 다 건드려보곤 한다. 누군가는 이런 나의 모습을 보고 끈기가 부족하다고도 했었다. 일기장은 매년 사지만 며칠 쓰지 못하고 책꽂이에서 꽂혀 나오지 않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갭이어 기간 동안 하루의 마무리로 일기를 꾸준히 쓰겠다고 다짐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손님들과 와인파티를 마치고 하루 일과가 마무리 되기 때문에 마무리 되는 시간이 매일 일정해서 잘 지킬 수 있었던 것 같다. 때로는 쓰기 싫을 때도 있었지만 꾹 참고 일기를 쓰다 보니 나중에는 일기를 쓰는 것이 하루 마무리의 당연한 일이 될 수 있었다. 그렇게 조금씩 바뀌어 가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대견하기도 하고 바뀔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세 번째는 진짜 여유를 알게 되었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 매일 바쁘게 살아왔고 쉬는 시간에도 나는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그것이 스트레스로 나에게 다가오진 않았지만 계속해서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 지치는 때가 오기 마련이었다.
갭이어 기간 동안 온전하게 휴식을 취하고 충전 한다는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파리는 언제나 여유가 넘쳤고 그곳에서 여유롭게 사는 법을 배웠다. 파리에 있으면서 가장 좋았던 시간은 에펠탑을 바라보고 앉아서 바람을 느낄 때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앉아서 나홀로 보내는 시간은 나를 충전시켜주었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저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 하고 떠난 갭이어를 통해 나는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많이 얻었다. 나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울 수 있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것을 배웠고 내 미래를 생각해보면서 더욱더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다.
딱 봤을 땐 나의 삶은 달라진게 없다. 아니 없어 보인다. 그러나 갭이어 기간 동안 나의 삶과 나의 모습은 분명히 달라졌고,그 부분들이 모여 계속해서 변화할, 앞으로 달라질 나의 모습이 기대된다. 참가하기 전에는 쉬는 시간을 나를 충전하는데 온전히 쓰는 법을 몰랐다. 갭이어에 참가하고 난 후 진짜 여유와 쉬는 법을 알게 되었다.
# 나만의 파리 갭이어스테이 TIP!
꿀팁 1: 평소에는 거실이나 밖에 나가 있기 때문에 방에 있을 일은 잘 때 빼고는 거의 없어요. 잘 때 조금 시끄러울 수도 있으니 예민하신 분이라면 안대와 귀마개를 챙겨오세요~
꿀팁 2: 마트에 가면 우리나라에서는 구하기 힘든 식재료를 정말 쉽게 구할 수 있어요! 저는 요리를 좋아해서 그 부분이 가장 좋았는데 요리를 좋아하는 분이시라면 우리나라에선 구하기 힘든 재료들로 요리를 해서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꿀팁 3: 최대한 캐리어는 비워가세요! 한국에 돌아올 때 쯤이면 짐이 늘어나 있어요ㅎㅎ 옷이나 신발은 우리나라보다 싸고 더 예쁜게 많고 생활용품도 마트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으니 꼭! 필요한 것만 챙겨가시길!
여러분이 ‘파리’에 너무 초점을 맞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처음에 지원할 때는 파리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지만 면접을 보고 난 후 일이 일단 우선이라는 것을 깨닫고 파리에서 사는 것에 대한 기대보다는 그곳에서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파리로 갔다.
직접 가보니 파리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만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절대 노는 것이라든지 여행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갭이어는
경험 ★★★★★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원래와는 완전히 다른 곳에 나를 떨어뜨려 놓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새로웠고 내가 가는 모든 곳, 보는 것, 듣는 것이 다 새로운 것이었다. 지금껏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배움 ★★★★★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루 하루가 배움의 연속이었다. 나의 어떤 능력을 키워주는 배움 보다는 사람들의 말을 통해 생각하면서 깨닫는 것, 또한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의 삶을 통해 배우는 것이 많았다.
환경 ★★★★☆
내가 있던 곳은 시내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곳이었지만 파리가 작기 때문에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집 바로 앞에 공원이 있어서 운동하기에도 좋고 역 앞에 대형 마트가 있는게 제일 좋았다!
안전 ★★★☆☆
파리가 워낙 악명이 높긴 하지만 조심만 하면 절대 위험하지 않다. 미리 사기 유형이라든지 소매치기 수법을 알아가면 좋고 밤늦게 돌아다니지만 않으면 무서울게 없다.
여가 ★★★★☆
정해진 근무시간과 일주일에 2-3번 있는 킵 시간 외에는 대부분 자신의 시간으로 쓸 수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여가가 많게도 적게도 느껴질 수 있다.
갭이어 기간동안 만났던 분들은 모두 아직 어리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었고 더욱더 하고 싶은 것이 많아졌다. 그리고 누군가 나중에 무엇을 할 것이냐는 대답에는 ‘많다’라는 대답이 더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프랑스 파리, 갭이어 스테이/김은빈 갭이어족 갭퍼/9주간의 갭이어 |
현재 대한민국은,
한 해 중고등학생 학업 중단 6만 명, 꿈이 없어 그냥 노는 20대 34만 6천명, 취업 후 1년 내 이직율 40%대 돌입, 대학생의 75%는 대학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직장인의 80% 이상이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라고 말하지만 현실적인 방법과 도움이 없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한민국에도 '갭이어'를 들여오고자 합니다.
'갭이어(Gapyear)'란 학업과 일을 병행하거나 잠시 멈추고 봉사, 여행, 인턴, 교육, 창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권장 되고 있는 문화입니다.
# 내가 파리 갭이어스테이에 지원한 가장 큰 이유는 파리의 구석구석을 직접 보고 느껴보고 싶어서였다.
3년간 학교를 다니는 동안 나는 거의 쉬지 않고 달려왔다. 학기 중에는 항상 과제에 치이며 바쁘게 살았으며 방학 때는 다른 일들을 하느라 방학이 진짜 방학이 아니었다. 그렇게 살다보니 나는 진짜 쉬는 법을 잊어버렸던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들이 굉장히 많았지만 학교 생활을 하면서 그것들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나는 마지막 학년을 남겨두고 지금까지 못한 것들을 다 해보자며 휴학을 선택했다. 휴학을 한다고 하니 친구가 갭이어를 추천해 주었고 ‘일단 한번 뭔지 알아보자’ 하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본 그날 나는 바로 ‘프랑스 파리, 갭이어 스테이’를 지원하였다.
갭이어에 합격하고 나니 어렸을 때 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프랑스에 3개월 정도 살고 싶다.’ 왜 그랬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 막연히 프랑스라는 나라가 좋았다. 프랑스어도 배우고 싶어서 주말마다 프랑스 학교에 가서 프랑스어를 배우기도 하였다. 크면서 그냥 잊고 살았는데 이렇게 프랑스에 갑자기 가게 된다는게 참 신기했다.
내가 파리 갭이어스테이에 지원한 가장 큰 이유는 파리의 구석구석을 직접 보고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곳에 두 달 동안 있으면서 짧은 여행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파리만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었다. 또한 매일매일이 치열했던 학교생활을 잠시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나의 갭이어 목표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였다.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제껏 생각해보지 못했던 나와는 다른 생각들을 그들을 통하여 배우고 싶었다. 또한 쉬면서 나 자신을 더욱 이해하고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 다양한 나이대와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많이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고학년이다 보니 조급한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고 걱정을 안한다고는 하지만 나도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갭이어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 다양한 나이대와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많이 어린편이구나,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파리에 있었다고 해서 매일매일이 특별한 날들이 아닌 한국에서와 같이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하지만 그 평범한 일상 속에서 느끼는 여유와 매일 밤마다 이야기를 나누며 얻는 깨달음들, 매일매일이 감사한 시간이었다.
해가 쨍쨍하든 비가 오든 항상 찾았던 에펠탑과 어디선가 음악이 흘러나오고 파리 시내가 한눈에 보이던 몽마르트, 누워서 광합성을 하곤 했던 여러 공원들, 함께 했던 스텝들과 손님들, 파리에서 갔던 모든 장소, 만났던 모든 사람들이 나에겐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 각자의 삶을 나눠주기도 하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더욱 가까워졌고 서로가 있어서 더욱 즐거운 갭이어 기간이 될 수 있었다.
아무래도 가장 오래 같이 시간을 보낸 함께 일했던 스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모두 나이도 다르고 한국에서 하던 일도 달랐다. 하지만 파리에서 갭이어 프로그램으로 만나 함께 일하고 함께 놀았던 것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물론 우리가 각자 나름대로 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그곳에 간 것이지만 나는 그들과 함께 하면서 이것도 하나의 공동체라는 생각 때문에 마음을 많이 나누려고 했다. 모두가 각자의 삶을 나눠주기도 하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더욱 가까워졌고 서로가 있어서 더욱 즐거운 갭이어 기간이 될 수 있었다.
# 나만의 추천 장소, 파리 외곽에 위치한 쏘공원!
파리에 있는 동안 공원에서 여유를 느끼는 것이 좋았는데 여러 공원들 중에서 정말 좋았던 공원을 하나 추천하자면 파리 외곽에 위치한 쏘공원을 추천한다.
쁘띠 베르사유라고 불리는 쏘공원은 RER B를 타고 ‘parc de sceaux’ 역에서 내리면 된다. 함께 일했던 스텝언니와 도시락을 싸서 갔는데 그 근처에는 음식점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원이 아주아주 넓어서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까지 몇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도시락을 꼭! 싸가길 바란다.
생마르탱운하를 따라 걷다보면 나오는 빨간 간판의 디자인 서점! (이름은 정확히 모르겠는데 빨간 간판에 ~~~DESIGN BOOKSTORE 이라고 되어있다) 디자인 서점을 여러 군데를 다 찾아가봤지만 여기가 최고였다! 책 종류도, 예쁜 소품들도 많았고 그 서점 뿐만 아니라 서점 주위에도 독특한 상점들이 많았다!
# 누군가 나중에 무엇을 할 것이냐는 대답에는 ‘많다’라는 대답이 더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갭이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가장 좋다고 느꼈던 것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학생으로써는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제한 되어 있었는데 직장을 그만 두시고 오신 분들부터 프랑스에서 일을 하시거나 학교를 다니시는 분, 자신의 꿈을 위해 파리로 오신 분들 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정말 즐겁고 귀한 시간이었다. 평소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자’라고 생각을 했지만 졸업이 1년 밖에 남지 않았으니 주위에서는 졸업하고 뭐할거냐고 물어보면 조급한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아무래도 학교에서는 고학년이다 보니 나이가 많게만 느껴져 무언가 빨리 정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파리에서 만난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아직 많이 어리구나,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하면서 살아도 괜찮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파리에 오기 전에는 졸업하고 사람들이 뭐 할거냐는 물음에 ‘모르겠다’라고 대답했었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 뿐이었지 무엇을 할거냐는 물음에는 한가지로 대답할 수가 없었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데 그것을 하나로 정한다는게 나에게는 불가능했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모르겠다고 대답하고 나면 뭔가 내가 잘못된건가 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갭이어 기간동안 만났던 분들은 모두 아직 어리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었고 더욱더 하고 싶은 것이 많아졌다. 그리고 누군가 나중에 무엇을 할 것이냐는 대답에는 ‘많다’라는 대답이 더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나의 갭이어 기간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자면 갭이어는 나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는 시간이었다.
먼저 나는 영어를 정말정말 싫어했다. 영어를 못하는데 학교에는 재외국민이 넘쳐나고 학교에서는 영어로 수업을 하니 더더욱 영어가 싫어진 것 같다. 심지어 영어 혐오증이 있다고 할 정도였으니… 갭이어 참가 전에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담당자분께서 나에게 갭이어 참가 기간동안 하고 싶은 것 30가지를 쓰라고 하셨다. 내가 쓴 것들 중 하나가 영어공부였다.
그 때 그 분께서 나에게 영어공부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이냐고 물으셨다. 생각해보니 영어공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다. 그때 나에게 진짜로 하고 싶은 일들을 하라고 조언해 주셨고 영어공부 또한 하고 싶을 때 하라고 하셔서 다행히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든 채로 갭이어를 떠났다.
그런데 막상 파리에 가고 나니 외국인들과 소통 하는데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 친구들이 파리에서 어떻게 대화하냐고 물었을 때 영어를 그렇게 싫어했던 내가 영어로 대화한다고 하는 게 부끄러워서 마음으로 다 통한다고는 했지만 그 곳에서는 비록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저절로 영어가 나왔고 사람들이 모두 알아 듣고 대화가 가능하게 되니 너무나도 즐거웠다. 그 때부터 나는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고 오히려 더욱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되었다.
두 번째로는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을 배웠다. 나는 한가지 일을 꾸준하게 하지 못한다. 집중력이 낮은 것은 아닌데 이것저것 다 건드려보곤 한다. 누군가는 이런 나의 모습을 보고 끈기가 부족하다고도 했었다. 일기장은 매년 사지만 며칠 쓰지 못하고 책꽂이에서 꽂혀 나오지 않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갭이어 기간 동안 하루의 마무리로 일기를 꾸준히 쓰겠다고 다짐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손님들과 와인파티를 마치고 하루 일과가 마무리 되기 때문에 마무리 되는 시간이 매일 일정해서 잘 지킬 수 있었던 것 같다. 때로는 쓰기 싫을 때도 있었지만 꾹 참고 일기를 쓰다 보니 나중에는 일기를 쓰는 것이 하루 마무리의 당연한 일이 될 수 있었다. 그렇게 조금씩 바뀌어 가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대견하기도 하고 바뀔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세 번째는 진짜 여유를 알게 되었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 매일 바쁘게 살아왔고 쉬는 시간에도 나는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그것이 스트레스로 나에게 다가오진 않았지만 계속해서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 지치는 때가 오기 마련이었다.
갭이어 기간 동안 온전하게 휴식을 취하고 충전 한다는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파리는 언제나 여유가 넘쳤고 그곳에서 여유롭게 사는 법을 배웠다. 파리에 있으면서 가장 좋았던 시간은 에펠탑을 바라보고 앉아서 바람을 느낄 때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앉아서 나홀로 보내는 시간은 나를 충전시켜주었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저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 하고 떠난 갭이어를 통해 나는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많이 얻었다. 나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울 수 있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것을 배웠고 내 미래를 생각해보면서 더욱더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다.
딱 봤을 땐 나의 삶은 달라진게 없다. 아니 없어 보인다. 그러나 갭이어 기간 동안 나의 삶과 나의 모습은 분명히 달라졌고,그 부분들이 모여 계속해서 변화할, 앞으로 달라질 나의 모습이 기대된다. 참가하기 전에는 쉬는 시간을 나를 충전하는데 온전히 쓰는 법을 몰랐다. 갭이어에 참가하고 난 후 진짜 여유와 쉬는 법을 알게 되었다.
# 나만의 파리 갭이어스테이 TIP!
꿀팁 1: 평소에는 거실이나 밖에 나가 있기 때문에 방에 있을 일은 잘 때 빼고는 거의 없어요. 잘 때 조금 시끄러울 수도 있으니 예민하신 분이라면 안대와 귀마개를 챙겨오세요~
꿀팁 2: 마트에 가면 우리나라에서는 구하기 힘든 식재료를 정말 쉽게 구할 수 있어요! 저는 요리를 좋아해서 그 부분이 가장 좋았는데 요리를 좋아하는 분이시라면 우리나라에선 구하기 힘든 재료들로 요리를 해서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꿀팁 3: 최대한 캐리어는 비워가세요! 한국에 돌아올 때 쯤이면 짐이 늘어나 있어요ㅎㅎ 옷이나 신발은 우리나라보다 싸고 더 예쁜게 많고 생활용품도 마트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으니 꼭! 필요한 것만 챙겨가시길!
여러분이 ‘파리’에 너무 초점을 맞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처음에 지원할 때는 파리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지만 면접을 보고 난 후 일이 일단 우선이라는 것을 깨닫고 파리에서 사는 것에 대한 기대보다는 그곳에서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파리로 갔다.
직접 가보니 파리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만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절대 노는 것이라든지 여행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갭이어는
경험 ★★★★★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원래와는 완전히 다른 곳에 나를 떨어뜨려 놓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새로웠고 내가 가는 모든 곳, 보는 것, 듣는 것이 다 새로운 것이었다. 지금껏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배움 ★★★★★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루 하루가 배움의 연속이었다. 나의 어떤 능력을 키워주는 배움 보다는 사람들의 말을 통해 생각하면서 깨닫는 것, 또한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의 삶을 통해 배우는 것이 많았다.
환경 ★★★★☆
내가 있던 곳은 시내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곳이었지만 파리가 작기 때문에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집 바로 앞에 공원이 있어서 운동하기에도 좋고 역 앞에 대형 마트가 있는게 제일 좋았다!
안전 ★★★☆☆
파리가 워낙 악명이 높긴 하지만 조심만 하면 절대 위험하지 않다. 미리 사기 유형이라든지 소매치기 수법을 알아가면 좋고 밤늦게 돌아다니지만 않으면 무서울게 없다.
여가 ★★★★☆
정해진 근무시간과 일주일에 2-3번 있는 킵 시간 외에는 대부분 자신의 시간으로 쓸 수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여가가 많게도 적게도 느껴질 수 있다.